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86세 어르신도 월 7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29일 대구 수성우체국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A씨(73)는 방한마스크와 두터운 장갑을 착용하곤 물건 분류 작업에 한창이었다.
A씨는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중에서 시장형, 사회서비스형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식료품 제조·판매나 실버 택배 등을 담당하여 9년째 능숙하게 택배 업무를 진행해왔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요즘 병원에 갈 일이 많아져 한 달에 실손 보험료만 10만 원정도 나간다"라며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되고 생활비도 벌 수 있고 손자에게 용돈도 줄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전했다.
사진=KBS
대구 수성시니어클럽 관계자 역시 "노인 일자리 '시장형'의 경우 큰 문제가 없으면 나이가 들어도 계속 근무가 가능하다"라며 학교 급식 봉사 등 공익 활동형과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B씨는 올해 86세로 실버 택배 업무에서도 가장 고령이었다. 하지만 B씨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며 여전히 정정한 모습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는 "한달에 1000건 정도 담당하는데 70여만 원을 벌 수 있다. 앞으로도 체력만 허락된다면 계속해서 일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업무 강도를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대부분 2, 3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라며 "다만 계절마다 배송하는 물건이 조금 달라 차이는 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이 '아직 일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라고 덧붙였다.
노인 일자리, 신청 조기에 마감돼 서둘러야
사진=KBS
보건복지부에서는 올해 노인 일자리를 크게 늘리며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부가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보수 등을 지원하고 복지부에서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어르신들이 사회 각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사업이다.
크게 학교 앞 교통 도우미나 환경 정비 등을 담당하는 '공공형'과 지금까지의 경력, 활동 역량을 살리거나 안전 관련 서비스, 지역사회 돌봄 등을 제공하는 '사회서비스형', 실버 택배 등 '시장형' 등으로 4가지 유형에 따라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지난해 2만 9929개에 불과했던 노인 일자리를 25% 크게 늘려 올해는 총 3만 7684개의 업무를 주선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최근 일자리 신청 방법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하신다"라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항상 조기에 마감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노인 일자리 사업 참가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최저임금(9860원)은 보장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인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질적인 성장도 동반해야 노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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