모바일 게임과 판타지 소설로 국내에도 알려진 '그랑블루 판타지'. 이 게임은 잘 알려진 것처럼 플래티넘게임즈와 협력하여 개발한 게임이었으나 중도에 협력을 포기하고 사이게임즈가 개발했다. 특히 7년이 넘게 장기간 개발되면서 불안감을 보이는 유저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좋은 퀄리티를 선보이며 다시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증가하는 예산과 일정 압박 때문에 졸작 게임으로 완성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새로운 인기 JRPG의 탄생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멋진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의 밝고 화사한 색감과 액션 게임을 즐기는 듯한 뛰어난 조작성과 액션 감각, 그리고 초보자부터 상급자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과 깊이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 이 게임은 최근 여러 JPRG들이 그렇듯이 턴제 전투가 아닌 액션을 강조한 전투 스타일로 진행된다. 마치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나 '파이널 판타지 16'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일반 적들과 반복해서 전투를 펼치며 성장시키는 JRPG 보다는 '몬스터 헌터'처럼 대형 보스급 캐릭터와 전투가 많이 펼쳐진다. 또한 퀘스트를 통해 여러 사건을 해결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어떻게 보면 '몬스터 헌터'나 '토귀전' 같은 느낌도 받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느냐는 것인데, 이 게임은 새로운 걸작 JRPG의 탄생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
이 게임은 4인 파티를 기본으로 진행된다. 원작이 있기 때문에 JRPG에서 흔히 사용하는 동료와의 만남 같은 구성은 없다. 그냥 처음부터 4인 동료가 파티를 이룬 상태로 진행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남자 주인공 그랑이나 여자 주인공 지타 중에 한명을 선택하게 된다. '그랑블루 판타지'는 인상적인 색감과 캐릭터도 장점인데, 게임에서도 멋지게 표현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 버전도 출시됐기 때문에 일부 먼거리의 배경이 흐릿한 느낌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을 멋지게 묘사했다.
중간 중간 이벤트 같은 전투도 푤쳐진다
포대를 파괴해라
보기에도 겁나 보이는데...
이 게임은 서로 다른 전투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고 링크 어택이나 오의 체인 등을 통해 강력하고 화려한 공격으로 적을 물리칠 수 있다. 파티원과 협력하는 링크 어택이나 강력한 오의를 캐릭터마다 연속으로 발동하며 최종적으로는 강력한 체인버스트 공격까지 퍼붓는 것이 전투의 기본이다. 액션 게임 느낌으로 전투가 진행되며 액션에 익숙치 않은 초보자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준 것도 특징이다. 초보자는 서포트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를 이동만 시키고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전투 난이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스킬트리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이에 따라 새로운 어빌리티를 얻고 무기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만드는 등 더욱 강력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
이 게임은 오픈월드가 아니기 때문에 맵을 꼼꼼하게 탐험할 필요도 거의 없다. 물론 맵 구석에 아이템 상자 등을 배치하며 꼼꼼하게 탐험하면 게임 진행에 유리해지기는 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오픈월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 JRPG처럼 선형 구조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기 전까지는 그랑이나 지타로만 플레이할 수 있고 다른 동료 캐릭터는 교체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 분량은 20시간 내외로 그다지 길지 않다. 스토리 역시 그렇게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흔한 일본식 애니메이션이나 JRPG 느낌이다. 또한 스토리 모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쉴새 없는 연출들로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여기 저기가 무너지고 파괴되고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다. 덕분에 이벤트 장면들은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또한 일반 적과의 전투 보다는 거대한 보스전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 게임 진행에 군더더기가 없다. 메인 스토리는 길지 않지만 이 게임은 스토리 모드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게임 시작이다.
초반에 만나는 보스 캐릭터
풀 체인으로 혼내주자
방패를 든 적은 등 뒤로 돌아가서 공격을
퀘스트들은 '몬스터 헌터'처럼 온라인을 통해 4인 협력 플레이가 가능한데, 거점에서 퀘스트를 받고 AI 캐릭터와 전투를 하거나 온라인 매칭을 통해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액션 RPG 답게 캐릭터 육성 부문이 상당히 방대하다. 게임 도중 얻은 포인트를 통해 캐릭터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데, 이 분량이 굉장하다. 더군다나 여러 캐릭터들을 육성시켜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육성하려면 수백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아!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캐릭터 잠금 해제 티켓을 통해 신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사용하는 뽑기 같다는 느낌도 살짝 들지만 원하는 캐릭터를 직접 해제할 수 있기 때문에 뽑기는 아니다. 또한 별도의 과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게임을 진행하면 얻을 수 있다. 사이게임즈가 모바일 게임을 주로 만들기 때문인지 조금 독특한 방식이라고 생각됐다.
결론적으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8년 이상의 오랜 개발 기간만큼 나무랄 곳 없는 게임으로 탄생했다. 애니메이션풍의 JRPG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락온 시스템이 게임 도중 풀리거나 이상한 시점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과 보스의 전투 패턴이 조금 뻔하다는 느낌 정도일까? 게임 외적으로는 최근 대작 게임 출시가 계속되고 있어 출시일을 변경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4, 5와 PC로 출시됐고 플레이스테이션 4, 5 유저는 함께 크로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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