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메카=류종화 기자] 최근 웹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나 힘을 숨기는 내용들이 많다. 주로 '누가 뭘 숨김' 이라는 제목인데, 보통 주인공들이 자신의 힘을 숨기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정체를 밝히고 각종 '사이다' 행보를 이어간다는 내용이다.
게임에서도 이러한 캐릭터들이 많이 있다. 게임 세계관에 의하면 그야말로 최강자 반열에 오를 만한 이들이지만, 일명 어른의 사정(주로 밸런스)으로 인해 그 힘을 숨기고 그냥저냥한 캐릭터로 살아가고 있다. 일명 '게임 세계관 최강자가 힘을 숨김'인 것인데, 세계관을 아는 게이머들은 이들이 보여주는 게임 속 모습에 그저 황망할 따름이다. 오늘은 이 힘숨김 5인방을 모아 보았다.
TOP 5. 포켓몬 아르세우스, 세계 창조신에게 카운터픽이 있다고?
모든 포켓몬 시리즈에는 '환상의 포켓몬'이라 불리는 보스급 존재들이 등장했지만, 그 중 최고는 역시 아르세우스다. 단순히 막강하거나 전설적인 존재를 넘어서 포켓몬 세계를 창조한 '신'이기 때문이다. 포켓몬만 창조한 게 아니라 세계 그 자체를 창조한, 유일신급 존재다. 그런 높으신 분을 종교로 받들어 모시지 않고 '몬스터'라는 이름으로 도감에 넣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더군다나 게임에서는 그런 위엄을 100% 뽐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성능이 최강급임은 틀림 없지만, 기라티나라는 카운터픽에게는 영 힘을 못 쓴다. 기라티나가 아르세우스에 의해 창조되었고 그의 분노를 사 쫒겨나 반물질 세계로 쫒겨났다는 설정을 보면 뭔가 뒤바뀐 느낌이다. 물론 플레이어가 부리는 아르세우스는 본체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세계 창조신의 성령과도 같은 존재치고는 많이 약한 것은 틀림없다. 하긴, 최고신인 제우스도 아들인 크레토스에게 죽임당하는 게임계에서 이 정도는 약과일지도?
TOP 4. 둠펀맨도 때려잡은 윈스턴, 게임 안에서는 솜주먹?
오버워치의 윈스턴은 지능이 뛰어난 고릴라이자 과학자다. 단단한 갑옷과 과학기술 방어막, 고릴라 특유의 맷집을 바탕으로 탱커형 돌격 영웅으로, 주무기인 테슬라 캐논이나 스킬의 공격력이 게임 안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편이다. 물론 궁극기를 사용해 분노하면 나름 강력해 보이는 근접 공격을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공격력은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며 오히려 생존과 진형 파괴용 기술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평범한 탱커 역할을 수행하는 윈스턴이지만, 사실은 진정한 힘을 따로 숨기고 있다. 실제로 탈론의 수장이자 '둠펀맨'으로 불리며 게임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넣은 강력한 캐릭터 둠피스트가 오버워치 타격대에 의해 한 차례 체포당한 적이 있는데, 이 때 그를 1 대 1로 제압한 것이 바로 분노한 윈스턴이다. 이 정도면 거의 세계관 탑급 강자라 봐도 과언이 아니건만, 게임에서는 그저 젠틀한 탱커일 뿐. 트레이서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진정한 분노를 터뜨리지 않을까 싶은데, PvE 모드도 사실상 취소된 현재 오버워치 2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일 듯 싶다.
TOP 3.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를 만든 창조주지만 라인전 최약체, 바드
얼핏 보기엔 가면 쓴 뚱보로 묘사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 바드. 사실 그의 정체는 영겁의 존재이자 누군가 우주의 균형을 위협할 때 나타나는 고대 수호자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그냥 시간을 초월한 존재이자 여러 차원을 넘나드는 신과 같은 존재라 보면 된다. 그러나 게임 속에서는 종 모으기에 바쁜 서포터로, 라인전 등에서 마주하거나 1 대 1 싸움을 붙으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챔피언이 드물다시피 하다.
물론 손을 많이 타는 챔피언이기에 장인이 잡으면 꽤나 위력적인 모습을 자랑하지만, 게임 플레이를 변칙적으로 풀어나가는 측면에서 기여를 할 뿐이지 체력이나 공격력 등 '강력함' 측면에서는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 서포터라는 역할 때문에 신에 가까운 무한의 존재라는 설정이 빛을 바랜 케이스다. 참고로 그와 비슷한 처지의 챔피언으로 별들을 손수 빚어낸 아우렐리온 솔이 있었지만, 타곤에게 속아 오랫동안 종속됐다는 설정도 있는데다 리메이크 이후 나름 강력해진 터라 이 목록에서는 빠지게 되었다.
TOP 2. 어둠의 마법에 통달한 호그와트 레거시 주인공, 학교에선 모범생?
호그와트 레거시의 주인공은 매우 강력한 마법사다. 금지된 3대 어둠의 마법에도 깊은 조예를 자랑하며, 즉사 마법인 아바다 케다브라를 무려 체인 라이트닝처럼 발사해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무시무시한 힘을 선보인다. 그에게 밉보인 어둠의 마법사들과 고블린 세력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목숨을 잃거나, 폭탄으로 강제 변환되어 동료와 함께 폭발당하고, 심지어 고대 마법으로 인해 압사당하는 등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게임에서 주인공의 손에 죽은 사람과 동물만 해도 몇 백명은 우습게 넘을 정도다.
해리포터 소설과 영화에 나오는 볼드모트는 어린애처럼 보일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진 주인공이지만, 호그와트에서는 힘을 숨긴 채 그저 평범한 모범생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생이나 학생들은 그의 진정한 정체를 모르며, 유일하게 모든 진실을 알던 노교수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힘을 숨기고 있는 그가 본색을 드러내는 순간, 해리포터 세계관에서 '기록조차 되어서는 안 될 자'의 피로 물든 행보가 시작될 것이다.
TOP 1. '음속 러너' 소닉 더 헤지혹이 달리기로 진다?
소닉 더 헤지혹은 그 이름과 같이 음속(시속 1,234km)으로 달릴 수 있는 초음속 고슴도치다. 실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본가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힘을 마음껏 뽐내며 닥터 에그맨의 음모를 막지만, 그 역시 어른의 사정에 의해 힘을 제대로 못 내는 경우가 발생한다. 바로 마리오와 소닉 올림픽 시리즈다.
닌텐도와 세가 대표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올림픽 종목들을 겨룬다는 콘셉트의 이 게임에서, 소닉은 자신의 속도를 발휘하지 못한다. 달리기 종목에서는 있는 힘을 다해 봐야 다른 캐릭터들과 비슷한 정도의 속도로 달리며, 플레이어 실력에 따라 요시나 쿠파 등에게까지 지는 경우도 많다. 빠르기로는 게임업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소닉이 마리오에게 달리기로 지는 모습을 보면, 한때 경쟁업체였던 닌텐도로 출장 나온 세가 가장의 슬픔이 느껴질 뿐이다. 이제는 꽃길만 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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