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약 2,550만 3,000대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그중 친환경차는 37.2% 늘어난 159만 대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중에서도 순수 전기차는 38만 9,855대로 집계되어 68.4%의 가파른 증가 폭을 보였고, 이어 수소차는 52.7% 늘었지만 2만 9,623대로 아직은 보급 정도가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한국은 오히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이 활성화한 편에 속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 대수는 1만 8,457대였고 현대 넥쏘가 1만 700대를 판매하며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넥쏘의 국내 판매량은 9,718대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1998년부터 수소차 개발에 착수한 현대차가 기술 우위를 앞세워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폭스바겐 CEO는 수소 승용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글 김현일 기자
“아직 가능성 없어요”
폭스바겐 CEO의 생각
카스쿱스 등 복수의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에 따르면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수소 승용차가 적어도 2030년까지는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스페인 매체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열린 CES 2023 현장에서 그에게 수소차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그는 “수소는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상용차면 몰라도 수소 승용차는 연료탱크가 실내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습니다”라며 “2020년대 폭스바겐 라인업엔 없을 것입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수소차에 대한 폭스바겐의 냉담한 반응은 이전에도 확인된 적이 있다. 3년 전 폭스바겐의 승용차 기술 책임자였던 마티아스 라베는 “연료전지 기술은 폭스바겐의 선택지가 아닙니다”라고 설명했었다.
수소차 시도했었던 폭스바겐
현대도 상용차에 초점 맞춘다
폭스바겐은 수소차 양산이 유력한 브랜드 중 하나였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4년, 골프와 파사트 기반의 수소연료전지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했고, 지난해 독일 에너지 기업 크라프트베르크와 협업하여 수소 연료 전지 특허를 출원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경쟁을 의식해 수소 무용론을 펼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수소차는 아직 연료인 수소 공급망 구축이 미비한 상태이며, 충전 인프라 부족과 비싼 유지비 등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답답한 글로벌 보급 현황을 의식해서인지, 현대차도 최초의 상용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를 앞세워 상용차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 지연으로 후속 모델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 차라리 연구개발을 지속해 상품성을 확보하는 쪽을 택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사회 투자 이어진다
시장에서 현대차 입지 주목
수소 승용차는 장기적 측면에서 활성화 가능성이 충분하다. 유럽연합은 2027년까지 주요 도로 100km마다 수소 충전소를 의무로 설치해야 하는 인프라 구축안에 합의했고, 미국 정부는 연방 정부 예산을 투입하여 95억 달러 규모의 수소 허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2025~2027년쯤 수소차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현대차를 필두로 도요타와 혼다, BMW 등이 수소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수소 산업 육성을 공식화했다. 시장을 선도하는 현대차가 내놓을 넥쏘 후속 모델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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