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 3세대 11인치를 구매해서 적응기를 거친 후 이제는 아예 주 필기장 및 공부 용도로 태블릿을 전적으로 쓰게 되었음.

원래 상정했던 주 용도는 당연히 필기였고, 부가적인 편의 기능같은건 뒷전이긴 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써보면서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순수히 필기장의 용도로서의 이야기만을 해봄.

장점으로는 아무래도 확실히 종이가 줄고 기성 필기구들이나 종이책 등에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할 수 잇음

페이지 일부만 떼서 확대 필기를 한다던가, 조금 연결이 이상한 부분들을 따로 붙일 수도 있고, 사실상 그렇게 필기를 하려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필기들을 할 수 있음.

단어 공부를 하면서 셀프 시험을 볼 때 진짜 정말 편리하다.

구태여 단어 공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뭔가를 시험보거나, 체계적인 정리를 할 때 단순 지면에 남기는 것 보다 가독성 좋게 만들 수 있음.

더군다나 내 전공은 어문 계열이라 필기량이 확실히 많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비단 강의 필기 뿐만 아니라 혼자 정리하고 읽고 이러한 부분에서도.), 기존 종이책 쓰는 애들이랑 페이지 전환도 크게 딸리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른 경우가 많음.

또 가장 좋은게 교재들을 전~부 패드 하나에 때려박고 다닐 수가 있어서 그냥 가방에 노트북 하나, 태블릿 하나 들고 다니면 끝이어서 되게 편함.

독서도 즐겨하는 편인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아예 세트로 살까 고민중.

멀티테스킹 기능도 상당히 유용한 편인데 사실 이건 안되는 태블릿이 어딨겠냐마는 적어도 필기 부분에 있어서 이렇게 좋은 태블릿은 딱히 많지 않으므로 멀티테스킹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화면 분할 말고 그냥 화면 위에 떠 있는(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튀어나오는 인터넷 창) 멀티테스킹 창이 여러모로 쓸 데가 많음.

영상이나 게임 이런건 좀 힘들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필기하다가 모르는 어휘 나오면 띡 스와이프해서 단어 찾고 잠깐 옆으로 밀어두고 이런 부분이 너무 쓸모가 있음.

사실 네이버 사전을 이렇게 쉽고 빠르게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격이다.

근데 단점도 있긴 있는데

필름을 붙이지 않고 그냥 쓰는 사람들에게는 또 모르겠다만 나는 화면 보호 및 필기감 개선 등 겸사 겸사 해서 종이 질감 필름을 붙였거든?

화면 화질 저하 이런건 논외로 두고 순수 필기로 보면 확실히 플러스인 부분은 맞는 것 같지만 문제는 애플펜슬 펜촉의 마모가 극심하다.

그냥 생펜슬로 쓰면 녹아내리는 펜촉에 당황할 수도 있음.

나는 그냥 여분 펜촉 사서 해결할 생각이지만, 펜촉 하나 오래 쓰면서 필기감도 해결하고 싶은 사람은 종이질감 필름과 생펜촉으로는 오래 못 간다.

그리고 글씨체나 일정한 글씨를 크게 유념하는 사람들한테는 전자 필기장이 약간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이건 솔직히 적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ㅇㅇ.

그냥 다른 방식을 갑자기 이용하니까 글씨체가 잘 안나올 수 있는데 한 삼 일 정도 글씨 써보면 대충 종이에 쓰는 거랑 비슷하게 나옴.

나 같은 경우도 전자 필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태블릿 펜슬 사고 나서 노타빌리티로 글씨를 처음 써봤을 때는 크게 실망했었음.

이걸 왜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거지? 가장 필기 성능이 준수한 편이라는 태블릿에서 이러는거면 다른 기기들로 필기한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한다는거지?

라고 생각하다가 며칠 연습해보다가 왜 하는지 알게 되더라고.

그리고 배터리 문제.

배터리가 빨리 닳거나 광탈한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종이는 배터리가 없어도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태블릿은 배터리가 없으면 못 쓴다는 단점이 있어서 단점으로 넣긴 했는데 사실 하루 종일 공부해도 중간에 게임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배터리가 없어서 공부를 못 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될 정도로 지금 세대 태블릿들은 공부 용도로는 지장이 없음.

아 그리고 노트북이랑 효용성 비교...

솔직히 근데 용도나 범주가 다르다고 본다. 적어도 대학생 입장에서는.

사실 둘 중에 하나만 사야된다면 당연히 노트북이라고 봄....

태블릿은 종이책과 종이 그리고 연필로 대체할 수 있지만 노트북은 아니잖아.... 대학생이 랩탑을 써야 할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지... ㅇㅇ

대학생은 태블릿의 효용 및 용도 비교 대상을 종이와 연필 그리고 책으로 정해야 한다.

비용적인 면만 제외하면 태블릿의 거의 모든 점이 기성 필기 도구들을 능가한다고 생각함.

뭐 애플 펜슬 안 사고 동영상이랑 컨텐츠 소모용 기기로 아이패드를 생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봐야겠지.

태블릿이라는 기기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이러한 용도로 내가 쓰게 될 지는 상상도 못했건만 여하튼 간에 결국 이렇게 도움을 주네...

직장인들이나 아니면 갓수들은 이거 어떻게 써먹을지 감이 잘 안 잡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