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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ㅃㅃㅃ) 열 세살 고든과 프레이저의 어느 밤 상플

ㅁㄴㅇ(59.9) 2013.01.11 16:09:28
조회 338 추천 0 댓글 3





이미 날이 바뀌어 미진한 발걸음 조차 크게 울리는 한 밤 중이었다. 해밀턴씨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가운을 둘러입고 계단으로 향했다. 끌리는 슬리퍼 소리가 삐걱대는 계단음에 올라타 스산함을 더한다. 어깨를 파르르 떤 그가 문에 다다랐을 때, 불투명 유리창 너머에는 세 명의 인영이 일렁이고 있었다.


"닥터 해밀턴!"


익숙한 목소리에 문을 열자 육중한 무언가가 발치로 쓰러져 내렸다. 발 등 위로 떨어질까 놀라 황급히 뒤로 물러서곤 바닥에 엎어진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피기 위해 몸을 수그렸을 때, 그 뒤에 있던 존스가 불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래서부터 지독한 알코올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자기 발에 걸려서 넘어졌나 봐요. 갑자기 큰 소리가 나길 래 가봤더니..."

"템플씨인가요?"

"예... 아, 그리고."


존스가 팔을 뒤로 뻗어 작은 손을 잡고 해밀턴씨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등 뒤에서 아들과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딸려 나온다. 잘게 떨리는 어깨를 본 데일라 존스가 두터운 모포를 아이 위로 둘러주었다. 


"템플씨네 아이입니다."

"...맞았나요?"

"아마도..."


해밀턴씨가 손을 뻗자 아이는 크게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왼쪽 뺨이 그 반대쪽에 비해 심하게 부어있었다. 같은 쪽 눈두덩이도 시퍼렇다.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아이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던 존스에게 해밀턴씨가 눈짓을 했다. 


"고든. 괜찮으니까 들어가자."

"...네가 고든이니?"


예? 뒤에 있던 존스가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해밀턴씨가 묘한 표정으로 아이를 훑어 내렸다. 바싹 마른 몸은 부딪히기만 해도 찢어질 습자지처럼 약해보였다. 존스가 뒤에서 민 탓에 고든 템플은 떠밀리듯 해밀턴 하우스에 들어왔다. 소리에 깼는지 해밀턴 부인이 계단 근처에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보, 애 좀 챙겨줘. 덩그러니 현관 근처에 선 아이를 해밀턴 부인이 부엌으로 데려갔다. 힘이 풀린 다리가 마치 인형의 그것처럼 흔들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그냥 기절한 겁니다. 호흡은 안정적이에요."

"어이구, 우린 또 죽은 줄 알고..."


긴장이 풀렸는지 존스가 벽을 짚으며 한 숨을 내쉰다. 이마 쪽의 부은 부분을 살피던 해밀턴씨가 존스에게 일으키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오랫동안 씻지 않은 것인지 몸에서 악취가 진동을 해, 해밀턴씨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겨우 일으킨 몸을 집안으로 들이고, 새뮤얼 존스와 데일라 존스는 그들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

"프레이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뒤편에서 울렸다. 프레이저 해밀턴은 고개만 빠끔히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일어났지?"

"소리가..."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도로 드,"

"여보, 아이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부엌 쪽에서 달려온 해밀턴 부인이 불안한 표정의 아들을 보고 멈춰 섰다. 이층에 머물러 있던 발이 한 걸음,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프레이저."

"...누구에요?"

"고든 템플."

"......"


해밀턴 부인이 손사래를 치는 남편을 알아차리곤 다시 부엌으로 되돌아갔다. 곧이어 미약한 비명소리가 들리고, 무언가가 떨어져 구르는 지 날카로운 공명이 일었다. 그리고 아래로 두 걸음. 계단을 디딘 두 다리가 눈에 보일 정도로 파실거렸다.


"프레이저."

"......"

"자거라."


저 멀리서 높게 치닫는 섬뜩한 소리에 프레이저가 몸을 떨었다. 한 걸음 더 내려가려는 듯 오른발이 미끄러지기 시작했지만, 그것뿐이었다. 죄송합니다. 느적대는 발걸음이 천장을 울렸다.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리고, 해밀턴씨는 짧게 목을 가다듬고는 부엌으로 향했다.








모포를 뒤집어 쓴 아이가 바닥에서 주저앉아있었다. 해밀턴부인이 응급으로 조제한 약을 가져와 그 앞에 놓았지만 아이는 모포 안에 옹송그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쌕쌕 대는 숨소리와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는 어깨가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는 듯 했다. 여기서 재울까요? 해밀턴 부인이 묻기에 해밀턴씨가 잠시 위로 시선을 옮겼다가 고개를 끄덕이려 했을 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모포 안에서부터 흘렀다.


“...갈게요.”

“고든? 괜찮니?”


목소리는 여전히 불안정했다. 뒤집어 쓴 모포를 끄집어 내린 아이가 탁자의 다리를 부축삼아 몸을 일으킨다. 해밀턴부인이 바닥에 놓인 약을 들어 내밀자 아이는 눈치를 보는 것처럼 두 사람의 어른을 번갈아보았다. 괜찮아. 돈은 필요 없단다. 부인의 말에 망설이는 작은 손이 약을 받아들었다. 모포를 옆구리에 낀 고든 템플은 꾸벅 인사를 하곤 문가에 선 아버지를 향했다. 아빠, 가요. 절대로 깨지 않을 것 같이 늘어져있던 남자가 그 말에 귀신처럼 몸을 옆으로 움직였다. 작은 몸이 팔 한 짝을 잡고 끌어당기자 조금씩, 문 밖으로 기울어 쓰러졌다. 아이는 마치 도망이라도 치는 듯 했다. 


그냥 여기서 재우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해밀턴 부인이 속삭였지만 해밀턴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해밀턴 하우스에서 사라졌다. 그들이 자취를 감춘 후에도 위층 한 편에서는 한동안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울렸는데, 그것은 어슴푸레한 미명이 찾아올 때 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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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부부는 고든네 옆집.

'그' 고든이 고든 '템플'인지 몰랐던 프레이저 아빠와 

결국 밤 샌 프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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