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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3, 4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28 23:58:47
조회 410 추천 13 댓글 3

<천재 교육법>


슈사이 명인은 입이 무거운 분이어서 우리들의 바둑을 비평하는 경우에도

'그런 수는 완착이야', '과감성이 없어' 라든가, '그 수는 감각이 날카롭군' 등

핵심을 찌르는 말을 하실 뿐, 자세한 설명은 하시지 않았다.

즉 '육감처', '승부처'의 힌트를 주고 나중은 본인에게 자각시키는 방법을 취하셨다.

참고로 명인의 자서전을 보면 소년 시절의 수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그 시대에는 바둑을 아주 빨리 두도록 교육받았다. 즉 육감으로 오는 곳을 빨리 익히도록 수업을 받았던 것이다.

이 점은 매우 곤란했다. 나는 약하긴 하지만, 성격상 잘 생각해서 자기의 납득이 가지 않는 수는 두고 싶지 않았으므로,

대국 중 생각에 골몰하는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어린 녀석이 지금부터 생각에 잠겨 가지고 언제 뛰어난 기사가 되지?'

하고 힘껏 한 대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 요즘 말로 하면 일종의 천재교육이겠지만 당시는 꽤 고생스러웠다.


아마 명인은 자기 자신의 경험을 원생들에게도 어느 정도 시도하려 하셨던 모양이다.

나도 명인과 몇 번 두어 보았는데, 몇 점 바둑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아 섭섭하다.

또 명인은 매우 작은 체구의 분이었는데, 일단 반면을 향하면 아주 묵직한 위엄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 오른쪽 어깨를 낮춘 자세인 채 몇 시간이고 앉아 계셨는데

이것은 우리들에게 신기(神技)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명인의 눈도 인상이 깊다. 언제나 총명 바로 그것인 듯 맑게 개여 생경히 빛나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도 나는 그것을 '명인의 눈'이라고 생각했다.

이리하여 명인은 그 기술면에서뿐만 아니라 기사로서의 예의면에서도 원생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울 주고 있었던 것이다.




<훌륭한 라이벌>


후지사와 구라노스케(후지사와 호사이) 씨는 원생이 된 것이 나보다 늦었지만, 그 때 이미 상당히 세어서 나는 선둘로 두고 있었다.

후지사와 씨가 순식간에 눈에 띄는 존재가 된 것은 당연하며 

나는 거기 비하면 햇볕을 받지 못하는 그늘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틈엔가 나는 후지사와 씨를 목표로 생각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내 마음의 라이벌이 된 것이다.

이 얻기 어려운 하나의 목표가 생긴 것은 그 후의 내 수업을 위해 상당한 격려가 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내가 한 걸음 나아가면 후지사와 씨도 역시 한 걸음 나아가 있다.

마치 자기 그림자를 쫓고 있는 폭이어서, 영원히 쫓아갈 수 없을 듯한 생각까지 들었으나

원래 지기 싫어하는 나는 그래도 쫓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후지사와 씨는 서른이 될까 말까 하는 때에 최단거리로 9단에 올라가 버렸다.

나도 때늦게나마 뒤쫓아 어느 사이엔가 9단이 된 것을 생각하면 홀로 미소를 금할 수가 없다.

원생 시절부터 후지사와 씨와 같은 훌륭한 라이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다.


또 후지사와 씨는 명인의 특별한 총애를 받아 누구보다도 많이 지도기를 받았던 것 같다.

후지사와 씨 자신도

'제자로서 수업받은 선배들이 누구나 한 판의 지도기를 받았으나,

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지도를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현재의 내가, 형세 여하에 불구하고, 최선의 수를 두지 않으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선생의 가르침이 내 마음속에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후지사와 씨에 대한 내 경우처럼, 바둑과 기타 승부를 다투는 예도의 수업에는 좋은 의미에서의 라이벌이 꼭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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