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설을 쇠기위해 서울로 출발하는 날. 일찌감치 공항에 나갔다. 탑승권을 받고 출국심사대를 거쳐 지정 게이트 앞에 자리를 잡았다. 보딩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3시간여. 지루한 시간을 당기기 위해 노트북을 꺼내놓고 카드게임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자리에 있던 가족 단체관광객들 사이에 수군거림이 들려 고개를 돌려보게 되었다. 그것은 한국인과 결혼해 살러가는 베트남 여성을 아마도 결혼 중계회사의 직원인듯한 사람이 서울까지의 동행을 부탁하는  모양이었다. 한국인 가족 단체 관광객들은 이 이국인 여성에게 한국말로, 영어로 무언가 물어보았으나 통할리가 있나? 옆에서 보다못해 짧은 베트남어로 본의아니게 통역(?)까지 해주게 되었다. 올해 21살의 HA. (ㅋ, 우리 여직원 이름도 '하'인데..) 인천공항에 내리면 신랑이 마중을 나온다고 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때 한마디씩 했다. "아니, 지금 서울이 얼마나 추운데 얇은 아오자이 차림에 맨발이라니...?" "저 베트남 처녀야 잘 모른다 치고 그 중매회사 직원들은 이런건 신경도 안쓰나?" 정말이지 한여름의 간단한 차림새인 베트남 처녀가 걱정이 되었다.   보다못한 어떤 분이 가지고 있던 조끼를 입혀 주었다. 좌우로 시선을 돌려보니 한국으로 시집가는 베트남 처녀들 서너 명이 보였는데 모두들 한결같이 여름 복장이었다. '아니, 한국결혼 중매회사라면 간단한 예비지식과 준비물은 챙겨주어야지. 기본적인 옷차림도 안 챙겨주고 무슨 물건 던지듯이 한국행 승객 아무에게나 인천공항까지의 동행을 부탁하고는 사라지다니.." 남편이 어디사냐고 물어달래기에 어설프게 한마디 했다. "버이저 쫌 엠 솜 어 다우?" 분명히 배운대로 얘기했는데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다. zz, 하노이발음이 안통하나? 할수없이 사전을 꺼내 남편, 살다, 어디에를 차례로 가리켰더니 가지고있던 비행기 티켓 커버에 있는 한 지역을 가리켰다. 84 06 Dong Thap.... 주변에선 지역번호가 064면 전라도 지방이고 동탑이면 인천지역에 동탑이란데가 있는데라며 각자 나름대로 추측을 했는데.... ㅎㅎ, 그 베트남 신부가 가리킨 것은 신랑 거주지가 아닌 자신의 거주지인 베트남 동탑을 가리킨 것이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등산복 점버를 꺼내입고 공항버스를 기다리는데 몹시 추웠다. 순간 한여름 복장의 베트남 신부들 생각이 났다. "마중나온 신랑들을 잘 만났을까? 신랑들은 겨울 외투를 준비해 왔을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