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신재연 기자] 비가 내리는 초원의 중앙에 기차역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다. 가끔 하얀 꽃잎이 날리는 모습은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꽃잎의 근원은 저주받은 비를 맞은 누군가의 잔해이며, 살기 위해 사람들은 비를 피할 수 있는 기차역에 모여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린다.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이 세상을 조망하는 게임은, 이름 모를 초원에서 덩그러니 위치한 ‘중앙 기차역’에서 비를 그치게 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디모 2다.
비를 멈추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디모 2는 비를 맞고 사라졌음에도 다시 돌아온 소녀 ‘에코’와, 마법사가 남기고 간 기차역의 수호령 ‘디모’의 이야기를 그린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 수리를 진행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한 파트의 수행을 완료할 때마다 대화나 컷신이 등장한다. 3D로 매끄럽게 움직이면서 더빙이 된 컷신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을 준다.
비를 멈추게 하는 방법은 디모와 에코의 이야기 만으로는 알 수 없다. 다양한 주민 NPC를 통해 기차역에서의 이야기나 정보를 추가적으로 습득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게임에서 연주할 수 있는 악보나 세계관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중에서도 가끔 패러디 혹은 밈을 발견할 수도 있어 소소한 웃음 포인트를 찾을 수도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전반적으로 멸망하기 직전의 암담함보다는 험난한 세상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인간적인 면을 다각적으로 조망하는 것 같아 새로운 느낌을 준다.
기차가 멈춘 기차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진행되는 맵은 3D로 촘촘히 구성되어 있다. 역 내부를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구역을 나누어 두었고, 나누어진 구역마다 뚜렷한 특색이 있어 보는 맛을 더한다. 비가 내릴 때의 분위기를 살리는 색감의 배경에 잔잔한 효과음이 더해져 주변을 둘러보는 일이 지루하지 않았지만, 돌아다녀야 할 곳이 생각보다 많아 어드벤처가 아닌 리듬게임적 요소를 우선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
망가진 탓에 빗물이 닿아 갈 수 없는 구역은 수리를 진행하며 개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점차 지역과 이야기가 넓어지며 진실에 더욱 가까워진다. 비단 스토리를 위해서만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이벤트 티켓을 얻는 일이나 악보를 찾는 과정에서도 필연적으로 기차역을 돌아다녀야 하고, 때때로 퍼즐을 풀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퍼즐의 난이도는 높지 않았으나, 이런 장르에 낯설다면 생각보다 시간을 소모하게 만든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한 ‘리듬게임’
디모의 이야기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에만 비가 그쳐 원활한 ‘수리’가 진행될 때 조금씩 나아간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과정을 그린 리듬게임적 요소는 디모의 본질이기도 하다. 한결 편해진 판정과 추가된 스태미너 시스템, 이야기에 잘 녹아든 튜토리얼도 나쁘지 않았지만, 난이도 조절이 특히나 전작보다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흔히 리듬게임 유저 사이에서 물렙(표기된 레벨에 비해 쉬운 곡), 불렙(표기된 레벨에 비해 어려운 곡)이라고 말하는 요소들이 추후에도 추가될지는 알 수 없으나, 현 상황에서는 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신 레벨이 높아질수록 슬라이드, 단타, 롱노트를 이용해 콤보가 깨질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해, 클리어는 쉬워도 100%를 채우는 일은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복합적으로 제시해뒀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디모 2의 문제도 바로 이 리듬게임적 면모에 있다. 잘 짜여진 채보의 구성과 디모만의 감성을 살린 곡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게 하는 최적화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리듬게임 파트를 플레이하는 중에도 스토리나 맵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도록 물에 흔들리는 등의 다양한 효과를 넣은 것은 좋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리듬게임의 중요 요소인 ‘판정’과 ‘노래’에 영향을 끼치는 최적화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그래픽을 가지고 있는 만큼 높은 사양을 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신형에 가까운 기종임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다. 아이폰 12에서도 랙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아이패드 3세대 12.9 모델에서도 랙은 여전했다. 노트 밀림과 같은 판정 오류는 뒤이어 연속적으로 나오는 노트를 처리할 때 후속 노트에도 영향을 줘 순식간에 클리어 퍼센트가 줄었다. 안드로이드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확인되었으며, 일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소리가 깨지는 오류도 발생하는데, 이는 음악에 맞춰 정확히 누르는 것이 본질인 리듬게임에서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디모 2는 자신만의 감성은 시각, 청각적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지만, 여기서 조금 더 나가 스토리가 어느 정도 전개되고 불편이 개선되었을 때 그 진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듯하다. 아름다운 스토리도, 서정적인 음악도, 그 틀이 되는 리듬게임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특징을 잃은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전작인 디모에서도 최적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으나 점차 개선되며 좋은 평가를 받았듯, 디모 2도 빠른 시일 내에 최적화 문제가 안정화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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