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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DERGROUND OF DELTA-번외 5:제안모바일에서 작성

튜드(125.131) 2025.01.04 13:45:42
조회 124 추천 1 댓글 0

TUD 에피 모음집:
https://m.dcinside.com/board/undertale/1235530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동굴의 진동으로 전해져 온다.
들고 온 황금꽃은 내 퍼스널 컬러의 종이에 감싸져 있다.




이런다고 걔가 좋아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적도 없다.


가족을 버리고 홀로 꿈을 쫓아온 사촌을 좋아할 놈은 없을 테니까.











얼마 전, 머펫 양에게서 전보가 왔다.




'오랜만이야, 달링~'
'뉴홈 쪽 소식을 알려달라고 했지?'

'정말 신기하게, 달링이 말했던 대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더라고.'
'뉴홈의 틈새로 인간이 떨어졌대...무려 두 명이나!'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소문이 있어...'
'괴물과 인간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꿈만 같은 세계 말야.'
'아무튼, 다른 인간은 뉴홈과 스노우딘의 괴물을 학살하고 있다고 들었어.'
'심지어 이미 죽은 유령도 말야.'
'인간도 마법을 쓸 수 있나봐~'
'...음, 내가 보기에는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
'거미 도넛과 사이다 판매량이 부쩍 늘고 있는 거 보면 말이지.'
'그래서 그 틈에 가격을 1.5배 올렸긴 했는데, 한 8배 정도 올릴 걸 그랬나, 아후후후~'

'암튼, 이게 달링의 엔터테인먼트에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도움이 된다면...'
'...우리 제과점 홍보 같이 해달라고.'
'아후후후후...싫어도 상관 없어. 이거 받은 걸로 계약은 성립됐다고!'




다른 세계에서 온 인간....
분명 박사가 얘기한 그 자겠지.
이 세계에 몇 번이고 반복되는 몰살을 막을 열쇠...

아니, 난 블루키 때문에 이곳에 온 거다.
그런 일 따위는 나중에 박사에게 제대로 들을 수 있다.


...박사님께 내 몸을 부탁할 때만 해도, 이런 큰 일에 휘말릴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이게 영웅이자, 세기적인 엔터테이너의 사명인 건가..?












집이다.
떠나면서,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한 집이다.
내가 모두와 함께 버린 집이다.
...앞에 웬 더미가 놓여있는 집이다.




"...엥?"




"에에에에에에에에엥?!!!"








"달링, 무슨 사이렌 소리인 줄 알았잖아요."
"좀 진정하세요. 천천히, 심호흡하고-"

"심호흡?심호흡?!심호흡?!!"
"내가 심호흡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어?!?!"
"우릴 아주 워터폴에 돌아다니는 쓰레기만도 못한 취급을 하면서, 홀랑 버려놓고 뭔 배짱으로 여기를-"




"...후."


난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금빛 꽃잎이 바람에 흔들린다.

".....너희가 날 용서할 거란 생각은 한 적 없어."
"용서받으려 온 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넌..."
"...이름이 기억 안 나네. 아무튼, 그 낡은 더미와 한 몸이 된 거야?"

"그래, 블루키를 아주 산산히 불태워 버린 자식 덕에 말이지."
"거미 자식들이 알려주더라. 지들이 뭐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의외네. 넌 안 올 것 같았는데."

"안 온다고?안 온다고?!안 온다고?!!?"
"내가 왜 안 와, 왜 안 오냐고?!!?"
"난 단지-"






주변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더미는 애써 눈을 피했다.
난 볼품없이 놓인 황금꽃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조용한 물소리가 들려온다.
꽃잎이 바람에 살랑인다.
그런 미세한 움직임을 제외했다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을 거다.









.....지금 가는 길을 계속 간다면...
난 죽을 거다.
분명히, 분명히 죽을거다.
박사가 말한 대로가 아니더라도, 내가 살 수 있는 시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
난 살인마들과 싸울 거고, 그들을 죽일 거고, 죽을 거다.


....그게 블루키가 원하는 걸까?
내가 원하는 걸까?



아니면......











의 목적을 이룰 인형에 불과한 건가?



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지...?









"...뭔 생각하냐."

툴툴대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
문득, 난 옆에 있는 내 사촌의 존재를 떠올렸다.

굳이 답을 구하는 질문은 아닌 것 같아서,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 고요함을 어색하게 느끼는 걸 수도 있고.



"난 누가, 왜 블루키를 죽였는지 모르겠지만..."
"그 새끼가 내 단추구멍 앞으로 오기만 하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




뜬금없는 소리다.
그리고, 불가능한 소리다.
우리는 절대로 그 놈을 죽일 수 없다.
내 싸움도 시간 끌기 용이다.
괴물들이 대피할 수 있는, 단순한 시간 끌기....
내가 죽으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괴물들은 죽는다.








...........이런 거에는....

하나보다는 이 낫겠지.






"더미 씨?"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는데."














"...뭐, 뭐?"
"그니까, 그 살인마에게 네가, 직접 뛰어들어갖고-"

"박사님 말로는 이 방법밖에 없어."
"잘만 되면, 그 놈은 더 이상 무적이 아니야."
"...하지만, 잘못 될 경우에 네가 필요한 거지."
"네가 다른 괴물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어주면, 모두가-"











"......멍청해."
"멍청해!!"
"멍청해!!!!!!"


"나한테 개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햅스ㅌ-메타톤!!!"
"넌 더 이상...더 이상 햅스타블룩이 아니야, 내가 알고 있었던...."
"너도 그 박사 따라가면서 미쳐버렸어. 그 박사 자식처럼!!!"

"알피스 박사님은 미친 적 없어."
"넌 단지 그 표면만 보고 있는-"

"닥쳐!!"
"그 전자식 음성도 이젠 역겨워, 역겨워, 역겹다고!!!!!"
"몰라, 저리 꺼져!!!!"




".....난 눈앞에서 가족이 죽는 걸 보긴 싫다고."
"알겠어?!싫다니까!!!!!!







더미는 떠났다.




...미쳤다라...
그 박사처럼......




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







https://youtu.be/K1qjt_1geiI




블루키가 만들었던 음악이다.
이제는 알피스 박사님의 약 시간을 관리하는 알림이다.
슬슬 가봐야 할 것 같다.






......


꿈에서 만나, 블루키.


-------
오늘의 코멘트:만화가 너어어어무 오래 걸린다. 만화로 연재하는 분들은 진짜 대단한 것 같다...
그래서 본편과 상관없는 번외편으로 오랜만에 컴백이다.(그리고 다시 간다)
간단히 만든 에피라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지만....난 잊혀지기 싫어서.

원래 랄세이와 샌즈 정도만 기존과 다르게 할라고 했는데 점점 스케일이 커지며 오리지널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알피스 설정도 급조한 거고 메타톤도 설정이 그렇게 탄탄한 건 아니라서...캐붕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 걱정이다.
가볍게 말해 두자면, 메타톤이 말하는 박사는 하나가 아니다. 세이브/로드/리셋을 알려준 박사와 자신의 몸체를 만든 박사는 다른 인물이라는 뜻.

QNA는 상시 환영이라는 걸 잊어버리는 사람이 많더라. 오늘도 봐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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