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녹음 하나로 모든 게 무너졌다.

'오빠가 바람피운 증거 있어.'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전 애인과의 통화, 그저 헤어짐을 정리하는 대화였을 뿐인데... 그녀는 내 해명을 믿지 않았다. '통화 녹음해서 들려줘봐.'

그때 나는 말문이 막혔다. 3주 전,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게 이렇게 발목을 잡을 줄이야. '아이폰은... 통화 녹음이 안 돼.'

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갔다. '편한 변명이네. 갤럭시였으면 다 녹음돼있었을 텐데... 참 좋은 타이밍이야.'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었다. 그저 전 여자친구와 연락을 끊기 위한 마지막 통화였다고, 이제는 너 하나뿐이라고...

하지만 증명할 수가 없었다. 단지 통화 녹음 기능 하나 없어서, 4년의 신뢰가 무너져버렸다.

친구들은 웃는다. '아이폰이 갤럭시보다 좋다며. 이제도 그렇게 생각해?'

이제 나는 안다. 예쁜 디자인과 카메라가 전부가 아니란 걸. 사랑보다 비싼 폰은 없다는 걸.

그녀의 마지막 문자가 아직도 가슴에 박혀있다. '갤럭시로 바꾸고 연락해. 그때 가서 진실을 들려줘.'

하지만 난 알고 있다. 그때는 이미... 그녀의 갤럭시에 새로운 누군가의 이름이 떠 있을 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