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아저씨인데 ,

10년전에 공장에서 단순반복 업무할 때, 갓 데뷔한 여자친구를 많이 좋아했었던 기억이 나.

쉬는 시간에 여자친구 노래 듣는게 많은 힘이 되어서 좋은 기억만 남아있거든.

16년 여름에 공장을 그만두고, 인생의 큰 실패와 우울증을 겪으며 최근까지 사회와는 담 쌓고 살았었어.

그래서 너 그리고 나 이후에 나온 노래는 몰랐는데,

우연찮게 이번에 10주년 콘서트 소식을 1주일 전에 알고,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가수였지.. 그리고 좋은 기억만 떠올라서 꼭 가보고 싶어졌어.

토요일 시야제한석 제일 구석자리 취소표를 극적으로 구해서 갔는데, 무대가 반은 안보였지만.. 그래도 표를 구한게 어딘가 싶었어.

내가 제일 좋아했던 노래가 (오늘부터우리는) 맨 처음에 나오면서 폭죽이 펑 터지니까 가슴이 쿵쾅거면서 너무 흥분되더라.

노래 몇곡이 지나가고 멤버들이 객석을 돌아다니는 시간이 있었는데 은하 유주 신비, 세 명이 내 바로 앞을 지나가면서 손 흔들어주니 미친듯이 반갑더라..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나 여자친구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네. 난 은하를 제일 좋아하는데, 마침 딱 내 쪽으로 걸어오니 아 마침내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네 싶더라고..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노래들도 너무 좋았어. 모든 노래가 좋았어! 그래도 굳이굳이 꼽자면 fingertip, rainbow, 밤이 제일 좋았던거 같아.

이번에 콘서트 다녀오고 나서 여자친구가 앞으로도 영원하길. 그래서 다음 콘서트도 꼭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

아재 입장에서 어떻게 여자친구를 응원할 수 있을 지 종종 고민해볼게. 막막하긴 한데 그래도 내 미약한 팬심이 전달됐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