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빔 프로젝터를 활용해 다양한 대상에 이미지를 부여하는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건축미를 배경으로 시청각 미디어를 투영하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해 독창적인 화상을 선보이는 미디어 아트까지,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다채로운 미디어 아트가 존재하고 있다. 미디어 아트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문화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서다.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 CT)은 좁은 갈래에서는 문화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을 뜻하며, 큰 의미에서는 문화예술·인문사회·과학기술을 융합해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우리 정부는 2001년부터 문화기술을 대한민국 '국가 6대 핵심기술'로 선정해 육성해오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 2030’을 통해 3대 추진 목표와 7대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문화 기술과 뉴콘텐츠 산업, 콘텐츠 지식 재산(Intangible property, IP)을 지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갈수록 문화기술과 관련된 콘텐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 분명한 상황이라서다. 실제 현장에서 문화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주식회사 커즈(CUZ)’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을 찾는 사람들, 커즈
출처=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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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하남에서 진행된 ‘지구를 살리는 어둠’. 출처=커즈
커즈는 2020년 4월 설립된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아트 기업으로, 의 미있는 작품 활동을 하고자 하는 모션그래퍼(비디오 및 오디오, 그래픽 등을 이용해 움직임이 있는 그래픽을 만드는 직업)과 개발자들이 모여서 만든 아트 그룹이다. 주력 분야는 실감미디어 콘텐츠, 컴퓨터 그래픽(Computer Graphics) 및 디지털 시각 효과(Visual effects)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콘텐츠(Interactive Contents, 상호작용 콘텐츠)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로,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증강 현실 및 가상 현실, 컴퓨터 비전 등의 신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커즈의 진실 대표는 실감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9년 이상 활동해온 아티스트로,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가 세계 3대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 그리고 K-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할 정도의 실력파다. 진 대표에게 커즈의 유래, 그리고 목표에 대해 먼저 질문했다. 진 대표는 “커즈는 무엇 ‘때문에’를 뜻하는 영어 단어 Because의 줄임말로, 수많은 과정들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따왔다. 그래서 커즈는 단순히 화려한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뜻깊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나아가고 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커즈가 진행하고 있는 작품 및 예시. 출처=커즈
문화기술에 주력하는 기업이라는 점도 참신하지만, 개발자와 예술가가 어우러진 아트 그룹이라는 점 역시 독특한 사례인데, 어떤 시선으로 보아야 할까? 진 대표는 “커즈는 디지털을 통한 감동의 순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조직이다. 그렇기에 어느 기업보다도 아티스트와 개발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긴밀하게 협업해 프로젝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커즈만의 차별점”이라고 답했다.
문화 기술을 위한 정책多, 어떤 도움받고 있나
올해 신사역 일대에서 진행한 커즈의 ‘다이나믹그리드’ 출처=커즈
문화기술과 관련된 기업인 만큼, 커즈 역시 경기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다각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진 대표는 “커즈는 경기문화창조허브의 광교클러스터센터를 통해 개발지원, 콘텐츠, 투자 관련 멘토링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도움을 받았다. 설립한 시점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광교클러스터센터에서 이런 부분을 시의적절하게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답했다. 최근 커즈가 ‘스타필드 하남’에서 전시를 진행한 ‘2021 문화기술 전람회’ 역시 센터 측의 ‘문화기술 공공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이 계기가 됐다.
업무의 처리 과정부터 문화기술 공공 콘텐츠 제작 지원까지 차근차근 소개를 부탁했다. 진 대표는 먼저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 방식은 프로젝트를 의뢰받는 것부터 시작해 내부적으로 기획을 수립한다. 그다음 아트 기획을 세우고 실제 참고 가능한 데이터인 키 비주얼을 제작한다. 이를 토대로 작품의 제작에 나선 다음 전시의 단계로 이뤄진다”라며 업무 처리 과정을 먼저 설명했다.
이어서 진 대표가 문화기술 공공 콘텐츠 제작 지원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는 작년부터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디지털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명동에서 진행한 실감 미디어 콘텐츠 전시회 ‘Beyond Layer’도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번 문화기술 전람회에 선보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Love earth, Switch off(지구를 살리는 어둠)’도 같은 맥락이다. 작품명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스위치 오프 캠페인을 모티브로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스위치 오프 캠페인은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맞춰 10분간 불을 끄는 소등 행사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100만 곳 이상이 참여해 30년 생 소나무 8천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를 절감한 사례가 있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진행된 ‘지구를 살리는 어둠’. 출처=커즈
그러면서 “전시장에 들어서면 스타필드 중앙에 있는 대형 미디어타워(디지털 사이니지)안에 열 개의 공간이 나타난다. QR코드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미디어타워를 연결한 다음, 열 명의 참여자가 모여 화면 안 공간의 불을 끄면, 그 안에서 나무가 자라나고 지구가 살아난다. 마지막 장에서는 불을 끈 참여자의 사진과 닉네임이 전광판에 나타나며 마무리된다”라고 말했다. 진 대표는 이를 통해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전달하기보다는, 직관적이면서도 쉽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방식을 통해 참여자의 행동 변화와 인식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진 대표는 “광교클러스터 센터는 문화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새싹기업)에게 실질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챙겨주고, 추진력 있게 지원을 해주는 점에서 매번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문화는 모두가 만들지만, 누군가는 선구적 역할 해야
문화비전 2030은 문화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문화기술이 선도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과제다. 궁극적으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화산업 혁신을 통해 국민의 문화향유 수준을 향상하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커즈가 창출하고 있는 콘텐츠와 가치 역시 그 자체만으로 우리나라 문화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미래 먹거리 산업에 기틀이 될 것이다. 진실 대표 역시 “내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과 함께 도시재생, 미디어에 기반한 문화복합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다. 미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나라의 문화기술 시장에 이바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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