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때까지 알로에만 바르고 살았음.

알로에만 바르면 안 된다는 거 지금은 알지만
그때 당시엔 몰랐음.


그래도 피부 개뽀얗고 잡티 하나 없었음.

가끔 여드름 하나 나는 정도인데
케어하면 한 달도 안 지나서 흉 없어졌음.

어느정도로 피부 좋았냐면
여자애들이 뭐 바르는지 묻고
선생님들이 물을 정도였음.

그러다 군대 갔는데
훈련소 때까지만 해도 알로에 발랐음.

그러다 자대가서 쓰던 알로에 다 쓰고
Px화장품 썻지.

그때부터 피부케어에 대해 좀 알아보기 시작함.

팩> 스킨> 수분크림> 기능성 화장품
숭서로 사용하면서 각잡고 관리 시작함.

그렇게 관리하니까 병장쯤에는
후임들이나 타 중대 아저씨들한테
피부과 다니냐고 들을만큼
좋은 피부됨.

이전에는 단순히 뽀얗고 잡티 없었다면
이때는 결까지 좋아져서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화장품 광고 나오는 여자연예인 뺨칠 정도였다 생각함.

그러다 제대하고
밤늦게까지 놀고 술마시고
세안 똑바로 안 하고

스킨 케어도 귀찮아서 수분크림이나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하나만 찍어바르니까

어느 순간부터 지저분해지기 시작하더라.
근데 그때까지 심각성 몰랏음.

난 내가 타고난 줄 알아서 잠깐 그런 줄 알았음.

그러던 어느날 밤새고 집 들어와서 대충 씻고 자는데
구렛나루 부분이 존나 가려운 거야.
그냥 그런갑따하고 긁었지.

근데 이게 존나 가려워서 못 버티겠는거
당장 찬물 세수하고 거울 확인해봄.

빨간 점들이 올라왔더라구.
뭔 일인가 싶어 화장품 확인해보니까
유통기한 1년 지난 거 쳐발랐음;

당장 병원 가서 약 타왔음.
근데 먹어도 가려움은 사라지는데
자국은 몇개 남고 그 이후로 계속 뭐가 올라오더라.

그렇게 약 한 주 쳐먹다가
이거 뭔가 싶어 인터넷에 검색해봤지.

단순 여드름이 아닌 것 같더라고.
디시 글 보니까 모낭염처럼 보였음.

당장 구입할 수 있는 에스로반 사다가 발랐지.
없어지더라고.

근데 빨간 자국은 여전해.

그때 내 피부에 대한 고찰을 시작했지.
이전에 좋았을 때 내가 뭘 했을까.

알로에 구입해서 발랐음.

그렇게 3일째.
확연히 좋아졌다. ㅆㅂ.

표현하자면 피부가 침착해짐.

진작에 바를 걸.
여지껏 낭비한 시간이 개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