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택경 기자] 지난 몇 년 사이 IT 업계와 게임업계의 큰 화두 중 하나는 가상현실(VR)을 비롯한 확장현실(XR) 기술과 메타버스였다. 경기침체와 각종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이전보다 열기가 식긴 했지만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2’에서도 XR 기술이나 메타버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중국의 VR 기기 업체 피코의 지스타 2022 부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인수된 중국의 VR 기기 업체 피코는 벡스코 제1전시장 중앙 부근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지난해 VR헤드셋 신제품 ‘피코4’를 국내에 선보인 후 공격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는 피코는 이번 행사에서도 대규모 체험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부스 중앙에 설치된 링에서는 VR 복싱 대회를 열었다. 참여한 관람객들은 피코4 헤드셋을 쓰고 아나운서의 안내와 중계에 맞춰 복싱 게임 대결을 펼쳤다. 이와 함께 별도로 마련된 ‘플레이존’에서는 ‘리얼 VR 피싱2’, ‘올인원 스포츠 VR’ 등 현재 피코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VR 게임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피코4 헤드셋을 쓰고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릴렉스존’도 마련됐다.
피코 부스 내 마련된 게임 체험 공간
메타버스 플랫폼들도 지스타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레드브릭은 레드브릭으로 제작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직접 간단하게 게임을 만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레드브릭은 로블록스처럼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부스에는 레드브릭이 직접 제작한 게임뿐만 아니라 레드브릭 내 창작자들이 만든 게임들도 전시됐다. IPX(구 라인프렌즈)와 협업한 콘텐츠들도 함께 선보였다.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지스타 개막 첫날인 17일 부스 내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레드브릭은 창작자들이 창작물을 레드브릭 내에서 NFT(대체불가토큰)화 한 뒤 마켓에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콘텐츠를 통해 창작자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C2E(Create To Earn)’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루고월드’도 제1전시장 내 대형 부스에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루고월드는 이루고자산운용이 개발 중인 게임, 커뮤니티, 가상 부동산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가상화폐인 이루고코인이 이루고월드의 경제 생태계를 뒷받침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루고월드는 이번 전시장에서 ‘스플릿히터’, ‘타임투런’, ‘매모리오브스티그마타’, ‘이루고클린서비스’ 등 게임 콘텐츠 4종과 이루고월드의 축소판인 ‘이루고타운’을 선보였다. 일반 모니터와 더불어 VR 헤드셋을 배치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고월드를 체험할 수 있게 헀다. 특히 부스 중앙에는 VR 트레드밀을 이용한 체험 공간까지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VR 트레드밀은 이용자의 발걸음을 발판으로 인식해 가상현실 속 캐릭터의 움직임에 반영하는 장치다.
이루고월드는 이용자 발걸음을 인식하는 입력장치 VR 트레드밀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세계 3위 규모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 때문인지, 가상화폐나 P2E(Play To Earn)에 관해서는 다소 논쟁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17일 진행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기자 간담회에서는 위메이드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이나 P2E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따져묻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다만 장현국 대표는 블록체인과 P2E의 가능성에 여전한 믿음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며 정면 돌파했다. 장 대표는 “재미없는 게임에 블록체인이나 NFT를 붙인다고 재미있어지는 게 아니”라면서 “윷놀이에 돈을 걸고 한다고 게임성을 해치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붙이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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