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웅이 유일하게(나중에 각성하기 전에)한 좋아한다는 말이었잖아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 나아가서 '좋아하는'거 자체가 최웅입장에서는 '망하는'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담부터는 계속 그말을 사귀는 내내 못한 거고..

최웅은 그 이후로도 국연수를 원망할 때마다 '내 인생을 망쳤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자기의 누워 있는 (엄마가 벗어나지 말라고 했던 평상 위의) 삶을 벗어나게 만드는 거에 대한 원망에서 비롯된 거 아닐까 싶어.

그러니까, 최웅 입장에서는 국연수가 헤어지자고 한 게 '내 인생을 망친' 게 아니고,
국연수가 나타나서 자기로 하여금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한 거 자체가 자기 인생을 망치게 한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거 아닐까?

다만, 헤어지고 난 뒤에, 어차피 날 버림으로써 나의 항상성을 못 지켜줄 거
왜 너를 좋아하게 한 건지 그거 때문에 계속 그말을 한게 아닌가 싶어

그러니까 사건적으로는 좋아하는 거 자체가=인생을 망친 건데,
헤어진거는 단지 망쳤다고 자각하고 원망하게 만든 trigger일 뿐인거지..

그래서 결론적으로 최웅이 사귀면서 좋아한다는 얘기를 못한거는
최웅 입장에서는 자기 인생에 대한 항상성을 그래도 잃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방어를 했던 건데,

나중에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그 방어가 필요 없게 된 다음에야,
'망했다'는 서두없이, 자연스럽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거 아닌가 싶어..

어차피 대추들도 다 아는 얘기일텐데,
그래도 여운이 남아서 가독성 없게 써본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