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의 권익 보장 및 적법한 이익을 위해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노조 활동, 하지만 자동차와 관련된 노조들의 이미지는 대체로 좋지 않은 편이다. 이제 임단협 시즌에 들어섰는데, 현대차는 강성노조가 다시 들어섰고, 한국GM 역시 올해 임단협은 살얼음판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르노코리아가 본격적인 임단협을 시작했다. 하지만 노사 간 견해차가 큰 상태라 어느 정도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특근이 취소되면 보상해달라는 요구까지 한 상태여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지 않다.
글 이진웅 에디터
노조는 임금, 성과급 인상 특근 취소시 회사가 보상
이번 달부터 르노코리아는 본격적으로 임단협(임금 단체 협상)을 시작했다. 노조 측은 르노코리아가 경영 정상화, 르노그룹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임금과 성과급을 큰 폭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기본급은 9만 7,472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8%와 물가상승률 2.5%를 반영했다. 노조는 ‘지난 4년 동안 기본급이 동결되었는데,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상황을 고려하면 르노코리아 급여는 삭감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거기다가 노조는 일시금 500만 원 지급, 정기 상여를 현행 기본급의 500%에서 600%로 인상, 매년 세전이익 일부를 직원에게 동일하게 배분하는 이익배분금을 5%에서 6%로 상향하라고 요구했다. 매년 기본급에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는 물가 상승 연동제를 시행하고, 만 54세부터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피크제 폐지도 요구했다.
거기다가 노조 설립 10주년 행사를 위해 사측이 10억 원을 지원하고, 고용안정합의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반면, 생산 현장의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해 단위 공정별 편성률을 85%로 제한하는 것도 요구했다. 그리고 계획된 특근 일정이 변경되면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특근이 취소되는 경우 회사가 보상하라는 뜻이 된다
사측은 사업 전환으로 투자 여력 확보 주장
한편 사측은 미래 차 사업으로 전환을 위해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제 막 경영정상화가 시작된 단계에서 노조의 임금 및 성과급을 인상하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미래 차 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르노그룹과 지리자동차가 협력해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는 계획인데,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기로 계획되어 있다. 현재 노조와 사측의 견해차가 큰 상태여서 임단협에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쉬는 날까지 챙기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노조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물론 지난 4년간 임금 동결, 2020년과 2021년 임단협을 동시에 합의해 위기 극복에 동참했고, 그 결과 경영 정상화를 이룬 만큼 어느 정도 임금 인상과 성과급 추가 인상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노조 설립 기념을 위해 회사가 어느 정도 지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10억이라는 금액은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또한 특근이 취소되면 회사가 왜 보상해야 하는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한 만큼 가져가는 것은 이해해도 일하지도 않은 것을 보상받겠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논리인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노조들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
국내 자동차 노조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정말 많다. 물론 일한 만큼 받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들의 이익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그동안 노조들이 요구하는 것을 보면 너무하다 싶은 정도의 요구가 많다.
현대차 노조를 보면 일감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일감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X 모듈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조립을 현대차로 가져와 달라고 하고 있는데, 현재 이는 현대모비스가 조립하고 있다. 자신들의 밥그릇 유지를 위해 계열사 직원을 밥그릇을 뺐겠다는 것이 된다.
그 외에 투쟁해서라도 반드시 자신들의 요구안을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에 강성 노조가 들어선 만큼 벌써 강성의 느낌을 내고 있다. 이는 즉 자신들의 의견은 무조건 반영되어야 하지만 회사 의견은 절대로 듣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만약 요구를 사측이 들어주지 않으면 파업 카드부터 꺼내 안 그래도 요즘 대기 기간이 상당히 긴데, 생산량 감소로 더 늘어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한국GM은 현시점으로 합의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 전에 부평 2공장 운영 관련으로 노사갈등을 겪은 바 있다. 사측은 5월부터 부평 2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해 교대 근무 수를 줄여 공장 가동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직원을 부평 1공장과 창원공장 두 곳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부평 2공장은 트랙스와 그 형제차, 말리부를 생산하는 곳으로, 현재 두 모델의 판매량이 적어 근로자가 남아 생산성이 낮고 근무 일수도 정상적이지 않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1공장은 근로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사측 발표대로 부족한 공장에 전환 배치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노조는 2공장을 1교대로 전환해 감소한 특근을 사측이 보전할 것을 요구하고, 1공장 인력 부족은 신규 채용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특근 감소를 사측에 보전할 것을 요구하는 것에 혹평이 심한 상태다. 르노코리아 노조의 ‘특근 취소 시 회사가 통상임금 100% 지급하라’, 즉 일 하지 않아도 돈은 달라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요즘 노조를 보면 회사 생각은 안 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집단으로 변했다’라고 현 실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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