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정부가 2050년까지 순온실가스 배출량을 0(제로)으로 맞추겠다는 탄소중립 2050 계획을 수립했지만, 그 기반이 될 재생에너지 생태계는 중국이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국내 관련 기업은 파산 수순을 밟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출처=셔터스톡
중국, 태양광 부자재 '웨이퍼 ·잉곳' 점유율 95% 이상 확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간한 ‘재생에너지 산업 벨류체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쓰이는 필수 부자재인 웨이퍼와 잉곳을 중국이 각각 97%, 95% 이상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양전지(셀)와 폴리실리콘의 경우도 중국이 각각 79%와 63% 이상 점유하고 있다.
중국이 잠식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부자재 비율. 출처=Bernreuter, 그래픽=전경련
조병철 전경련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석탄발전 전기보다 50~100% 비싸게 사주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10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며 “국내에서 관련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중국 재생에너지 생태계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풍력 발전용 터빈 제조사 글로벌 Top 10 제조사 중 6개사 중국 기업
중국은 풍력 산업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기관 블룸버그 NEF(New Energy Finance)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풍력 발전용 터빈 제조사 글로벌 상위 10개사(발전량 기준) 중 6개사가 중국기업이다.
글로벌 Top 10 풍력 발전용 터빈 제조사. 출처=블룸버그 NEF, 그래픽=전경련
추격해도 모자란데…국내 태양광 소재 기업은 파산 신청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향해 달려가는 중국 태양광 밸류체인을 추격해도 모자란 시점에 국내 태양광 소재 기업은 파산 수순을 밟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법조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는 최근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에 회생절차 폐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웅진에너지는 웅진그룹과 미국 태양광 패널 업체 썬파워의 합작투자로 2006년 설립된 기업이다. 태양광 핵심 소재인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산 저가 공세에 따른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에 2019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 법정관리를 받고 있었다. 향후 법원이 웅진에너지가 회생 계획을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 기업 자산을 매각해 청산하는 파산절차가 진행된다.
정부 차원의 재생에너지 생태계 구축 시급
상황이 이렇자,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확대도 중요하지만, 관련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는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병철 전경련 연구원은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재 3% 수준인 투자세액공제비율을 10% 이상으로 향상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지원정책 개정이 시급하다”며 “풍력이나 태양광 프로젝트 역시 기업이 스스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단기책보다 기업이 효율적인 입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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