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류종화 기자] 14일(국내시간) 열린 MS-베데스다의 E3 컨퍼런스에서는 수많은 신작이 발표됐으나, 이 게임은 유독 독특했다. 여느 게임 트레일러에서 볼 법한 의미심장한 장면들이 클리셰처럼 등장하지만, 이를 스스로 비판하고 부정하며 아무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알린다. 이는 역설적으로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날 첫 공개된 아우터 월드 2 소개다.
"늙은 현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시작합니다" 라는 멘트와 외계스러운 꽃들로 가득한 멋진 풍경으로 시작한 영상은 이내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보면 게임이 엄청나고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제 그 고요함을 깨뜨려야죠"라며 거대한 크리쳐의 위용을 비춰준다. 그러나 이내 "이 생명체가 게임에 나오냐고요? 아니에요, 이제 작별 인사를 하세요"라며 화면을 돌린다.
이후, 긴박한 전쟁 장면이 등장한다. 광선총을 쏘고, 다리에 부착한 분사장치를 통해 고공 점프를 해서 적을 겨누는 병사. 얼핏 봐도 멋진 전투씬이지만 나레이션은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이 달립니다. 이런 의미 없는 슬로우 모션은 게임을 멋져 보이게 하고 예약 판매를 증진하죠"라며 자기비판을 시작한다.
다음 장면은 황무지스러운 벌판과 거대한 별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풍경이다. 곳곳에 푸른 빛으로 빛나는 광물이 보이고, 하늘엔 오로라가 번쩍인다. 이내 거대 협곡과 거대 새, 그리고 주인공으로 보이는 캐릭터의 뒷모습이 비춰진다. 아우터 월드 세계관을 상징하는 장면이지만, 이 역시 가만히 넘어가지 않는다. 나레이션은 "감탄사가 나오는 건 한 가지 이유입니다. 세계관을 반영하는 멋진 사진은 빛이 나야 하거든요. 영웅의 모습이 보이지만, 실루엣 뿐입니다. 개발자들이 아직 디자인을 완성하지 못했거든요" 라고 또 다시 디스를 가한다. "스토리도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보여줄 만한 게임 플레이를 완성 못 했을 수도 있고요"는 덤이다.
곧이어 "사실 개발자들이 완성한 건 이거 하나 뿐입니다. 타이틀요" 라는 말과 함께 아우터 월드 2의 로고가 우주를 수놓으며 게임이 첫 공개된다. Xbox 시리즈 X/S와 윈도우 10 PC, Xbox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출시되며, 발매 첫 날부터 Xbox 게임패스로 즐길 수 있다는 정보는 덤이다.
얼핏 자기비판으로 가득 찬 코미디 코너 같지만, 첫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는 영상미는 압도적이다. 비록 인게임 영상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해도, 전작에서 보여준 외계 세계를 한 발짝 더 나아가 문명 전쟁과 대자연, 크리쳐가 함께 하는 넓은 세계를 그린다는 것이 전달된다. 대략적인 발매 시기도 발표되지 않았기에, 자기비판적 나레이션에서 지적한 것처럼 개발 기간을 충분히 갖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도 느껴진다.
전작 아우터 월드는 원조 '폴아웃' 개발사였던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가 2019년 출시한 신작으로, 높은 자유도와 가벼운 분위기 등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출시 이후 짧고 선형적인 스토리와 기대치보다 낮은 전투와 대화 등 게임 디자인적 부분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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