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르포]"여긴 주거지" VS "생존권 위협", 관광객 급증에 '통금'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17 14:33:51
조회 5557 추천 1 댓글 8
종로구청, 주민 호보 위해 이달 1일부터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 정책
북촌 상인 "방문객 99%가 관광객, 이들 와야 매출 생긴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일대에 방문 제한시간을 알리는 간판들이 설치돼 있다. 사진=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용히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Please Be Quiet."
지난 11일 오후 4시께 찾은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곳곳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북촌 '현장 관리요원'으로 '주민 거주지입니다' '소곤소곤 대화해 주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관광객에게 다가가 톤을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북촌이 관광진흥법에 따라 주민 정주권 보호가 필요한 지역인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한옥마을 풍경이 달라졌다. 관광객들은 현장 요원의 안내에 맞춰 소곤소곤 대화해야 하며, 일부 구역에는 방문 제한 시간도 설정됐다. 하지만 북촌 상인들은 이런 조치가 반갑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일대에서 현장 관리요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장유하 기자

■주민 보호 위해 통금 생긴 북촌
17일 종로구에 따르면 북촌은 이달 1일부터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 정책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북촌 일대를 레드존, 옐로우존, 오렌지존 등 주민 불편 수준별로 나눴다. 또 관광객이 가장 많은 북촌로11길은 '레드존'으로 지정,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 출입을 제한했다. 정책은 내년 2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3월부터 본격 단속에 들어간다. 제한 시간에 레드존을 출입하는 관광객에겐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북촌 주민들의 정주권을 보호하고 올바른 관광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이날 한옥마을 골목 곳곳에는 현장 관리요원과 함께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을 알리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여기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방문 제한시간에 대한 안내가 적혀 있었다. 실제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북촌로11길에 종로구청 소속 현장 관리요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총 9명의 요원이 배치됐다. 이들은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에게 다가가 "5시부터 방문 제한이 시작되니 곧 내려가야 한다"며 조심스레 퇴장을 요청했다. 5시가 임박해 일대가 소란스러워지자, 요원들은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북촌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주민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남 창원에서 친구들과 북촌을 방문한 이모씨(23)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곳을 일찍 떠나야 한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아들과 함께 온 박모씨(53)도 "통행 제한 조치가 있는 줄 몰랐는데 이유는 이해는 된다"며 "그래도 곧 내려가야 하니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일대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북촌 상권 무너져…상인 반발
북촌 일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은 이 같은 조치에 "생존권 위협" 주장한다. 계도기간이 끝난 후 과태료까지 부과된다면 점차 관광객이 줄어 북촌 상권이 무너질 것이이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정책이 시범운영된 지 약 일주일 만에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호소한다.

북촌에서 10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55)는 "통행 금지 시간에 더해 2026년부터는 전세버스도 못 오게 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북촌에 아무도 오지 말라는 말"이라며 "장사는 유동 인구가 많아야 잘 되는 건데 통금 시간을 정하면 손님 유입 확률도 줄어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8년째 기념품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이모씨(45)는 "통금 정책 시행 후 주말 매출이 이미 40~50%가량 감소해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앞으로 한옥마을이 오후 5시 이후에는 관광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인식될까봐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특히 대다수 북촌 상인은 정책 시행 과정에서 상인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 등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촌 근처에서 또 다른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3)는 "북촌 방문객의 99%가 관광객으로 이들이 와야 매출이 나온다"며 "관광객 통행을 금지하고 전세버스까지 막는 건 결국 가게 문 닫으란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기본권인 통행권을 무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상인 의견도 전혀 듣지 않았다"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대응이라도 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는 정책 변화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인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여지는 뒀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본지에 "북촌 한옥마을이 원래 주거지고, 고통받는 주민에 대한 배려가 그간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서 본격 시행하려는 것"이라며 "사업 초기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다만 상인 의견을 듣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인지해 조만간 상인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속옷도 벗은 채..." SNS 실수로 나체 노출 배우▶ '박진영 백댄서 출신' 남편 10개월 전 사망, 여배우 4년 만에▶ 토니안 "눈 뜨니 침대가 피로 흥건, 관리실서 전화" 충격▶ 이재명 대선 못 나가면...김동연? 심상치 않은 행보▶ 8번 이혼 배우 "13세 딸 성폭행 협박당해 혀가..." 근황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18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14729 [르포]"알았으면, 안 탔다" 철도노조 준법투쟁에 KTX ·1호선 승 [2]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806 0
14728 '음주운전 혐의' 문다혜, '공'은 검찰로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74 0
14727 "민주노총의 불법집회 변질 대비한 것" 강경 대응 논란에...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60 0
14726 투자리딩방 등 해결에 인터폴·유로폴·경찰 머리 맞댄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103 0
14725 "돈 많이 쓴다" 아내 목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男 체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66 0
14724 檢, '손태승 부당대출 의혹'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239 0
14723 '티메프 사태' 정점 구영배 "불구속된다면 피해회복 최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218 0
14722 2m 놀이기구서 떨어진 아이...법원 "교사 자격정지 타당"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67 0
14721 [속보] 검찰 '손태승 부당대출 의혹'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52 0
14720 "성매매 업소 건물 몰수 정당…토지까지는 과도" 대법 판단 이유는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53 0
14719 수인분당선 시흥역 전동車 화재, 600명 긴급 대피[종합]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322 0
14718 수인분당선 기흥역 전동車 불, 600여명 대피...하행선 무정차 통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51 0
14717 [속보]수인분당선 기흥역 화재…무정차 통과중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45 0
14716 '예산 507억 전액 삭감에...' 법무부, 특경비 일부 지출 내역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51 0
14715 "상황 궁금해서..." 동덕여대 침입한 남성 2명 황당한 해명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60 0
14714 정부 몰래 일본서 4000여kg 가방으로 밀반입한 ‘이것’ [2]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168 0
14713 [르포]"마지막까지 해봐야죠" 수능은 끝났지만 논술은 안 끝났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89 0
14712 "당신의 범죄 알고 있다" 지방의원도 '딥페이크' 협박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135 0
14711 마약사범 구속 '두 배' 껑충...법무부 "검찰 직접수사 기능 회복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88 0
[르포]"여긴 주거지" VS "생존권 위협", 관광객 급증에 '통금' [8]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5557 1
14709 "건물 청소 일용직도 종속적 관계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법원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95 0
14708 패혈증을 장염으로 진단해 사망…의사 책임 있을까[서초카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113 0
14707 '간 큰...' 학교 주변 '마사지' 간판 걸고 성매매 영업하다 '덜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119 0
14706 목줄 없이 반려견 3마리 산책 중 시민 공격, 견주 "잘못 없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118 0
14705 장외집회 나선 민주당...국힘 "판사 겁박 이어가겠다는 것"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56 0
14704 '밀레니얼 첫 성인' 아쿠티스 복자 유해 일부 한국 왔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54 0
14703 "이스라엘, 지난달 보복공습때 이란 핵무기 연구시설 파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49 0
14702 EU-中 전기차 관세 문제 기술적 합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32 0
14701 미국, 핵 운용 전략 개정…"러·중·북 동시 억제"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6562 3
14700 '핵주먹' 타이슨도 넘지 못한 세월…. 20대 유튜버에 완패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47 0
14699 미국 검찰,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에 징역 21년 구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40 0
14698 "다시 증오의 4년" '백설공주' 제글러, 트럼프 비판했다 사과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96 0
14697 '오징어게임' 경비병 연기 피겨 선수…그랑프리 쇼트 2위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19 0
14696 트럼프 캠프 대변인 레빗, 백악관 최연소 대변인 지명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3 0
14695 목포대·순천대 대학 통합 극적 합의… 통합의대 설립 추진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8 0
14694 '못배워 먹은 X' 같은 우리 국회의원들이 가방 끈 가장 길다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8 0
14693 소아청소년 입원 10명 중 9명은 감염병...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최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10 0
14692 우크라전에 '로봇 살상무기'…내년 초 대량투입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10 0
14691 제주 서귀포서 어선 전복사고...실종 선장 시신 발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91 0
14690 민주 "이재명 1심 선고, 정적제거 올인"…한동훈 "판사겁박은 최악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96 0
14689 새 앨범서 듀엣곡 내놓은 BTS 진 "웬디, 진짜 잘하는구나…결과물에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0 0
14688 '킥보드'로 4살 원아 폭행한 교사...CCTV 보니 다른 원생 11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43 0
14687 이란 "트럼프 암살 시도 안한다" [27]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7870 3
14686 "북한, 쿠르스크에 통제관리센터 설치…장성 7명 파병"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8 0
14685 '술자리 폭행' 前야구선수 정수근...음주운전 혐의로도 기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96 0
14684 초등생 딸에 "집에 온 손님한테 절해라" 윽박지른 50대 징역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26 0
14683 내일부터 기온 '뚝' …동장군 찾아온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3 0
14682 아내와 다툰 반찬가게 찾아가 흉기로 찌른 남편...징역형 집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04 0
14681 소년재판과 소년분류심사원 [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쏭 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91 0
14680 이재명 재판 4건 중 시작부터 집행유예...확정되면 434억원 반환해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6 140 2
뉴스 [포토] 혜리, 애교 한가득 디시트렌드 18: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