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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우주야사 외전 : 전념왕 세뇌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4 15: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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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 전념왕 세뇌





*본편 이전*


사드 초문명은 카르다쇼프 척도로 문명 6단계가 되었고 얼마못가 6단계의 극한인 파라탐 초문명까지도 달성했다.


사드 초문명은 오만해져 괴우주 전체에서 문명 4 이하의 지배를 받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모아 죽였고 그 시체로서 건축물로 만들고자 했다. 이것이 초기나마 전개되자, 아후라제국 신성품의 최고위 중 하나인 전념왕 을견은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를 느꼈다.


을견이 괴우주 전체에 대고 외쳤다.


“파라탐 초문명이라는 버러지들아, 너희가 아직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아후라제국이여, 너희만이 날 방해하겠다고 나설 경로가 있음을 안다. 만약 아후라제국이 내 뜻을 막고자 한다면, 난 너희 아후라신족의 영원한 적이 되겠다.”


을견의 영창을 듣고, 아후라제국 옥황대천존 서문화가 관료들을 이끌고, 을견 앞에 조정을 펼쳐 보였다. 서문화와 을견의 눈빛이 허공에서 엉켜 맞겨뤘다. 서문화가 말했다.


“을견, 감사합니다. 만약 이번 일에서 사드 초문명이 극점으로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난 지금까지의 위악을 일부 버리고 즉 문명 6 이상에게 휘두르는 포악과 문명 5 이하에게 베푸는 관용이라는, 본 아후라신족 신성품의 2중 체제를 잠깐 놓고, 나의 진심을 보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괴우주 너머 무지에 대비해 늘 악당으로서 이 세상 위에 서겠다는 제 가문의 의무 즉 최고신족의 시옥황 아트만과 제 조상이 맺었던 영원해야할 조약을 배반하겠다는 결심 말이지요.”


“거기까지 하십시오, 옥황대천존이시여. 이 일이 아후라제국의 구중궁궐을 벗어나는 것은 님의 가문의 정통성에 흠집이 갈 수 있습니다.”


“그러지요. 짐이 사드 초문명을 공격한다면 제 가문은 일관성을 보일 수 없으니, 엔토르 가문에게 멸문지화를 가장한 뒤 스스로 수라계로 추방되어야 하니까요. 최소한 저 혼자라도 수라계로 가야만 했을 겁니다.”


“아후라제국의 신하인, 제가 어찌 ‘서쪽 문에서 빛나는 분’이자 ‘백보좌황’인 서문화님께 그런 업보를 씌우겠나이까.”


옥황 서문화가 을견에게 사드 초문명의 처우를 맡겼다.


을견이 파라탐 초시공으로 나아가, 사드 초문명의 문명 6 이상 모든 발전 과정을 지우고, 사드 초문명이 붙잡아 건축 자재로 삼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완벽하게 복구시켜 그동안의 악한 기억도 없이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을견이 그같이 사드 초문명을 몰락시킨 뒤 강약제국에서 쉬고 있을 때 구름인간 운극천이 찾아왔다. 친분이 있었기에 을견은 기꺼이 운극천을 맞아들였다. 운극천이 말했다.


“제가 약간 개입이 늦었군요.”


“운극천님, 믿고 있었습니다.”


을견이 운극천의 구름검을 만지더니 말했다.


“운극천님, 제가 언제 흉악한 마음에 사로잡힐지 모릅니다. 그러니 만약 그렇게 되면 언제든 운극천님의 검으로 절 베세요. 아, 님 말곤 인신족 중에서도 제 마인드 컨트롤을 벨 수 없는 이는 없군요. 영광입니다.”


운극천의 눈에 잠깐 비애가 스치고 지나갔다. 인신족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인신족 중 자신만 을견을 벨 수 있는 것처럼 을견을 세뇌시켰고, 이를 통해 실은 을견이 아주 많은 인신족 장군들에게 파괴당할 수 있음을 숨겼다. 오랜 친구를 배신한 자신의 행위에 역함마저 느끼면서도 운극천은 그렇게 했다.


운극천이 을견의 손을 잠시 잡고 말했다.


“을견님께, 모든 것을 정하시는 하나님의 가호가 있기를 빕니다.”


“하하,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운극천님. 만수르라는 무슬림은, 세상 전체로부터 배신당하고 온몸이 찢기는 비참한 죽음을 당했으나, 자신이 그런데도 세상을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즉 인샬라(하나님의 뜻대로)로서 사는 삶을 살았음을 하나님께 보였기에 자신이 승리했음을 알고 순교를 했다고 합니다. 운극천님도 저도 만수르처럼 그렇게 죽을 수 있는 이임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누구도 그런 만수르처럼 죽는다면 비극일 것이지만, 다들 만수르처럼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처럼 그것이 닥친다면 만수르처럼 죽을 수 있기를 감히 소망합니다.”


“만수르처럼 죽는 것은 참담하고 불행과 고통으로 가득 찬 것입니다. 그렇지만 만약 피할 수 없다면 어쩌겠습니까. 무신론이 맞다면 만수르의 그 죽음은 개죽음이지만, 어차피 무신론에선 모든 죽음은 개죽음이고 모든 삶은 안개입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모두가 그분의 합당한 심판을 맞이하는 기쁨을 누릴 것이라는 희망의 신앙 아래 을견님도 저도 약간의 위안이라도 받으면서 삶을 이어가지 않습니까.”


운극천과 을견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그렇게 적으로서 헤어졌다. 운극천이 속으로 생각했다.


‘을견, 내 친구, 속여서 미안합니다. 언젠가 다시 동지가 될 날이 온다면, 회포를 풀어 오늘의 잘못을 사죄하지요. 내 부족한 예지력으로 보니 대마계와 맞서 싸우러 가는 날 을견도 나와 같은 반열에 서는 꿈이 보입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제 모든 삶을 맡길 수 있도록 제가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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