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와주던 친구... 뭐 많은 앙헬의 바바에들이 그렇겠지만

정을 주게 됬던 이유가 처음에 술마시고 같은 한국인동행하고 말싸움하더니 서러워서 울고불고 했던것 때문에 정을 줬었거든... 

근데 그때 얘기했던 이야기 중 한가지가 그렇게 번 돈 중에 일부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보내고, 남는돈도 집에 부쳐서 집을 짓는다고 했었어.

내가 처음 봤을때 만나고 있던 전 남친(?)하고도 자주 싸웠던 이유가 그거였거든. 자긴 집을 꼭 짓고 싶다. 그래서 너랑 사귀더라도 바에서 일을 할거다. 뭐 이런거였지. 전 남친(?)이 돈을 보내준다고 해도 이건 내 일이다. 니 도움 안받고 집 살거다. 이런거였지. 결국 뭐 그 문제로 끝나게 됬었지만...

그리고 임신문제가 터져버렸고... 당연히 이젠 그렇게 돈을 저축할 여유가 없어진거지.

집짓던건 올스탑. 임신하고 나서부터는 바파인도 안나갔으니까...

그걸 보게됬던게 내가 그 친구 고향 어머니에게 임신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사실 바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러 고향에 같이 갔을때였음. 그게 바로 거의 모든 바바에들의 고향 Samar 였지.

(여기서 한가지 팁. 필리핀에서 가끔 착각하는 횽들이 있는데, Samar라는 큰 섬이 있고/ Samal이라는 작은 섬이 있다. 근데 첫번째건 레이테 동부에 있는 큰 섬이고... 두번째건 민다나오 남부에 있는 휴양지거든... 그래서 거기 오래 산 횽들도 가끔 착각해. 한국인바 모 매니저도 필리핀을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몇년째 살면서도 그걸 잘 모르더라.)

그때 들어가는데 그 짓고 있는 집이 있더라고. 땅 한평 한평 조금씩 사 모으고, 집 짓는데 필요한 벽돌이나 나무 조금씩 조금씩 사 모아서 집을 지어가고 있더라. 그런데 그게 그 친구 임신하면서 딱 멈춘거지. 그리고 아마 그건 새로운 큰 호구(?)를 만나기 전엔 평생 불가능할거야. 내가 보내준 돈으로는 거기까지 하기엔 어려웠지. 자기 입에 겨우 풀칠하는 정도였을테니까... 

어쨌든 그렇게 짓다만 집을 보니까 참 아련해지더라고... 게다가 그 당시 머물렀던 집이라던가 주위환경이 완전 필리핀의 깡촌중에서도 깡촌에 있었고...

모든 음식, 주위환경, 외국인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내가 돌아다니면 아이들이 신기한듯이 쳐다보고... 깁미 초콜릿하면서 따라오던 친구들도 있었고...

문득 떠오르네 아침부터 기분 우울해지기도 함.

아직 가끔 연락은 한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하는 일은 없지만 가끔 자기 근황 얘기해주더라고... 애기 얘기도 하고...

친구가 앙헬한번 가야겠다고 해서 내년에 거기 하루정도 머무를 것 같은데 새벽에 그 집앞에다 선물이나 몰래 놓고 와야겠다. 

헤헤 한번 호갱님은 평생 호갱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