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시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샌즈와의 전투가 끝나기 직전, 캐릭터가 차라로 변했다. 그리고 주변이 어두워졌다. 지금은 차라가 등장해선 안 된다. 어떻게 잠식시킬 수 있던 걸까?

*네가 이 세계를 파괴해야 하는 이유야 있겠지.

*하지만.

*너와 난 뭔가 달라, 그렇지?

*난 고문이 아니라 몰살을 바라는 거야.

*너.

*너는 정신적으로 붕괴되어 있어.

*난 더 이상 이런 감정들을 이해할 수 없어.

*흠.

*자, 파트너.

*우린 이미 충분히 강해.

*그러니 우리에게 어울릴 다른 길을 가보자고.

화면이 밝아졌다. 장소가 시작지로 바뀌었다. [C]키를 눌러 스탯을 확인했다. LV 19는 1로 되돌아 있었다. 리셋이 된 것 같다. 원래 떨어진 아이의 이름을 입력하는 화면이 먼저 나와야 한다. 어째서 생략된 걸까?

또한 차라의 대사도 생략되거나 변경됐다. 원래는 연속 몰살을 하더라도 루트 진행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리고 이번엔 세상을 지우자는 말도, 공격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이스터에그를 발견했을 수 있다. 하지만 위키에 이런 내용은 본 적 없었다. 분명 이스터에그가 맞다면 나 말고도 발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키에도 적혔을 것이다. 어째서 이런 내용이 없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스럽다.

*진심이야, Chara?

저건 몰살루트 탈선 대사다.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다면, 몰살엔딩 이후 리셋은 트루리셋 판정이다. 그렇기에 기존 세이브 파일들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플라위의 저 대사가 뜨거나 떨어진 아이의 이름을 입력하지 않으려면, 세이브 파일들이 남아있어야 한다. 이건 소소한 이스터에그가 아닌 것 같다.

앱데이터 폴더를 확인한 결과, 세이브 파일들이 제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앞에서 차라가 세상을 지우자거나 공격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미루어 봤을 때, 차라가 공격을 해야만(세상을 없애야만) 트루리셋 판정인 것 같다.

*뭐, 내키는 대로 해.

내키는 대로라... 원래 몰살엔딩도 영혼을 판 후에 차라가 리셋을 대신 해줬으니, 차라가 리셋을 할 수 있는 건 이해된다. 여기서 떠오르는 의문점은 차라가 어떤 상황에서든지 리셋할 수 있느냐다. 한번 몰살을 더 해봐야겠다.

*나도 내키는 대로 할 테니까!

와우, 플라위 대사도 바뀌었다. 이 이스터에그는 어디까지인 걸까? 그리고 저 대사가 싸한 걸로 봤을 때, 뭔가 하려는 것 같기야 한데... 정확히 뭘 하려는 걸까? 어쩌면 폐허도 조금 바뀌었을 수 있다. 원래라면 무시하고 빠르게 지나갔을 테지만, 이번엔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이런, 폐허는 딱히 바뀐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