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미술 선생님은 처음에 시골에 발령이 나셨다고 했다.

모르겠는데 항상 처음으로 발령이 나면 모두 시골로 가는 듯 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거기서 한 학생을 만났다

맨 뒷자리에 샛노랗게 염색한 머리, 새빨간 점퍼를 입고 다리를 꼬고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은 처음으로 교사가 되었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신감이 생기셔서

-너, 앞으로 나와 

안 나왔다.

-내가 중간까지 왔으니까 너도 나와

안 나왔다.

선생님은 그냥 포기하셨고 이상한 애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근데 몇달이 지나고 선생님은 모종의 이유로 친해졌고

(시간이 없어서 이유는 안 말해주셨다)

맨날 쉬는시간마다 교무실에 와서

선생님 옆자리에 앉아서 랩을 했다고 했다

근데 가만 들어보니 가사가 다 욕인 것이다

난 성공할 꺼다, 뭐 어쩌구저쩌구 시발 어쩌구저쩌구

선생님은 랩을 하면서 (원래 유머가 많으시다) 나가라 나가라 했는데

안 나갔다고 한다, 종이 치면 반으로 돌아갔다고 하긴 했다

선생님은 빨리 이 학교를 나가고 싶어서 서류 같은거 쓰고 나가셨다고 했다

그리고 몇년 뒤에 고등래퍼? 암튼 방송에 나왔고, 지금은 앨범도 내고 있다고 한다 

누군진 안 알려주셨다. 

항상 새 노래가 나올 때마다 댓글을 달아주신다고 한다

더 말하자면 

엄청 무섭게 생겨서 친구가 별로 없었다고 했다

이름을 안 알려줘서 누군진 모르겠지만 구라는 아닐 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