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매년 1월 초,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한해 공개할 기술과 신제품, 그리고 기업 비전을 공개하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2023)가 개최된다. 올해 CES는 전 세계 173개 국가에서 3천2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며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를 빛낸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1월 4일(현지 시각)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Life’s Good을 주제로 더 나은 삶을 위해 혁신하고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LG전자의 노력을 공유했다.
10주년 맞은 LG 올레드, 더 높은 목표 지향한다
LG전자가 CES2023에서 무선 텔레비전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공개했다. 전원 케이블을 제외한 다른 케이블은 제로 커넥트 박스에 연결한다. 출처=LG전자
LG전자 조주완 사장은 “우리는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LG전자는 고객들의 행복을 사명으로 여기고 사업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그 모든 어려움의 해답은 항상 고객에게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발표는 △ 출시 10주년을 맞은 LG 올레드 TV △ 마그나와의 협력을 통해 본궤도에 오른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 △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진화하는 업 가전 사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LG전자는 올해로 LG 올레드 TV 출시 10주년을 맞아 여러 신제품을 공개했다. 가장 처음 공개된 제품은 세계 최초로 4K 120Hz를 지원하는 97인치 올레드 TV(모델명: LG 시그니처 올레드 M, 97M3)로, ‘제로 커넥트 박스’를 활용해 무선으로 영상 신호를 전달한다. 제로 커넥트 박스는 와이파이 6E보다 세 배이상 빠른 무선 AV 전송 솔루션을 탑재하고 있다. 사용자는 전원 케이블을 제외한 다른 모든 케이블을 별도의 공간에 배치된 제로 커넥트 박스에 연결하고 깔끔하게 텔레비전을 전시할 수 있다.
LG전자가 투명 텔레비전인 LG 올레드 T를 공개하고 있다. 출처=LG전자
두 번째로 공개된 제품은 올해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LG 올레드 T’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올레드로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를 실현한 제품으로, 패널 자체가 유리처럼 투명하다. LG전자는 LG OLED T를 활용해 기존의 텔레비전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가상 수족관이나 폭풍우 치는 유리창 등 창의적인 효과를 감상할 수 있으며, 기존의 텔레비전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OLED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투명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CES2020에서 처음 선보였고, 소비자용 제품으로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OLED T의 출시 시점 및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LG 롤러블의 사례를 비춰볼 때 2~3년 안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곡률 조절 모니터나인 올레드 플렉스나 OLED 기반의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등의 제품도 공개됐다. 출처=LG전자
이외에도 42인치 OLED 패널이면서 20단계로 모니터의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LG 올레드 플렉스(OLED Flex), 240Hz 및 0.03초 응답 속도를 지닌 게이밍용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6세대 8K 지원 a9 프로세서와 최대 70% 밝아진 화면을 제공하는 LG 올레드 에보(evo) 등도 함께 공개했다.
강화된 LG 씽큐(ThinQ), 그리고 업 가전
LG 씽큐(ThinQ)는 LG전자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생태계로, 최근 출시되는 가전 및 기기에 적용되고 있다. LG 씽큐 지원 기기는 모두 스마트폰 앱이나 스마트 TV 상에서 제어되는데, 이 업데이트를 응용해 개인 맞춤형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게 ‘업 가전’의 개념이다. 예를 들어 새 반려동물을 데려오면 가족 구성원에 반려동물을 추가한 뒤, 의류관리기의 코스에 탈취 기능을 추가하거나 냉장고의 조명을 밝게 해 동선을 확보하고, 건조기에 살균과 관련된 새 모드를 추가하는 식이다. LG 업 가전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작년부터 도입되어 쓸 수 있는 상태다.
LG전자의 가전 전략인 업 가전과 무드업 기능도 소개됐다. 출처=LG전자
냉장고 도어 전면에 내장된 색상가변 글라스를 활용해 냉장고 도어 색상을 실시간으로 변경하는 ‘무드업(MoodUP)’ 기능도 선보였다. 무드업 냉장고는 사용자의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맞춰 최대 19만 가지의 색상 조합 및 색감을 적용할 수 있으며, 음악의 리듬에 반응하는 앰비언트 조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냉장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인스타뷰(Instaview) 기능과 내부에서 원형의 얼음을 생성하는 크래프트 아이스(Craft Ice), 신발 관리기인 LG 스타일러 슈케이스 및 슈케어, 협탁 기능에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LG 퓨리케어 에어로 퍼니처 등을 함께 선보였다.
최신 트렌드 읽는 LG전자, 올해는 과연
LG전자는 최근에 마그나와 자율주행 솔루션에 협력하기로 했다. 출처=LG전자
몇 년전까지만 해도 CES의 간판스타는 LG전자와 삼성전자였다. 두 기업 모두 매년 최고 수준의 텔레비전 기술력을 앞세워 부스를 꾸몄으며, 이 광경은 CES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손꼽히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를 시작으로 CES의 트렌드가 전시나 기술에서 미래 먹거리로 변했고, 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텔레비전을 비롯한 백색가전 시장 전체가 위축되며 예전만큼 실력을 발휘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LG전자는 올레드 TV 10주년을 맞아 투명 OLED 기반의 ‘LG 올레드 T’나 무선 텔레비전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 등 다른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뽐냈다. 곡률 조절 모니터나 무드업 등 이미 IFA 2022에서 공개된 제품을 다시 발표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발표에서는 전장 사업에 대한 현황이나 ESG 경영, 북미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LG NOVA)등 사업 포트폴리오도 공개했는데, 새해 벽두부터 LG전자가 설정한 항로가 순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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