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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도사의 중국차시리즈 (대홍포)

북경도사 2005.10.10 12:57:39
조회 2062 추천 0 댓글 4

오늘은 대홍포를 마셔보겠습니다. 대홍포는 우롱차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차입니다. 모든 우롱차 중에서 가장 비싸고 맛도 무척 좋습니다. 가장 비싼 대홍포는 너무 비싸서 북경도사는 구경도 못 합니다. 어느 정도 비싸냐면, 20그람에 인민폐 20만 8000위안이 경매 최고가 기록입니다. 그런 비싼 차는 평생 마시기 힘들 테지만 그래도 차시장에서 살 수 있는 최고 좋은 대홍포는 마실 수 있습니다.
 
대홍포에 관한 전설을 소개하죠. 옛날 어떤 부자가 하인에게 큰 돈을 주고 제일 좋은 차를 사오라고 했습니다. 하인은 이곳저곳 다니면서 최고의 차를 구하다가 대홍포를 두 주먹 사왔습니다. 주인은 무쟈게 화가 났죠. 그 많은 돈을 써서 겨우 두 줌의 차를 사왔냐고 한 바탕 욕을 하고 홧김에 차를 정원의 연못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러자 연못의 물이 빨갛게 변하면서 향기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은 급히 아직 가라앉지 않은 찻잎을 꺼내서 정식으로 차를 우려보니까 정말 훌륭한 차였습니다. 그제서야 주인은 하인을 욕한 것을 사과하고 칭찬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전설을 소개하겠습니다. 한 선비가 과거를 치르려고 무이산을 지나가다 병이 생겨 사경에 빠졌는데 근처 사찰의 중이 원숭이를 시켜 절벽에 있는 차를 따서 먹이자 병이 완치되어 무사히 과거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선비는 과거에 장원을 하였을 뿐 아니라 공주와 결혼하여 부마가 되었습니다. 부마는 스님을 찾아가 절을 새롭게 단장해서 은혜를 갚았습니다. 나중에 왕비가 병이 생겨 천하의 명의를 불러 치료하였으나 차도가 없었습니다. 부마가 스님에게 치료를 부탁하여 차를 왕비에게 먹였습니다. 그러자 병은 씻은듯이 나았고, 왕은 너무 고마워 자신의 홍포를 벗어  차나무 위에 덮어주었습니다. 그러나 한 나라에 두 주인이 있을 수 없듯 왕의 옷을 입은 차나무는 점점 말라죽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부마가 홍포를 걷어내자 오색찬란한 빛이 생기고 차나무는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지금 대홍포의 모수母樹는 무이산 자락에 여섯 그루가 있는데 이것을 무성생식을 통해 번식시킨 것이 제2대 대홍포 차나무이고 이것을 다시 번식시킨 것이 제3대 대홍포 차나무인데 지금 시장에 있는 것은 대개 제 4대 이상의 차나무라고 보면 될 겁니다.
대홍포 모수에서 딴 잎으로 만든 대홍포는 일년에 400그람에서 500그람밖에 생산이 안 됩니다. 예전에는 이 500그람을 경매에 부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경매에 부치기도 하지만 대개는 국가 귀빈 접대용으로 쓴다고 합니다. 밤낮으로 이 나무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국가 1급 보호수입니다. 언젠가 마셔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현재로선 가망이 별로 없습니다.
 
차시장에는 물론 싸구려 대홍포도 있습니다. 한 근에 몇십위안이면 살 수 있습니다. 이런 대홍포는 주로 러시아로 수출된다고 합니다.
우리집에는 두 종류의 대홍포가 있습니다. 비교해가면서 맛을 보겠습니다.
 

왼쪽의 잎은 최근에 새로 얻은 대홍포이고, 오른쪽은 원래 마시던 것입니다. 오른쪽의 대홍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대홍포입니다. 잎이 크고 발효도는 대략 60% 정도 되는 것으로 달작지근하면서 깊은 맛이 있습니다. 향기도 아주 끝내주게 좋은 특급 대홍포입니다.
왼쪽의 대홍포는 최근에 알게 된 것인데 일반적인 대홍포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것을 파는 상인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 차는 제2대 차나무의 어린 잎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말은 사실 믿어주기 힘든 면이 있죠.
 


 
개완에 찻잎을 넣었습니다. 오룡입궁이라고 하죠.
 


 
뜨거운 물을 부었습니다. 벌써부터 색깔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왼쪽은 푸른색이 약간 감돌고 오른쪽은 대홍포 특유의 붉은 기운이 감도는군요.
 


 
세 번을 우린 다음의 찻잎입니다. 색깔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탕색도 차이가 많이 나죠. 오른쪽이 전형적인 대홍포의 색깔입니다. 플래쉬를 터뜨리지 않았습니다. 맛은 둘 다 아주 훌륭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왼쪽의 대홍포가 더 좋다고 느껴집니다. 대홍포는 무이암차이기 때문에 암운巖韻이 강합니다. 마치 대만의 란귀인(란꾸이르언)이나 목책철관음과 비슷한 맛과 향이 납니다. 물론 비슷할 뿐 내용은 많이 차이가 나죠. 암운이라는 말은 북경도사도 사실 잘 구분하지 못하는 맛인데 무겁고 장중한 대홍포 특유의 맛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플래쉬를 터뜨려서 찍은 겁니다.
 


 
여섯 번 우린 후의 사진입니다.
 


 
아홉 번 우린 후의 색입니다.
 


 
열두 번우린 후의 색입니다.
 


 
잎을 보면 차이가 확 납니다. 오른쪽이 발효도가 더 높습니다. 왼쪽의 대홍포는 확실히 일반적인 대홍포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처음에 이 차를 맛봤을 때 이게 진짜 대홍포인가 의심했습니다.
 


 
엽저입니다. 전체적으로 오른쪽의 잎이 더 큽니다. 일반적으로 대홍포는 다 자란 잎으로 만듭니다.
 



 열다섯 번 우린 후의 탕색입니다. 처음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찻잎을 많이 넣은 탓도 있지만 좋은 차일수록 많이 우릴 수 있습니다.
왼쪽 대홍포의 가격은 한 근에 1500위안이고 오른쪽은 1200위안입니다. 이런 대홍포를 한 번이라도 맛본 사람이라면 대개는 그 맛을 못 잊고 다시 찾을 것입니다.  
 
북경도사의 블로그에 오시면 더 많은 차에 관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북경도사는 북경에 거주하는 유학생으로 도교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로 차장사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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