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합날, 최합한날, 최합하고 청에 개인정보 제출하러간날, 트렁크끌고 연수원 올라간날, 입사해서 임용장받으러 가고 해당 부서에 간날 등등 모두 설레고 좋았던 순간이지만
난 시험치고 매긴 당일이 제일 짜릿했던거같다.
시험장에선 쉽다 어렵다 할 새도없이 초집중하다가 종이 울리자 손머리에 얹고 드는 생각이 뭔가 이상하게 공시 치면서 처음 느낀 잘친 기분.. 엉겁결에 생각보다 잘쳐서 뭐지..한참 멍했다.

마치고 나와서 조금 기다리다가 피시방에 1시 땡되서 가채점해보니까 그 멍함이 현실이됨.
이러다 합격하면어쩌지, 잘친다는게 이런 기분인가 등등 그때부터 기분이 매우 좋아짐. 내성적인 내가 옆에 사람은 게임한다고 정신없을 찰나에 나는 그놈잡고 아무말이라도 하고싶을 정도로 짜릿한 순간이었음.. 수험기간 처음으로 행복했던 순간이었음.

그 기분이 좋으면서도 하루종일 마음이 조마조마했던거같다.
항상 시험끝나고 게시판에 시험이 쉬웠다, 어려웠다, 몇점인데 최합가능? 이런글들이 나랑은 상관없는 글 같았었는데 그런글들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왔다.아.. 나도 이제 합격라인에 고민해보면서 비벼볼수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 계속 구꿈사 공단기 점수 추이보면서 내 등수가 밀리나 안밀리나 계속 들여다봤다.. 다른사람은 어떻게 쳤나 계속 살펴보고.  

그러다 그날 자정쯤이 되어서  베란다에서 밤에 아파트 불빛보면서 핀 담배맛..드디어 나도 이제 사람 구실 좀 하겠구나라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스러워졌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입사한지도 3년째.. 나름 그안에서 뿌듯함도 지루함도 때로는 억울함에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있었지만 베란다 밖을 보다가 그때 생각이 나서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