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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스타트업 in 홍릉] 네오켄바이오 “뇌전증 치료제 국산화 주도할 것”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18 17: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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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자체 기술력과 설비로 의료용 대마에서 뇌전증 치료에 필요한 성분을 추출, 치료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값비싼 수입 뇌전증 치료제를 국산으로 대체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의약품 제조 스타트업 ‘㈜네오켄바이오’ 함정엽 대표가 밝힌 포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 연구소에서 재직하며 국내외 천연물 자원을 활용한 의약품 연구 개발에 매진한 함정엽 대표. 그는 연구 끝에 뇌전증 치료제에 쓰이는 핵심 원료를 의료용 대마에서 추출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를 취득,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함정엽 네오켄바이오 대표. 출처=IT동아



뇌전증 치료제 핵심 원료 ‘칸나비디올’…의료용 대마에서 추출

과거 간질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뇌 질환이다. 발작을 유발할 원인 인자가 없음에도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용 대마에서 추출 가능한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뇌전증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와 같은 복합적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인다. 정신적인 질환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성 수면 부족, 우울증, 통증 등과 고령화로 인한 복합적인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천연물이다.

이같은 효능에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마 성분의 의약품 수입과 사용을 허가했고, 이에 칸나비디올을 기반으로 한 뇌전증 치료제를 수입해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국내에서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고 연구해 치료제를 만들어 유통하는 것은 아직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함정엽 대표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50여 개국에서는 치료 목적의 의료용 대마(Hemp)의 연구와 사용을 합법화했다. 환각과 중독을 유발하는 마리화나와 치료제로 쓰이는 칸나비디올을 함유한 의료용 대마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의료용 대마를 키워 칸나비디올을 추출해 치료제를 만들면 현재 1년에 최소 4,000만원이 드는 뇌전증 치료제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필요성을 인정한 정부는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특구 안에서는 국내에서 마약류로 분류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의료용 대마를 바이오 소재로 전환해 연구와 제품화를 추진할 수 있다. 네오켄바이오도 해당 특구가 위치한 경북 안동에서 뇌전증 치료제에 쓰이는 칸나비디올 성분을 추출해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네오켄바이오가 경북 헴프 특구 내 시험생산 공장에서 제조한 고순도 칸나비디올 결정. 출처=네오켄바이오



네오켄바이오의 강점은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가공을 이용해 의료용 대마에서 칸나비디올을 고순도로 추출, 제조하는 기술로 획득한 특허다.

함정엽 대표는 “기존 칸나비디올 제조법은 초임계 추출법인데 이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대량 사용하는 방법으로, 향후 환경 문제와 함께 장비의 가격이나 설치 장소 및 운영에도 전문인력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네오켄바이오의 마이크로웨이브 제조 기술은 간단하고 저렴한 시설비용과 높은 생산력으로 초임계 추출법에 비해 매우 경제적이다. 의료용 대마의 건조와 분쇄, 칸나비디올 추출, 농축 등 복잡한 과정을 하나의 기계로 압축해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네오켄바이오가 만든 고순도 칸나비디올 추출 기계. 출처=네오켄바이오



함정엽 대표는 이어 “이 같은 네오켄바이오 자체 기술력과 독창적인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칸나비디올의 원료의약품 생산과 관련 의약품의 조기 국산화, 더불어 대마의 다양한 칸나비노이드 라이브러리를 이용한 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도 추진 중”이라며 “비마약성 소재인 대마의 줄기와 뿌리 등으로부터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원료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의 테스트도 최근 시작했다”고 말했다.

천연물 연구·치료제 개발에 매진… 연구 결과물로 사회에 기여하고파

함정엽 대표는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유기화학을 전공으로 석사학위, 해양 천연물화학 및 의약화학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2006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 연구소에서 재직하면서 국내외 천연물 자원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발굴과 의약품 개발 연구에 매진해 왔다.

함정엽 대표는 “그간 전공과 연구 방향을 토대로 안전하고 효과 좋은 천연물 유래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대마 소재에 대한 분석의뢰를 받아 서울지방식약청으로부터 대마 학술허가를 받아 연구하다 보니, 칸나비디올 성분이 함유된 치료제가 국내 뇌전증 환자들에 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칸나비디올을 추출할 수 있는 의료용 대마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으로 분류돼 있어서 수입 치료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 또한 연구 중에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정엽 네오켄바이오 대표.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현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환자 1인당 연간 최소 약값이 4,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인데, 이는 환자 가족에게 엄청난 경제적 부담이라고 생각한다. 천연물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자로서 이런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네오켄바이오를 2021년 6월에 설립한 계기”라며 “서울시 최초의 강소연구개발특구인 홍릉강소특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내 서울창업성장센터에 네오켄바이오 본사를 두고 대학과 병원, 연구소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으며, 경북 헴프 특구를 통해 뇌전증 치료제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약으로 지정된 의료용 대마…규제의 벽 허물어야

뇌전증치료제 국산화를 위해서 네오켄바이오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함정엽 대표는 “의료용 대마를 활용한 연구와 산업화가 어려운 이유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의료용 대마까지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치료 목적의 의료용 대마 활용에 대해서는 법률을 완화하는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의료용 대마의 활용을 허용한 국가에서는 현재 칸나비디올을 원료로 의약품, 기능성 제품과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많은 연구에 의해 칸나비디올은 마약성과 중독성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지난해 식약처가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의료용 대마의 제조와 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포함했기 때문에 향후 규제 혁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의 의료용 대마 상용화 전문 기업으로 성장 목표

네오켄바이오의 향후 계획과 사업 목표에 관해 들었다.

함정엽 대표는 “자체 기술인 마이크로웨이브 생산기술로 제조한 고순도 칸나비디올을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설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후 뇌전증 치료제의 국산화를 위해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HLB 생명과학과 향후 국산 뇌전증 치료제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화장품과 기능성 제품에 대한 원료공급은 규제자유특구 내 한국콜마 등 참여기업들과 함께 제품의 특성과 물량에 맞는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다수 국내외 기업들과 현재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관련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네오켄바이오 임직원과 함정엽 대표. 출처=IT동아



함 대표는 이어 “의료용 대마에 대한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비마약성 원료로 제조된 제품들의 시장은 형성되고 있지만, 칸나비디올 제품은 아직 마약으로 규제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규제자유특구의 사업 목적에 맞게 생산되고 보안과 유통에 대한 관리가 잘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서 특구 내 원료 거래가 가능하므로 수출을 통한 사업화에 우선 중점을 두고자 한다. 이같은 모든 노력이 궁극적으로 의료용 대마 치료제의 국산화를 앞당기게 되고, 난치성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기에 지금의 창업 시기가 어렵고 힘들어도 극복할 힘이 생긴다. 네오켄바이오의 목표는 국내 최고의 의료용 대마 상용화 전문 기업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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