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통합 챔피언쉽 일리미네이션 챔버 매치 (일리미네이션 챔버 2014) : 3.75 → 4.25

역사적 입지: 3.75/5

경기 내적 서사 : 4.25/5

기술 구사력 : 4.5/5

관중 반응 : 4/5

올해 열린 통합 챔피언쉽 일리미네이션 챔버 매치입니다. 이 경기는 전역 후에 본 첫 PPV였는데, 집에서 tv팟보다가 정말 재밌어서 여러 번 소리지르며 봤던 기억이 나네요.

역사적 입지는 일단 그냥 평범했는데, 세자로나 브라이언, 크리스챤 등 테크니컬 레슬러들이 좋은 기술구사를 많이 보여 주고, 시나나 쉐이머스, 오튼이 거기에 잘 따라오면서 개인적으로는 02서시-09일챔 다음으로 좋은 일챔 경기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관중 반응도 상당히 괜찮았고, 뭣보다 다른 일챔 경기보다 Spot이나 Bump가 생기는 간격이 짧고 그만큼 쉴새 없이 깨알 같은 재밌는 장면들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게 참 지루할 틈 없이 재밌었습니다. 마지막에 케인의 방해로 오튼이 타이틀을 방어할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김이 빠졌고 관중들도 진심으로 야유를 보냈지만, 내용 면에서만 보자면 정말 괜찮고 볼 만했던 일챔 경기였습니다.

11.숀 마이클스 VS 커트 앵글 (로우 05) : 3.25 → 4.25

역사적 입지: 4/5

경기 내적 서사 : 4.25/5

기술 구사력 : 4.5/5

관중 반응 : 4/5

WWE가 USA 네트워크로 자리를 옮기고 처음 열린 홈커밍 RAW에서 열린 30분 철인 경기입니다. 짐작으로는 무승부로 끝난 김새는 결과 때문에 멜쳐가 별점을 안 준 것 같은데, 그걸 감안해도 3.25는 좀 아닌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경기였습니다.

역사적 입지는...그 해 WWE 최고의 대립이었던 숀 대 앵글의 연장선상에 있는 경기자, ‘철인 경기를 최초로 PPV에서 치른’ 숀과 역시 ‘브록과 올해의 경기급 철인 경기’를 가진 바 있는 앵글의 맞대결로서 많은 기대를 산 경기였고, 경기 내용도 레매 21이나 벤전스 05에 꿇리지 않는 좋은 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앵글의 서브미션과 숀의 하이플라잉은 어김없이 예쁘게 시전되어 눈을 즐겁게 했고, 앵클 락을 참는 숀의 연기력은 관중들로 하여금 경기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위험한 Bump도 전의 두 경기보다 많아져서 더 재밌었던 경기입니다. 숀과 앵글의 경기를 보길 원하시는 분이라면 레매 21과 벤젼스 05와 더불어 꼭 같이 챙겨보시길 추천합니다.

12.릭 플레어 VS 트리플 H (타부 투즈데이 05) : 3.25 → 4.5

역사적 입지: 4.25/5

경기 내적 서사 : 4.5/5

기술 구사력 : 4.5/5

관중 반응 : 4.25/5

위의 경기가 열린 홈커밍 RAW에서 트리플 H가 플레어를 미친 듯이 패고, 에볼루션의 해체를 알린 후 플레어를 조롱하면서 펼쳐지게 된 경기입니다. 사실 이 경기는 IC 챔피언 경기라는 건 중요하지 않았고, 플레어가 근 3년만에 레슬러로 돌아온 후 가지는 첫 기믹 매치에서 과연 트리플 H를 상대로 예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란 게 경기의 포인트였습니다. 그리고 플레어는 ‘세계에서 제일 비열한 레슬링 선수’를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시키는 경기를 만들어냅니다.

역사적 입지는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릭 플레어와 트리플 H란 ‘두 에볼루션의 경기’이자 ‘롤 모델과 롤 모델을 모방한 선수의 경기’로서, 많은 팬들의 기대를 불러모았고, 경기 내적으로는 ‘릭 플레어의 부활과 열정’이라는 스토리를 이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극한으로 표현해냈고 엄청난 몰입을 불러왔습니다. 기술 구사에서도 앞서 말한 숀 마이클스 대 트리플 H 경기와 같은 맥락으로 해머링 하나에도 디테일과 감정을 담아 시전하는 트리플 H와 릭 플레어의 각종 반칙과 나이를 잊은 듯한 기술 시전으로 깔끔히 시전하는 것과는 다른 몰입을 느끼게 했습니다. 관중 반응 역시 상당히 좋았었고, 마지막에 케이지를 빠져 나올 때의 릭 플레어의 모습은 관중들과 우리 모두에게 말로 할 수 없는 전율을 불러일으키게 했습니다. 프갤 원년 때 실시간으로 경기를 본 모든 프갤러들로 하여금 플레어를 찬양하게 만든 경기로서, 적어도 4.5는 나와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이렇게 적습니다.

길고 장황한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