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이제 올해jlpt1급만 보고 이젠 일어공부 안 하려고 해.

점수가 안 나왔다거나 그런 찌질한 이유는 아니고... 이게 2년만에 다시 보는 점수 갱신하려고 보는 건데.

일본어가 너무 메리트가 없어서 올해까지 공부해놓고 이젠 다른 공부에 집중하려고.


난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일어선택해서 히라가나랑 가타가나만 공부하고 졸업했어. 정말 쌩기초

대학교 1학년때 친구따라 학교어학원들락날락하면서 2달정도 붙잡고 공부해서 2급따고

그 다음해년도에 2달정도 독학해서 1급을 딴 담에 작년에 교환학생으로 도쿄에서 1년있다가 올해 초에 귀국했지.

난 일어에 관련된 학과가 아니라서 그런진 몰라도, 일본가니까 일어에 대한 환상이 확 깨지더라.


뭔 노무 한국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조그만한 체인점에 가도 명찰에 키무 라고 적혀있고

신주쿠나 이케부쿠로서 영화보고 에스컬레이터타면서 내려오면 주위에서 한국말이 들리고... 가장 대박이 신오쿠보야.

거긴 공원에 앉아있는 아저씨, 아줌마, 거리에서 장사하는 아저씨들 대부분 한국사람에다가 거기선 한국말만 해도 다 통해.

한인타운이라지만 정말 일본어 하나도 안 쓰고도 살 수 있는 곳이더라구.

가장 대박이었던게, 내가 혼자서 후지산등산하려고 산장 예약해놓고 올라갔는데 그 몇명안되는 산장에서 안내하는 사람이 한국사람이더라.

"자, 이쪽으로 따라 오세요~" 반갑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정말 어디를 가든 한국사람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본 가기전에는 나름 일본어해두면 큰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일본어 한개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어느정도 괜찮다 소리 들을려면 정말 일본어를 후벼파고 학위를 따야 도움이 될 것 같더라구.

일본에서 살면서 일본인인지 한국사람인지 구분이 안 가는 한국애들도 엄청 많은데, 막상 오래살아도 한국가면 할게 없어서 일본서 알바하더라.

정말 일본어 잘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어.

웬만큼은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잘 하는 사람이 사막에 뿌려져 있는 모래알만큼 있는 것 같이 느껴졌어.

현지생활을 해보니까 정말 주둥이 조금 나불대는거 잘 하는거랑 정말로 외국어실력이 있는거랑은 다르더라구. 말 잘하는 사람은 정말 수만명있는 것 같더라.


아무래도 내가 비일본어과라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지는 몰라도... 나도 일본서 교환학생하면서 논문도 읽고 레포트도 쓰고 해봤는데

정작 일어보단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 올해만 보고 접으려는 것도 그런 이유야.


너무 도발적인 글이 된 것 같아서 미안해.

하지만 비일본어전공자면 어느정도 선까지만 하는게 좋은 것 같아. 그 이상은 전공자들의 몫이지.

일본어를 전공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기억해두는게 좋아. 일본어는 한국인이 \'가장 배우기 쉬운\' 외국어야.

중국어나 영어보다 배우기가 훨~씬 쉬워. 비슷한 발음도 많고 똑같은 어구, 똑같은 표현이 엄청나게 많아.

하지만 그만큼 깊게 공부하려면 어려운 부분들도 많아. 비슷하지만 오묘하게 의미가 다르다던가 표현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던가 하는 것들.

그리고 배우기 쉽고 배우는 사람도 많은 만큼 외국어로써의 경쟁력은 대단히 낮은 편이야.

그래서 잘한다는 소리 들으려면 어중간하게 해선 안되고 정말 퍼펙트하게 해야 돼.


잡설이 길어졌는데 비일본어전공자들은 적당히 jlpt1급정도까지만 해. 솔직히 그 이상은 무리수를 두는 것과 같아.

그래서 난 올해까지만 보고 이제 그만 보려구. 이젠 좀 더 도움이 되는 다른 공부들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