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사를 연구하다 보면 수많은 동일한 지명을 만나게 된다. 지명은 옮겨 다니기도 하며, 동일한 시기에 같은 지명이 2곳에서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현재 압록강과 장백산 역시 치열한 쟁점에 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압록강이 유일한 압록강인가. 또 다른 곳에 압록강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장백산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백두산에서 발원하는 압록강으로 고대 사서에 나오는 압록강과 압록수로 비정하면 너무 많은 사실들이 맞지 않는다. 고대부터 명ㆍ청대에 이르기까지 만주관련 사료와 기사에 나타나는 압록수와 압록강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과 중국 사이의 압록강으로 이해하고 해석해야만 하는가.

 필자는 다양한 사료를 검토하던 중 본고에서 다루고 있는 요하 상류의 물줄기가 압록강이라고 불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장백산이 또 하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것은 고대부터 명ㆍ청시기에 등장하는 압록강이나 압록수, 압록부 등을 일방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압록강이나 백두산 또는 그 부근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여지를 남겨준다. 실제로 현재의 압록강으로 고대 사료에 나오는 압록수로 해석할 경우 지리적인 방향이나 상황이 맞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三國遺事 高句麗 本紀』에서 압록강이 요동에 있음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小獸林王 즉위 2 년 壬申, 前秦의 符堅이 사신과 승려 順道를 시켜 불상과 경문을 보내왔다.

 당시에 부견은 關中 즉 長安에 도읍하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374년에는 阿道가 晉에서 왔으며 이듬해 乙亥년 2월(375년)에 肖門寺를 창건하여 순도를 머물게 하고, 또 伊弗蘭寺를 창건하여 아도를 있게 하였다. 이것이 고구려 불교의 시작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승전』에 순도와 아도가 魏나라에서 왔다고 한 것은 잘못이며 확실히 그들은 前秦에서 왔으며 또 肖門寺는 지금의 한반도 내에 있는 흥국사, 이불란사는 지금의 興福寺라고 한 것도 역시 잘못이라고 하고 있다. 당시 고구려 수도는 장수왕이 평양으로 천도하기 전으로 한반도에 고구려의 절을 축조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쉽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의 압록강과 관련된 기록이다. 다시 『삼국유사』는 기록하기를, “살펴 보면, 고구려 때의 도읍은 安市城, 일명 安丁忽로서 遼水의 북쪽에 위치해 있었고, 요수는 일명 鴨淥으로 지금은 安民江이라고 한다. 松京의 흥국사의 이름이 어찌 이곳에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며 압록강의 위치를 요동으로 서술하였다.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장

<주요 저서>

「압록과 고려의 북계」

「명대 요동지배정책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