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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갤러(211.178) 2025.03.20 01:49:14
조회 141 추천 2 댓글 3

상어가 내 팔을 물었다. 상어의 이빨은 뭉툭했다. 팔에는 절취선 같은, 자국이 남았다. 꼭 팔을 뜯어내라는 듯이. 나는 딱히 팔이 필요 없었고, 팔을 뜯어냈다. 내 몸이라기에는 너무나 부드럽게 뜯겼다. 원래 나의 것이 아니라는 듯. 팔을 뜯어 흔들었다. 피가 봉화처럼 흩날렸다. 금방 주위가 자욱해졌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붉은 안개 사이로 지느러미가 어른거렸다. 상어들은 금방 봉화를 물어뜯었다. 봉화에는 수많은 자국들이 남았다. 자국들은 너무나 많아, 자국이 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팔에 자국이 남지 않자 상어들은 내 몸을 물었다. 내 몸도 금방 팔처럼 변했다. 내가 걷는 자리는 자욱해졌다. 상어들은 나를 따라 해엄쳤다. 모두 뭉툭했다. 나는 그것들이 상어라고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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