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택경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지난 몇 년 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 덕분에 가상 현실(VR), 증강 현실(AR) 등 확장 현실(XR) 관련 콘텐츠와 기기들도 덩달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VR 헤드셋도 과거에 비해 종류가 다양해지고, 가격 접근성도 높아졌는데요. VR 입문자라면 어떤 제품을 구매하면 좋을까요? opuXXXX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최근 VR 게임에 관심이 생겨서 VR 헤드셋을 하나 구매해 보려고 합니다. 조금 알아보니 생각보다 종류가 많던데, 어떤 걸 구매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혹시 추천할 만한 제품이 있을까요?” (일부 내용 편집)
독립형 제품이냐, 비독립형 제품이냐에 따라 특성 크게 달라져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VR 헤드셋은 여러 유형이 있으며, 그에 따라 장단점이나 특성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형태로 헤드셋을 사용하고자 하는지에 따라서 적합한 제품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 기준이 있지만 크게 독립형 제품과 비독립형 제품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특성들은 여기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요소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독립형이란 PC나 스마트폰 연결 없이 VR 헤드셋만으로 구동이 가능한 제품을 말합니다. ‘메타 퀘스트(구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나 ‘피코 네오3 링크’ 같은 제품이 대표적입니다. 스마트폰처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배터리가 들어있어서 VR 헤드셋만 있어도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거나, 각종 앱을 실행할 수가 있죠. 반면 비독립형은 PC나 스마트폰과 연결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HTC 바이브’나 ‘밸브 인덱스’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소니의 비디오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함께 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VR’도 비독립형 기기에 속하고요.
대표적인 비독립형 제품인
비독립형 기기는 성능이 뛰어난 PC와 함께 이용하면 뛰어난 그래픽 품질로 VR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다만 PC와 연결할 때 쓰는 선이나 전원선 때문에 이용 공간이나 움직임이 다소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액세서리도 있지만 꽤 큰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VR 게임을 원활히 구동할 수 있을 만한 고사양 PC가 없다면 따로 장만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요.
독립형 기기는 고사양 PC 등 추가적 장비가 필요없고 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AP 성능 한계 때문에 고품질 그래픽으로 VR 게임을 체험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배터리 때문에 한 번에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고요. 다만 독립형 기기라도 보통 PC에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하니 비독립형 기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추가 액세서리 없이 무선 연결도 가능하고요.
독립형과 비독립형 제품은 트래킹 방식도 다릅니다. 트래킹은 VR헤드셋이나 컨트롤러의 위치, 방향 등을 추적하는 걸 말하는데요. VR 세계에 사용자의 움직임을 반영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고개를 돌릴 때 그에 맞춰 시야가 돌아가고, 손을 움직일 때 그에 맞춰 VR 속 내 아바타의 손도 움직이는 게 이 트래킹 덕분에 가능한 거죠.
트래킹 방식은 크게 인사이드-아웃 방식과 아웃사이드-인 방식으로 나뉩니다. 인사이드-아웃은 VR헤드셋에 탑재된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트래킹하는 방식이고, 아웃사이드-인 방식은 외부 센서를 이용하는 방식인데요. 보통 독립형은 인사이드-아웃, 비독립형은 아웃사이드-인 방식을 활용합니다.
비독립형에 주로 채택되는 아웃사이드-인 방식은
인사이드-아웃 방식은 별도 외부 장비 없이 VR 헤드셋만으로 트래킹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입니다. 번거로운 설치 과정도 필요 없고 장소 제약도 없습니다. 다만 카메라 시야를 벗어나는 범위는 트래킹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컨트롤러를 머리 뒤쪽으로 넘어갈 정도로 크게 휘두르는 동작을 한다면 트래킹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머리와 손 외 다른 신체 부위도 트래킹할 수 있는 ‘풀-트래킹’ 환경을 구축하기도 어려운 편이고요.
반면 아웃사이드-인 방식은 트래킹 장비만 추가하면 비교적 손쉽게 풀-트래킹 환경을 꾸릴 수 있습니다. 트래킹 범위도 넓어 인사이드-아웃처럼 손을 크게 휘두른다고 트래킹에 실패할 염려도 없고요. 하지만 별도 센서를 설치하는 방식이라서 초기 설정이 번거롭고,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센서가 설치된 전용 공간을 벗어나면 이용할 수도 없습니다.
입문자라면 저렴하고 편리한 독립형 제품부터
독립형 제품이 가격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 입문자에게 알맞다. 사진은 피코 네오3 링크. 출처=피코
정리하자면 VR 입문자라면 우선 독립형 제품을 추천 드리며, 비독립형 제품은 독립형 제품을 충분히 사용해보고 구매를 결정하길 권합니다. 독립형 제품이 대개 가격도 저렴하며, 사용 편의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공간 제약도 덜하고요. 비독립형과 마찬가지로 PC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사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독립형을 놔두고 비독립형을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비독립형 제품에는 비독립형 제품 나름의 강점이 있습니다. 일단 비독립형 제품들이 독립형 제품보다 시야각이 넓은 편입니다. 독립형 제품은 비독립형보다 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경량화 및 비용 절감을 위해 비교적 간소한 광학 구조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메타 퀘스트2와 피코 네오3 링크는 수평 시야각이 각각 89도와 98도지만 비독립형 제품은 좁아도 110도, 넓으면 200도 수준인 제품도 있습니다. 비독립형 제품을 쓰다 독립형 제품을 쓰면 좁은 시야각 때문에 물안경을 쓴 듯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죠.
비독립형이 독립형보다 넓은 시야각을 갖춘 경우가 많다. 사진은 수평 시야각이 200도인 파이맥스의
풀-트래킹 환경을 꾸리기 쉽다는 점도 비독립형 제품들의 강점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높고, 국내에서 구매하기 힘든 제품도 많아서 마니아가 아닌 입문자에게 선뜻 추천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입문자라면 일단 독립형 제품을 사용하다가 시야각에 아쉬움을 느끼거나, 풀-트래킹 필요성을 느낄 때 비독립형 제품을 추가로 장만하거나 갈아타기를 추천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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