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단편) 너무 늦었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28 03:07:12
조회 256 추천 12 댓글 8

매우 짧음. 암울함.




 "못 들었나? 돌아가라고."


 스노우딘의 얼음보다도 차가운 듯한, 신경질적인 말 한 마디가 지상에 나온 괴물들의 발걸음을 막았다.

그 말을 한 것은 어린 프리스크와는 대조되게, 나이가 꽤나 든 것처럼 생긴….

마치 미국 1950년대에나 볼 법한 정장에 중절모 차림을 한 인간.

그 인간은 결계 출구 가까이 있는, 납작한 바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누구인지 물어보아도 괜찮소?」


 「….....그리고 어째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인지도 말이오.」


 괴물들의 왕이 대표로서 말했다.

인간이 입을 열었다.


 "이제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지금 이 세상이..."


 "…............"


 "…...곧 끝난다는 것이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ㄱ….」


 그러자 인간은, 짜증난다는 듯이 말을 잘랐다.


 "모르나? 아, 당신네들 생긴 걸 보니 인간은 아닌 것 같구만. 미안하네 내가 눈이 좀 안 좋아서."


 앉아있는 인간이 비꼬듯이 말했다. 대왕은 참을성있게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다.


 「그렇소. 우리는 인간이 아니오, 괴물이오.」


 "그러면 있던 곳으로 돌아가. 거기 꼬맹이, 너도."


 프리스크를 향해 눈을 움직인 인간이 말을 이었다.


 "괴물이고 나발이고 나는 신경 안 써."


 인간이 갑자기 인상을 찌그러뜨린다. 곧 품 속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어 불을 붙였다.


 "곧 있으면 세상이 끝나는데 왜 여기로 기어나와?"


 왜 기어나왔냐는 말이 거슬렸는지, 왕은 더 이상 인내심을 보이지 않고 빠르게 말했다.


 「잠시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소. 갑자기 세상이 끝난다느니 이게 다 무슨 말이오?」


 「괴물과 인간이 과거 많은 피를 흘리며 싸운 역사를 나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소.」


 「하지만 과거는 과거, 이제 우리는 인간들과 공존하려고 하오. 인간들에게도 그럴 [의지]가 있다면.」


 「그런데 당신은 당최 알 수 없는 말만 하고 있소. 곧 있으면 세상이 끝난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담배를 빨아들이던 인간이 연기를 내뱉더니,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이내 짜증을 감추지 않으며 관자놀이를 잠시 누르던 인간은 입을 열었다.


 "뉴욕과 펜실베이니아가 이미 핵으로 날아갔어. 핵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전쟁은 길어봤자 2시간일 거야. 그 이후로는 뭐, 방사능에 찌들은 사람들이 살아남으려 노력하겠지."


 「…....핵전쟁?」


 "핵 말이야 핵. 인류가 만든 가장 효율적인 병기지. 자살하기에는 말이야."


 핵이라는 단어를 듣자 거기에 반응해 움찔거린 것은 괴물들 중 하나, 왕실 과학자였다.


 "이제 당신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 앞으로는 거기가….... 당신들의 영원한 고향이야."


 "난 내 고향이 핵으로 날아가면 여기 있는 내 애인으로 삶을 마치려 하니까 방해 말고."


 그렇게 말한 인간이 품 속에서 작은 리볼버 권총을 꺼내더니, 자신의 옆에 얌전히 두었다.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이해가 가지 않는 괴물들은 입을 열 수 없었다.

왕은 머리를 가로젓다가, 간신히 혀를 움직였다.


 「….....당신의 고향이 어디시오?」


 "로스앤젤레스, 말해줘도 모르겠지만."


 툭 하고 쏘아붙이듯 말한 인간이 말을 이어간다.


 "뭐, 인간들의 역사도 여기까지라는 말이지."


 "이 세상에서 살고 싶으면 살아도 좋아. 방사능에 쩔어져도 괜찮다면."


 "당신들이 이 세상에서 인류와 함께 무엇을 하며 살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너무 늦었어."


 인간은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더니, 한숨을 쉬고 말했다.


 "인류는 바퀴벌레보다도 더 질긴 생명력을 가졌으면서 자학하는 것을 멈추지 않지."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깨끗한 물과 식량을 위해서라면은 무슨 짓이든 할 거야."


 "당신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 문을 닫고 영원히 막아버려."


 "몇 십년 지나지 않아, 역사를 잊은 인류가 당신들의 고향을 약탈하고 당신네들을 다 죽이기 전에."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태양 옆에서 마치 또 다른 태양이 탄생한듯이 강렬한 빛이 비춰지며,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큰 굉음이 들렸다.


 "그래도 나는 썩, 괜찮은 인생을 살았구만."


 말을 마친 인간이, 리볼버를 들어 총알 한 발을 장전했다.


 때는 2077년 10월 23일이었다.




 괴물들과 인간 프리스크는 지하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스타는? 운영자 25/02/24 - -
공지 언더테일 갤러리 이용 안내 [496/1] 운영자 16.01.27 168183 265
1238863 스포)언옐 진엔딩깸 ㅇㅇ(106.101) 18:26 1 0
1238862 AU) Absence - QnA (1)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27 31 0
1238861 늙어죽는 프리스크의 임종을 지키는 아스고어&토리엘 [1]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8 39 0
1238860 AU) Absence - 11 (홈 4)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4 38 2
1238859 차라&아스리엘 손그림 ㅎㅎ [5] 야옹(116.36) 15:02 127 6
1238858 하앙....아스고어 너무 귀엽고 꼴려 아저씨주제에 [5] ㅇㅇ(221.149) 14:48 105 3
1238857 언옐 노말루트 옥상 안가면 어케됨? [4] 언갤러(59.17) 13:14 94 0
1238856 와! 알피스! 언갤러(222.111) 12:49 60 0
1238855 스포) 옐로우 뭔가 묘하네 [2] 나는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4 116 2
1238854 토비폭스 망사기원 1603일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8 36 0
1238853 진엔딩 보고옴(스포주의)(언옐아님)(개인적인 생각) 자괴감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73 5
1238852 언텔 소설 시나리오 구상해봄 [2] 야옹(116.36) 08:56 107 2
1238851 최근 그린 언더테일 그림 모음 [9] 유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9 226 23
1238850 뭐임? 글리치테일 채널 해킹당함? [2] ㅇㅇ(49.175) 03:48 212 3
단편) 너무 늦었어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7 256 12
1238848 사죄용 알몸 에이프런 토리엘 야짤(후방) [10] 임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47 412 6
1238847 짤배달 2개 [6] Enti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6 209 12
1238846 초초초강력스포) 언더테일 옐로우란 게임 한짤요약 ㅇㅇ(223.38) 01:06 125 1
1238845 이 갤은 라스트브레스 어떻게 받아들임? [2] 언갤러(118.235) 01:00 100 0
1238844 언텔 배경이 2010년대 잖아 [3] 언갤러(39.7) 02.27 151 1
1238843 언옐 통곡의 벽 흑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109 1
1238842 생각해보니 언텔이나 델타룬 주인공들은 [3] 산디아(39.118) 02.27 153 0
1238841 차라 낙서 [4] 에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252 12
1238840 언옐갤에 모드 추천해줌 [3] 언갤러(118.220) 02.27 131 0
1238839 파딱 없나? [7] ㅇㅇ(222.103) 02.27 253 0
1238838 언옐 하다가 블루스크린났는데 세이브 깨졌네 [19] 언갤러(218.146) 02.27 392 0
1238836 언옐 불살루트 조건같은거 있음? [2] ㅇㅇ(222.251) 02.27 128 1
1238835 야짤 야설 관련해서 [3] {*의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356 12
1238834 세로바 존나게 어려움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148 0
1238833 옐로우 플라위 왤케어렵냐 언갤러(112.148) 02.27 95 0
1238832 생각해보면 차라브금 = 크리스 전용브금일 가능성없나 [2] 언갤러(175.113) 02.27 111 0
1238831 언옐 최애 낙서 [6] 문어초밥꼬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360 9
1238830 내가 이상하게 오래 꽂혀있는 2차창작 곡 [4]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168 2
1238829 땀닦는머펫그림 [4] 강아지강아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275 7
1238828 퍼리그렷어요 [2] 강아지강아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190 11
1238827 근데 아스고어는 영혼 미리 흡수하면 영혼 닳기라도 하냐 [4] 언갤러(39.7) 02.27 163 0
1238824 ETO TGBC 언갤러(27.117) 02.27 68 2
1238823 언옐 질문좀 [2] 언갤러(106.101) 02.27 128 0
1238821 스토리 쉬프트 근황 어떰? [1] 언갤러(118.235) 02.27 143 0
1238819 옐로우 난이도 정신나갔네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271 0
1238818 언옐 질문 [6] 언갤러(121.124) 02.27 174 0
1238817 토비폭스 망사기원 1602일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57 0
1238816 언옐 재밌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92 0
1238815 언옐 오메가플라위 시발 왤케 징그럽게 생김 [2] ㅇㅇ(221.158) 02.27 262 1
1238814 덤디덤 [7] ㅇㅇ(221.149) 02.27 299 2
1238810 델타룬 3/4 출시기원 25+26+27일차 [2] 원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94 1
1238809 A miraculous encounter 언갤러(27.117) 02.27 74 1
1238808 와 2025년인데 아스고어 뉴짤이나오네 ㄷㄷㄷㄷ [9] 언갤러(221.149) 02.27 248 1
1238806 E!ETO 언갤러(27.117) 02.27 63 2
뉴스 ‘나는솔로’ 24기 옥순 ‘토악질 나온다’ 악플에 4글자로 응수 디시트렌드 18: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