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1월 12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CES 2023 라는, 첨단 IT 박람회에서 엿볼 수 있는 미래의 게임과 레트로 게임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최첨단 IT의 미래를 보다, CES 2023]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최첨단 IT 박람회 CES 2023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번에 저는 취재차 CES 2023을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여기에서 다양한 미래 지향적인 게임 기술들과 레트로 게임들이 같이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그 여러가지 모습을 단편적으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검떠: 아~ 라스베이거스! 정말 부럽습니다. 사실 CES는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깊죠. 한국이 강한 디스플레이나 다양한 가전 제품을 전시하는 박람회이기도 하고 또 IT 제품과 관련해서는 가장 큰 세계적인 축제이기도 하니까요.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오늘은 조기자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추임새를 넣는 정도가 되겠네요. ^^
조기자: 네에. 다양한 기술들을 만나고, 또 어떤 기술이 향후 게임쪽에 도입될까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좋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CES 2023 현장 분위기도 좀 전해보도록 하고요, 마지막에 레트로 게임들도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스베이거스 현지 분위기는?]
조기자: 라스베이거스는 갬블의 도시 아니겠습니까. 꺼질 줄 모르는 네온싸인, 그리고 각 호텔마다 배치되어 있는 각종 슬롯머신 기기들, 사람의 마음을 살짝 들뜨게 하는 음악에, 각종 기기들에게서 '나는 돈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의 기계에요' 라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딱 좋아서 밤에도 적당히 긴팔 셔츠 입고 돌아다닐만 했습니다. 행사는 1월 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었는데,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엄청 추웠단 말이죠. 상대적으로 춥지 않아서 좋았네요.
검떠: 아하~ 호텔마다 이렇게 슬롯머신들이 배치되어 있는 거군요. 사진만 봐도 뭔가 향락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호텔마다 이렇게 준비되어 있으면, 여기에도 사람들이 다 많던가요?
조기자: 네에.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오전 중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데, 저녁 시간이 되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마어마하게 많은 분들이 모습을 드러내더라구요. 저도 혹 하긴 했는데, 워낙 CES 2023 취재가 급하기도 했고 달러로 찾아간 돈도 많지 않아서 구경만 했습니다. ^^
### [CES 2023, 각종 게이밍 제품들이 즐비하다]
조기자: CES 2023은 글로벌 최대 IT 박람회인 만큼 최첨단 IT 제품들이 가득했는데요, 게이머 입장에서도 눈돌아갈 만큼의 좋은 제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가전 제품 중에서 게임과 관련된 제품들을 몇 가지 먼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미 마이크로닉스의 게이밍용 키보드 EX580
현장에서 아예 키보드를 어항 같은 곳에 담궈뒀다. 매우 잘 작동되고 LED도 이쁘다
조기자: 게이밍 PC 제품들을 유통하는 한미 마이크로닉스 부스에 가봤더니 특이한 키보드가 있더군요. 바로 게이밍 전용 방수 키보드였습니다. 아예 현장에서 키보드를 물에 담궈놨더라구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이용자들이 뭔가 먹으면서 게임을 즐기는 PC방 등에서 유용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제품도 이뻐보이고 방수도 완벽한.. 물에 빨면 아무래도 찌든 때가 낄 일도 없겠죠. 크리스탈로 만들어져있어서 내구성도 상당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조기자 : 또 하나 게이밍 전용으로 신기했던 것은 파워였습니다. 이 마이크로닉스가 PC 파워 쪽에서 위즈맥스라는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아스트로 II 골드 같은 경우 엔비디아 40X0 그래픽 카드를 2개 연결할 수 있도록 단자가 폭넓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40번대 그래픽 카드 2개를 꽂아서 완전 하이엔드 게임을 즐기실 골수 게이머분들이라면 노려볼만한 파워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기자: MSI 의 게이밍 노트북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게임을 위한 ASDW와 방향키만 별도로 제작되어 있었죠. 현장에서 MSI는 다양한 게이밍 노트북 제품군을 선보였는데요, 타이탄급 제품들은 데스크탑 PC도 못 쫓아올 만큼 넘사벽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가격도 넘사벽 같아서 애써 외면했습니다 (-_);
현실적으로는 이 사진 상의 사이보그 시리즈가 게이밍 노트북으로 적당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노트북 뒤에서 7.1채널을 시연해주던 MSI 직원분의 모습
조기자: 또 개인적으로는 6개의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는 MSI 스텔스 시리즈도 인상깊었습니다. 노트북에서 더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인데, 정말로 이제는 노트북이 데스크탑을 넘어서려하는구나.. 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진 상의 보스 스피커를 등 뒤에 놓으면 노트북의 6개의 스피커와 함께 7.1 채널을 구현하게 되더군요. 그런 부분도 게이밍 노트북 시대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기자: 삼성 부스에 갔더니 게이밍 존이 따로 있었는데요, 더블 UHD 해상도의 울트라 와이드 게이밍 모니터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어마어마한 게이밍 모니터.. 성능은 뭐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엄청난 크기와 화질을 자랑했어요.
하지만 삼성 모니터 아시죠? 하이엔드 모니터들은 가격도 어마어마하다는 거.. 그냥 화질에 감탄만 하고 마음 속 욕심은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조기자: 이러한 삼성 모니터에 이어 또 하나 제 시선을 끈 모니터가 있었습니다. 무려 110인치 8K 모니터!! 하이센스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검떠: 110인치요?!!? 110이라니.. 우와
조기자: 네에. 화질이 어마어마했어요. 110인치에 8K 모니터라니 집에서 이런 큰 대형화면에 게임을 즐기면 어떤 느낌일까 계속 감탄만 했었죠. 사진만으로는 크기를 체감하실 수 없으실텐데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SK 제품 아닙니다 (-_); 원근법이 있겠지만 실제 사람들과의 높이를 가늠해보시길..
조기자: 이 제품을 보면서 어여 빨리 100인치 대 TV들의 대중화 시대가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기자: 어느 회사에서 출품했는지는 까먹었는데, 키보드에 방향키와 마우스 패드까지 첨부된 형태의 키보드도 발견되었습니다. 보니까 새로운 메타버스 시대에는 일반 업무를 위한 키보드와 함께 메타버스 조종이 가능한 아날로그 패드 등이 융복합 되어 있는 형태가 올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사실 현장에서는 이러한 키보드가 썩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도도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떠: 혹시 모르죠. 미래에는 이러한 게임 + 업무용 키보드가 대세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조기자: 그리고 소니 부스를 가보니 PS VR2를 시연중이더군요. PS VR1 보다 디자인도 더 세련된 것 같고 화면도 더 부드러워 보이긴 했습니다만 아직도 화면을 볼 때 살짝 끊기는 듯한 느낌은 남아있었습니다. '호라이즌' 시연중이었는데 훨씬 손으로 하는 동작도 많고 세밀하게 조작이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픽도 당연히 좋고요.
검떠: PS VR1 구입한 후 '바이오 하자드' 밖에 즐겨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굳이 PS VR2를 미리 살 필요가 있을까 회의감은 살짝 있습니다. '호라이즌'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또 다른 매력적인 콘텐츠들이 추가되어야 구매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것이 신세계! AR과 VR로 무장한 최첨단 게임들]
조기자: 다양한 게이밍 제품들 외에도 CES 2023에서는 AR과 VR로 무장한 새로운 형태의 게임들도 많이 발견되었는데요, 이런 게임들은 '아 CES에 오길 잘했구나' 싶을 정도로 독보적인 경험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차세대 기술들이 대거 융합된 형태였거든요.
조기자: 이런 기기들 많이 보셨죠? 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에 6축 기어가 움직이는 형태의 게임기는 예전에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스피드감을 더 실감나게 느끼게 하기 위해 4개의 선풍기?를 장착한 기기가 있더군요. 셀코스에서 내놓은 체감형 게임기가 딱 그랬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화면에 띄우고, 기기를 타고 덜컹덜컹 이동하는 동안 스피드가 나오는 구간에서 바람이 확 불어옵니다.
검떠: 이야. 실제로 체감해보면 기존의 VR 보다 한 단계 더 실감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기자: 그렇죠. 요즘 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들도 더 화질도 좋고 성능도 좋아지면서 가벼워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오감을 느끼는 방식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기자: 비슷한 느낌이죠. HaptX 에서는 글로브 G1이라는 새로운 VR 조작 장치를 내놨습니다. 이 장치는 기존의 VR 보다 훨씬 섬세한 조작이 가능했는데요, 예를 들어 손가람 움직임을 인식해 육각면의 색을 맞추는 퍼즐을 즐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 전용 조끼를 착용하면 게임 내에서 공격 당했다거나 했을때 여러가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만큼 기존의 VR 게임과 달리 오감을 자극하거나 더 섬세한 조작이 가능한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조기자: 그리고 저를 놀라게 했던 또 하나의 기능. 홀로그램! 행사장에서는 홀로 파노라마 X라는 기기가 시연되고 있었는데요, 거대한 함선 모양에 각 화면에 홀로그램이 미치는 모습은 굉장히 경이적이고 신기했습니다.
커다란 화면에 스카우터 처럼 각종 정보가 뜨고, 또 손의 움직임을 센서로 읽어서 손짓만으로 다양한 화면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마치 SF 영화에서 공중에 UI창을 띄우고 조작했던 것처럼 그런 시대가 곧 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떠: 이야~~ 저기 가운데 들어가 있으면 뭔가 세상의 주인공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주 멋진데요?
조기자: 또 메타뷰라는 곳에서는 AR 디스플레이 안경에 손가락 인식 기능까지 융합시켜서, 가장 UI를 직접 허공에 손으로 터치하여 진행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술들은 향후 장거리 AS 등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고, 또 멀지 않은 미래에 차세대 형태의 '포켓몬 고' 같은 게임도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체 홀로그램 시연중인 모습
조기자: 거대한 홀로그램들. 사진 상으로는 이렇게 삼각형 조각 모양으로 보이지만, 사실 거대한 홀로그램의 모습입니다. 5미터는 되는 큰 크기에서 입체적으로 어떤 여성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입체적인 자동차가 각종 효과를 보이며 지나가기도 하고..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카메라로는 홀로그램을 이런 식으로 잡아버리네요; ㅎㅎ
[CES 2023을 장식했던 레트로 게임들]
조기자: 이렇게 미래의 여러가지 기술이 융복합된 박람회였지만 고전 게임에 대한 니즈도 분명히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아날로그 핀볼' 게임이었습니다.
조기자: 90년대에 오락실이나 술집에 있던 기계식 핀볼 게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쇠공을 튕겨서 묵직한 맛을 느낄 수 있던 그런 핀볼 게임이 CES 2023에서 시연중이더군요. 모든 장치가 아날로그로 제작되었고, 요상한 효과음과 각종 불빛 속에 강한 스프링으로 공을 튕기는 맛이 과거 90년대의 게임기를 그대로 재현해놓았습니다.
검떠: 오오.. 지금도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가보면 미려한 그래픽으로 구현된 핀볼 게임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실제 쇠공을 튕기는 본연의 손맛을 느끼긴 좀 어렵죠.
조기자: 맞습니다. 이런 오락실 핀볼들은 2000년대 들어 오락실이 사라지면서 하나둘씩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특히나 각종 쇠공을 튕기는 장치들이 하나둘 고장나면서 더 보기 어려운 기기가 됐죠. 이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기기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CES 2023에 가보니 미국에 '스턴 핀볼'이라는 회사가 새롭게 이 아날로그 핀볼을 만들어냈더라구요. 행사장에서 이 '스턴 핀볼'의 다양한 핀볼들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고질라, 007 등 유명한 IP들이 총출동해서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묵직한 쇠공을 날리고 쳐내는 느낌은 상쾌감을 주었으며, 공이 여기저기 거치면서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효과는 과거의 추억을 한꺼번에 토해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검떠: 크크 저 묵직한 쇠공을 어떻게든 좀 저도 쳐보고 싶네요. 아 어렸을땐 돈 많이 벌어서 거실에 이런 핀볼 게임기 하나 놓는 게 꿈이었어요... 다시 봐도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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