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시 30분쯤,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수욕장에서는 주차장에 세워 둔 렌터카가 해안가 갯바위까지 굴러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고무로 된 주차블록과 콘크리트 턱을 모두 넘어 약 1m 아래로 추락한 뒤 곧바로 백사장으로 향했는데, 다행히 더 진행하지 못하고 갯바위에 걸려 멈췄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렌터카 운전자인 20대 남성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주차했고, 내리는 과정에서 기어를 D에 놓아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를 통해 자세한 경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 후 문을 열고 나가는 동안 차의 움직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납득이 쉽지 않다.
글 김현일 기자
“운전 기본이 안 된 20대”
20대가 렌터카 사고 온상?
사고 원인에 대해 몇몇 네티즌들은 평소 오토홀드 기능이 몸에 밴 사람일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생리현상이 절박할 정도로 급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극히 일부일 뿐, 대부분 네티즌은 “기본이 안 되어 있다”, “개나 소나 면허를 주니 생기는 현상” “평소 운전 안 하는 20대의 전형적인 행동”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휴가철 렌터카 교통사고 중 20대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의 비율은 30.7%로 가장 높았다. 아무래도 타 연령대에 비해 운전이 미숙한 점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자차가 없는 경우가 많아 수요가 높으므로 사고가 더 잦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주서 20대 음주운전 빈번
분위기에 휩쓸려 도덕 해이 유발
제주경찰청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19,449건을 분석한 결과, 렌터카에 의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대가 일으킨 사례가 가장 많았다. 4년간 20대 렌터카 음주 사고는 48건으로 집계됐고, 30대 24건과 40대 17건, 50대 10건이 그 뒤를 이었다.
제주도는 자차를 가져가는 비율이 낮은 만큼 위 수치는 20대의 운전미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행지에서 낯선 차량을 운행하는 데다가 일몰 이후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제주도의 도로 특성상 운전 경력이 많지 않은 경우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음주 이후라면 사고 확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 가족 단위가 아닌 또래와의 여행에서 분위기에 이끌려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풀이된다.
3명 목숨 앗아간 애월 렌터카 사고
3달 이후 또다시 사고 반복됐다
지난 7월, 제주 애월 해안도로에서 발생한 렌터카 전복 사고는 차에 타고 있던 탑승객 7명 중 3명이 목숨을 잃었고 4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사고 차량이었던 5인승 쏘나타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7명의 남녀가 타고 있었는데,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치로 술을 마신 뒤 50km/h 속도 제한 도로에서 100km/h를 초과하여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 발생 장소는 커브 길이 많아 평소에도 사고가 빈번한 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됐지만 예산 문제로 안전 시설물은 설치되지 않았다. 결국 3달 뒤인 지난 10월, 20대 관광객이 술을 마시고 렌터카를 몰다 반대편에서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하여 다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 사고에서는 다행히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상대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비대면 카셰어링 활성화
안전 대책도 뒤따라야
큰 사고가 발생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도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문제이지만, 근본적인 사고 원인은 음주운전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비대면 방식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신분 확인이 명확하지 않고 음주운전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덜 느낀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고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제주도 내 렌터카 30대를 대상으로 음주 측정을 통해 시동을 제한하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 시범사업을 운영했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사고 감소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단 한 잔의 음주라도 절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갯벌 EV6에 과도한 비난 여론
MZ발 세대 갈등이 촉발했나
지난 6월 인천의 한 갯벌에서 발생한 렌터카 침수 사건은 뜨겁게 화제가 되며 운전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개념 없는 20대’, ‘SNS 감성에 눈이 멀었다’ 등의 비판을 이어갔고, 사고 차량이 전손되어 회사 측이 6천만 원을 청구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했다.
하지만 해당 차량은 수리 후 정상 운영되었고, 같은 지점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도로의 문제점이 조명되기도 했다. 행락철 렌터카 수요는 20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범죄나 사고 등 사회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해자 연령에 머물기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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