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기대보다 꽤 좋았어.

큰 기대가 없었던 점도 있지...사실 알려진 작품도 아니고 국내초연에 스토리가 막 기발한 것도 아니고 해서 기대할 건덕지가 별로 없었달까.

암튼 재밌게 잘 봤음.^^;

무대는 왼쪽에 침대, 가운데에 쇼파랑 테이블, 오른쪽에 책상이랑 의자. 뒷편에 계단 세개정도 높이의 단이 있고 그 뒤에 문이 네개.

그 문으로 배우들 넷이서 뻔질나게 들락거린다. 등장 퇴장 많음.ㅋㅋ 많이 돌아다니고 동선도 참 골고루 씀.

1열 중블에서 봤는데 가리는거 없이 참 잘보였으나 무대 높이가 있으니 약간 뒤로 가도 괜찮겠다 생각 들었음.

넘버는 한번 들어서 귀에 착 붙거나 막 친숙하게 와닿거나 그런 음악은 아니었어. 개성이 있고 불협화음처럼 들리는 부분도 있고 

음이 높거나 낮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냥 부르기 어려운 노래 같았음. 한두번 들어서 귀에 익은 다음에 들으면 중독성이 있을 것 같아.

볼 사람은 미리 연습실 공개 영상등으로 예습을 하면 좋다.

아참, 뚜껑 열리기 전에 많은 기대를 모았던(?) 침대씬은 생각보다 별게 없었다.ㅋㅋㅋㅋ

존이 캣 목욕가운 입고 나와서 캣 앞에서 바바리맨처럼 활짝 펼쳐보이는 그런 씬이 있었으나 안에 티셔츠랑 팬티 입은거 다 보이는데

캣이 왜 저리 팔짝뛰며 내숭인지 이해할 수 없음.ㅋㅋㅋㅋ 그리고는 그냥 놀면서 부둥부둥 바둥바둥정도?

그리고 폰ㅅㅅ하는 장면이 있는데 아마 신음소리는 그부분때문에 연습시킨 것 같아. 근데 안 야하고 귀여움.ㅋㅋㅋㅋ

배우는 우선 쏭. 껄렁하고 유흥과 여자 좋아하는 남자 캐릭터 잘어울렸으나 노래는 많이 아팠다. 목이 아직 안좋은가...

강희캣은 밝고 일에 의욕적인 요즘 여자 캐릭터 잘 어울렸던 것 같고 노래도 완전 만족스럽진 않았으나 그건 아마 노래가 어려운 탓으로...

혜경배우는! 아름다워.ㅠㅠ 그리고 술냄새나.ㅠㅠ 진짜 이혼 전 지쳐버린 느낌이 팍팍 나서

결혼도 안한 주제에 이혼을 앞둔 유부녀에게 완전 감정이입.ㅠㅠㅠㅠㅠㅠ 쇼핑중독! 알콜중독! 혜경배우 좋으다...

석옵은 뭔가 되게 좋기도 아쉽기도 했어. 스토리상으로 보면 잭이 가정파탄에 책임이 있고 열등감에 삐뚤어진 아저씨 캐릭터라

좀 더 비호감이고 찌들어있고 현실적인 아저씨로 묘사되어야 할 것 같은데 석옵의 잭은 소년스러움을 간직한 호감캐였거든.

그래서 음 스토리상 납득은 가지만 그래도 저런 남자가 바람을? 저런 남자랑 이혼을? 하는 생각이 들었었단...

근데 어쨌건 마지막에 결론은 해피엔딩이기때문에, 감정 이입하기에 좋고 해피엔딩을 응원하게 되는 잭이었어.


이하는 좀 더 개인적인 감상인데

사실 난 투모에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중 하나가 내가 결혼생각이 없기 때문이었거든.

결혼커플이건 이혼커플이건 너무 내 인생에서는 동떨어진 이야기라

묘사가 좋다 한들 내가 공감할게 있겠나?? 싶었는데

의외로 감정이입이 되게 많이 되더라.

내가 독신으로 살기로 결심하게 되기까지 스스로도 모르고 영향을 받았던 것들, 겪은 일이나 보고들은 일이나

그런게 전부 자잘하게 상처를 입은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극중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그런 의미에서 기혼이건 미혼이건, 결혼 생각이 있건 없건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았어. 결혼과 이혼을 떠나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한테 기대하고 약속을 주고받고 신뢰하고 배신하고 실망하고 그냥 그런 되게 일반적인 사람의 감정 이야기거든.

딱히 최루성은 아니지만 그래도 휴지는 챙겨서들 들어가.

나는 일단 전캐는 찍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