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대충 8년전 쯤인가 군 생활 딱히 별탈없이 하고 있었음

내 군생활중 가장 큰 기복이 있었다고 한다면 

약하게 있던 허리디스크 통증이 존나 심해져서 국군수도병원 몇번다녀오고 mri찍으니까 증상 너무 심하다고 상병 중반때쯤 행정병으로 인사이동 된정도?

이건 뭐 됐고

어느날 갑작이 중대에서 부대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다고 함

아무 생각도 없이 '와~ 설문조사로 일과시간 조금 째는거 개꿀' 이라 생각하면서 그냥 설문조사 성실히 함 

설문조사 내용도 좆도 없었음 그냥 부대의 각종 시설 이나 주변 상황 같은거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이중에서 하나 고르기였음

근데 이게 문제였음 이 설문조사 라는게 절대 '성실히' 하면 안됐던 거임

식사는 만족 합니까 이런 질문 같은거 나올때 나는 보통에다 체크 했거든? (아니 솔직히 군대 밥 맛 없잖아, 그래도 눈치는 있어서 이런거 불만족 쓰면 안되는건 암)

어쨌든 너무 좆같은 부분은 그냥 보통이랑 만족 찍고 나머지는 다 매우만족 체크하고 제출함

근데 이거 함정이었음 이렇게 하면 안됨 

다른 애들 얘기 들어보니까 다들 전부다 매우만족 10초 만에 찍고 놀고 있었음

그리고 부대도 병신인게 설문조사 내용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냥 중대에 제일 불만있는 병사 3명인가를 관심병사로 찍어버림

나랑 약간 아래 군번 후임 한명 그리고 30대 아저씨(늦게 군대 왔다고 함 근데 좀 어리버리함) 동기 한명이 관심병사가 되어버림

다들 의아해 했음 왜 관심 병사 된거냐고, 나랑 알고지낸 간부들도 얼탱이 없어했지만 어쩌겠어 위에서 그렇게 하라는데..

그래서 이 환장의 콜라보 3명은 주말마다 군대에서 지정해준 정신상담원 누나랑 상담해야 했음

정신상담원 누나는 처음에 엄청 긴장한것 처럼 보였는데(처음에는 딱딱하게 우울증 검사 같은거 하더라고)

나중에 내가 사정 설명하니까 웃고떠들면서 노가리까는 시간이 됐음

한 두달정도 관심병사 타이틀 달고 이렇게 지냈더니 관심병사 타이틀 떨어짐

주말에 종교빠지고 누나랑 노가리 까는시간이 사라져서 아쉽긴 했는데 어쩌겠냐

어쨌든 관심병사 진짜 별것도 아닌 이유로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