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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자작시 평가

문갤러(59.13) 2025.03.17 21:13:25
조회 114 추천 0 댓글 3

너무 겉멋만 잔뜩 든 난해한 글 같나요?

나름 열심히 쓴건데, 한 30분 걸린거 같아요.

무심코 카프카를 따라했을수도 있어요.






제목: 코코넛

 

 

어째서 우리는 그토록 죽음에 집착하는가.

장수와 영생의 비결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

어째서 우리는 그토록 얼굴을 둘러매는가.

한평생을 조그마한 거울에 세심한 정성을 다했으면서.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어둡게 해메이는가.

간단한 손짓 한번으로 켜지는 손전등을 가졌으면서.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모습이 사라지는가.

그대가 아직도 터벅터벅 소리와 함께 오지도 않았으면서,

그렇게, 흐릿한 것과 뚜렷한 것의 기준도 못잡은 채 허물어져 간다.





어둠 속에서 허우적대며 입꼬리에 의문을 삼킨다.

우습기 짝이 없는 모습이, 저 어릿광대보다 하찮다.

그런 우리를 알아챘는지, 어릿광대는 둥그런 코코넛을 깨부순다.

그러면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뒤돌아서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낸다.

그러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금방 까먹고 비스듬한 절벽위로 올라간다.

그러면 너는 나 보란 듯이 화려한 달빛에 취한 채로 울부짖는다.

그러면 나는 너 보란 듯이 뜨거운 콧김과 미간에 눈길을 두어번 주고만다.

이것을 그대는 좋아할 것이다.



 

너와 나와 저 어릿광대와 그대를 제외한 사람들은 흔히, 코코넛의 맛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건 착각이라고, 귓바퀴를 찌르면 나는 초라해진다.

과육을 뺀 속살은 그 뻘건 속내를 드러내는 듯 하다.

비틀어낼수록 꽉 쥐어짠 땀보다는 슬쩍 흐르는 피가 넘친다.

단단한 듯 부드러운 코코넛은 그대와 몹시도 닮았다.





눈의 수분이 촉촉하게 머리칼을 올려다볼 때,

사라져가는 이 세상의 마지막 진풍경이 맞이한다.

느리게 보이는 거북이는 나고

빠르게 보이는 토끼는 너다.

중간에 숨을 몰아쉬는 토끼는 어릿광대며

쉼없이 가는 거북이는 그대일 것이다.

이것들은 다 합치면 우리가 된다.



 

하지만 이 치열한 경기의 승자는 나도, 너도 아닌 그대인 것이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던 너는 이제 어떤 생각을 하는가?




 

코코넛 = 인간의 외면과 내면,

어릿광대 = 어리석은 인물

나와 너 = 용기x, 외면하는 존재

그대 =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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