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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페이커와 함께한 e스포츠 10년 역사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1 11:48:19
조회 1668 추천 25 댓글 38


국제 대회 통산 200전 달성


최근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이 개최 소식을 알리며 업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직전에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익숙한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외에도 스트리트파이터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프로게이머와 게임 리그라는 개념이 빠르게 정착된 나라다. 이에 따라 게임 전문 TV 채널이 탄생하기도 했다. 국내 e스포츠의 역사는 스타크래프트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존재하기 전, 민속놀이라고 불리던 스타크래프트의 부흥기는 1998년 게임의 출시와 함께 시작됐다. 스타크래프트가 전성기를 맞이하며 당시 전국 PC방은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1차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이용자들 /MBC


이를 기점으로 각종 대회가 출범하고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며 프로게이머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이어 온게임넷, MBC게임 등 게임 전문 방송이 등장하고 게임 대회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e스포츠의 기틀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당시 대회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프로게이머는 팬덤을 형성할 정도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하며 e스포츠를 대중에게 알려나갔다.

◇ 시들해진 스타크래프트...롤드컵의 시작

영원할 것만 같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2010년대에 들어서며 시들해졌다.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여러 스폰서가 후원을 중단되는 한편 대중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하나의 종목을 이어받을 차기 주자가 생겨아만 하는 절실한 상황에 리그오브레전드가 등장했다. 당시 리그오브레전드가 e스포츠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5대 5 팀 게임이라는 부분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하지만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은 e스포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의 인기를 상징하는 대회가 바로 롤드컵이다. 지난해 롤드컵 총 상금은 약 73억 원에 달했다.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글로벌 프리미엄 콘텐츠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글로벌 평균 분당 시청자수가 지난해 대비 22%나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LCK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 LCK 스프링과 서머의 통합 시청 지표는 글로벌 AMA(Global Average Minute Audience)가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고 밝혔다.


2023 LCK 시청 지표 / LCK


이처럼 e스포츠의 인기가 해마다 더해지자, 게임 제작사가 직접 게임 리그를 운영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전이에 따라 전문 프로 게임 리그와 협회, e스포츠 중계와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동반 성장했다. 현재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자카르타 팔렘방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부가 행사로 e스포츠 대회가 열렸다. 또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선 정식 종목으로 편입됐고, 2021년 IOC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상 올림픽 시리즈'가 도쿄 올림픽 사전 행사로 열리기도 했다.


제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LoL 국가대표팀 사진 /아시아e스포츠연맹


◇ 지난 10년간의 e스포츠에는 이상혁이 존재했다

지난 10년 간의 리그오브레전드와 e스포츠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 모든 순간에 '페이커' 이상혁이 존재했다. 스타크래프트가 시장을 지배하던 시절 임요환이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면, 페이커는 그 열매를 맺게끔 만든 장본인이다.

2013년, 페이커의 데뷔전은 충격적이었다. 당대 최고의 미드라이너를 압살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 '고전파'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던 천재 소년 페이커는 SKT T1에 입단하며 역사를 써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그는 데뷔 시즌에 첫 롤드컵 우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압도적인 실력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슈퍼스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카시오페아의 궁극기를 눈앞에서 피하거나, '류또죽'으로 유명한 제드 대 제드 명장면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차근차근 업적을 쌓아가던 페이커는 어느새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일무이한 슈퍼스타가 됐다.

10년이 지난 현재, 페이커는 여전히 T1에서 현역으로 활동중이다. 과거에는 압도적인 실력과 퍼포먼스의 화려한 플레이어어였다면, 현재는 팀의 중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매번 결승에 올르고 있으며 많은 프로게이머들의 귀감이 되고있다.

현재는 네 번째 월즈 트로피를 들어올린 상태다. 짧은 역사를 지닌 e스포츠지만, 현재까지는 개인으로서 유일무이한 수상 기록이다. 데뷔를 함께 한 동료들은 대부분 선수 생활이 끝난 상태다. 20대 중반이 되면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은퇴를 생각해야 할 나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이 가장 심한데, '에이징 커브'라는 말이 당연한 상식처럼 들려오곤 한다. 실제 데이터 상의 성적과도 비례해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을 페이커가 실시간으로 깨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롤드컵 우승컵 든


페이커의 경우 이번 우승을 외에도 롤드컵 3회 우승과 2회 준우승, MSI 2회 우승, LCK 10회 우승, 최근 LCK 5연속 결승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기록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상태다. 지난 10년 동안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해는 2018년 단 한 해뿐이다.

◇ 페이커, 30대 프로게이머 가능할까?

다만 리그오브레전드 시장에서 페이커라는 슈퍼스타의 부재가 가지고올 여파에 대해 걱정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아직 현역이지만, 언젠가 은퇴를 고려할 시기가 올 것이고 그 때가 멀지는 않았다는 것. 아직까지 포스트 페이커가 존재하지 않다는 시점에서 페이커의 부재는 글로벌 뷰어십과 각종 흥행 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실제로 최근 MSI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점, 오랜 프로 생활로 누적된 손목 데미지 등 평소라면 해프닝이었을 모든 포인트가 불안으로 다가온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봤을 때 이러한 두려움은 한참 미뤄도 될 만큼 페이커는 건재하겠지만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해를 거듭할 수록 그의 부재가 두려워 지는 것이 사실이다.


임요환 / 스타리그


e스포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임요환은 30대 프로게이머를 꿈꾼다고 말해왔고, 이에 대해 페이커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 직업의 수명은 충분히 길 수 있고,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의도다. 물론 타 종목을 면밀히 살펴보면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아니지만, e스포츠를 잘 몰라도 알 만한 상징적 존재의 장수는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e스포츠가 탄생하며 임요환이 씨앗을 심었다. 이후 리그오브레전드가 출범하며 근 10년간 같은 팀을 계승한 페이커가 열매를 맺었다. 지금보다도 더욱 나이를 먹어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될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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