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나 보는 것 같아서~

대학생때 만난 남친 1년 사귀고, 군대 2년 기다리고,
제대하고 2년정도? 더 사귀었었는데
제대하고나서 복학을 안하더니
그냥 할 일 없이 집에 쳐박혀 나오지도 않고
수면패턴도 이상하게 되고
성격이 바뀌는가 싶더니 우울증이라고..

난그래도 괜찮아 질거라며
옆에서 그 무기력함과 미친 감정기복 다 받아주고
그때 나 되게 가고 싶었던 교환학생 됐는데
우울증으로 바닥인 전남친이 가지 말아달라 사정해서
난 또 미련하게 포기했네
에휴 그땐 나도 어려서 잘 몰랐지 우울증이 그런 병인줄..

석류 전남친 상황이랑 비슷했던 일도 겪었던게
나 먼저 취직하고 그때 남친 아직도 휴학중이었는데
나 회식하느라 전화 못받았더니 식당으로 찾아왔었음
그때 진짜 종일 눈치보는 쌩신입이었는데
남친이 솔직히 부끄러운 몰골로 나타나서
회사 사람들 앞에서 나한테 화냄...
난 그래서 드라마에서 석류 전남친이 그놈의 우울증!이러면서
나도 숨 좀 쉬자고 화낼때 감정이입 되더라ㅠㅠ

어느 순간부턴 진짜 누가 우울증인지 모를정도로
내 생활에 영향을 받게 되니까 집에서도 반대하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헤어졌었는데

드라마에서 전남친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류데리러 한국와서 잘해보려 노력한건 찐사랑이었다 생각함
휴직해가며 병수발 다 들고 우울증 때문에 참다참다
화 좀 냈다고 그길로 뒤도 안돌아보고 전남친과 끝낸 석류한테
내가 다 서운함..
(물론 앞으로 더 힘들게 할까봐 보내준거라지만..)

밑바닥까지 함께 가주지 못하고 꺼내주려고만 했다그랬나?
그게 잘못이었던거 같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후회하던데
가까운 주변에 우울증 환자 겪어보면 알지
그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건지..

전남친도 찐사랑인거 같아 응원했는데 아쉽다아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