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3일 연휴를 맞아 뭘할까..하던차에 난데없이 집사람이 동해안이나 놀러가자고 말을 던진게 목요일.

옳타쿠나! 했으나 너무 연휴 목전인지라 각종 예약 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는 숙소는 없고

몇해전 묵었던 사천해변 근방의 민박집에 전화해보니 다행히도 큰방을 이틀간 빌릴 수 있었네요.

숙소위치가 진고개를 지나는 6번국도의 끝자락인지라..겸사겸사 연휴중 하루를 진고개-노인봉-소금강을 다녀왔습니다.

연휴첫날 산행을 하려고 했으나 서울서 내려가는 길이 너무 막혀 다 저녁때 도착하는 바람에 그냥 저녁먹고 아이들과 적당히 놀고

18일 오전에 집사람이 저를 진고개정상휴게소에 떨궈줍니다.

아이들과 집사람은 낮동안 경포대에서 놀다가 산행후 다시 조인하기로고 하고 홀로 산행을 합니다.

10:10분쯤 김포..어디 산악회 명찰을 다신 일행분들이 관광버스 한대분량 올라가시고

10: 20분쯤 되니 또 곧 부여..어디 명찰을 다신 산악회분들이 내리셔서 단체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초반 계단길이 너무 붐빌것 같아 주차장에 늘어서있는 멋진 바이크를 뒤로하고 얼른 들머리로 들어섭니다.

10:25 들머리..소금강계곡이 나오기까진 좀 지루할텐데.

말끔한 초입길.

김포에서 오신 산악회분들은 벌써 지나가셨는지 안보이고..

2006년 10월에 찍었던 같은장소 사진. 가을빛깔.

2009년 6월 사진.  지금과 계절상 한달차이인데 때깔이 완전 다름.

나 떨궈준 집사람이 지나간 6번국도가 저기 쬐그맣게 보이고...

사실 이 코스에서 시야가 트인 풍광은 여기 들머리 초입과 노인봉 꼭대기뿐이죠.

저쪽의 진짜 오대산쪽의 질감과 색감은 매번 느끼는 거지만 좀 독특한듯.

내가 좋아하는 동네 뒷동산 분위기의 오솔길.. 곧 나타나는 지겨운 계단은 사진 패스

조만간 노인봉 삼거리

아까 먼저 오른 산악회분들이 정상석주변에 바글바글..하여 어영부영 주변 사진만 몇장찍고맙니다.

그 와중에 사진찍어달라는 분 촬영도 해드리고..정작 제 사진은 없다는...뭐 항상 그렇지만서도.

초록빛과 연두빛의 원경,  이 질감과 색감이 너무 좋아.

그러나 똑딱이 사진은 시망...

정상석 도촬?? 에혀...끼어들 틈이 없어..

여기도 헬기장은 식당이군요.

모든분들이 다들 거기로 내려가시더군요. 점심시간..ㅋ.

남들 식사시간에 난 이곳에서 잠시 배설을 하고...

갈길이 멀고..

어차피 밥도 없으니 빨리 내려갈 수 밖에...

하산길 초반은 시야도 없고 급한 경사의 다소 지루하고 단조로운 길..

쇠난간이 건들건들..무섭..

나무하나가 쓰려져 등산로를 완전히 가로막아 저처럼 기럭지 짧은 사람은 한번 걸터앉았다 가야지만 넘겠더군요.

이제 슬슬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12:30 낙영폭포근처.

4년전 이곳오기 직전에 무릎을 삐끗해서 내려가는 내내 비실비실했던 아찔한 기억이 나네요.

이제부턴 관광모드 하산길..

도대체 뭘 찍은거지? 왜 찍은거지?

직접보면 멋진데 똑딱이로 찍고나니 영 볼품없고 시야각도 좁고..

무겁고 불편해도 그냥 데쎄랄이나 미러리스가 답....항상 반복되는 후회.

오고가는 산객도 없이

나만을 위한 표지판

저 계단도 다 내꺼.

이거 나름 추락주의 붙어있는 폭포 윗자락인데 찍어보니 뭥미?

실물은 멋진데 사진은 볼품없구나.

앗. 혐짤..ㅈㅅ..

역시 사진은 볼품없구나..ㅋ

근데 여기 낙엽이 왜이리 많지?

기본이 발목 또는 종아리. 그래서 몇번 지뢰도 밟아 발목 돌아갈 뻔.

본드로 붙여놓은 듯 돌 두개 정말 절묘하게 세워놨다는..

한번 건드려보고 싶어 혼났네..

산객이 없어 의외로 빠르게 내려갈 수 있었던듯.

이건 뭐...오늘이 토요일인데 올라오는 산객도..내려가는 산객도 없이...완전 나홀로 산행

아까 그분들은 식사하고 언제내려오시려나?

노인봉이 1338m, 여기가 658m.

참 많이도 내려왔다.

자주 접하는 북한산 자락의 계곡들보다 기본적인 사이즈가 커요.

더 넓고, 더 깊고, 더 높고

명부와 암부가 사라진 평평하고 밋밋한 사진이 되버리고..

어디가 물이고 어디가 바위인지 잘 구분도 가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