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더라...
형이 고등학교 다닐 무렵, 비가 아주 많이 오는 날이었지.
하천이 범람해서, 동네 골목길로 물이 넘쳐나 또랑을 만들고 있었음.

대문안으로 밀려드는 거센 물살을 막지 않으면,
집안 침수는 물론 떠내려오는 부유물 포함, 집이 쓰레기 천국 될판.


부모님은 다 일하러 가신 상태고,
집에는 나 밖에 없고.

형은 짚단이며, 자갈이며 모래며
집에 1미터가량 터를올려 만든 작은 텃밭 흙이며,
비료푸대와 마대를 동원해 허겁지겁 쌓아서 막았는데,
아쉽게도 재료부족으로 높고 튼튼하게 쌓질 못했음.
문짝이 없는 대문 그런 형태라 좀많이 들어가야 말이지
그래서 나머지는 온 몸으로 버티고버텨 아슬아슬
수압을 막아내고 있었어.

근데 저기 높은지대에 있던 곡물 포장 공장 트레일러가 있었어.
큰 바퀴가 여러개 달린 그런 대형차.
길이 하나뿐이라 늘 동네 골목길을 지나 큰길로 빠지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내가 힘겹게 겨우겨우 막고 있던 그때,
그 트럭이 지나가는 거야. 눈치없이.
큰 바퀴가 물보라가 충격을 일으키니 내가 힘들게 만든 뚝이 확
무너지는거야
눈깔돌지.
시발 눈에 보이는게 없더라.
열받아서 주먹만한 짱돌을 그 트럭에 휙 던졌더니
차 윗뚜껑에 꽝하고 떨어짐.
운전수가 고등학교 먼 선밴데,
차 세우더니 손도끼 들고 내림

아 좆됐구나.

그때 무릎팍 까지 오늘 물길을 헤치고 존나게 뜀.
무서워서 3일을 친구네 집에서 지내며 사실상 가출.

형은 이런 상남자야 ㅇㅋ?

게이태풍 같은거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