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6일 연속 종가 기준으로 1% 넘는 등락을 지속했다.
2020년 11월 이후 처음 나온 흐름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극도의 혼란이 빚어지던 시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갈림길에 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무역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심한 변동성을 초래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S&P 500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의 상승 폭을 모두 까먹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최근 고점(종가 기준 작년 12월 16일)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증시 급등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이 이 같은 지수 하락 역시 이끌었다.
작년 대선 직전일과 비교해 M7 가운데 엔비디아(-17.6%)와 마이크로소프트(-3.7%) 주가는 오히려 더 내려간 상태다. 테슬라(11.6%), 메타플랫폼(11.6%), 애플(7.6%), 알파벳(2.3%), 아마존(2.0%) 등은 올랐지만 이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S&P500 6일째 1% 넘게 등락…4년전 대선 불복 때도 이랬다[연합뉴스]
2000년 3월 닷컴 버블 당시 '바보들의 베팅'이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한 펜실베이니아대 제러미 시겔 교수는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게 단순히 협상 전략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증시가 과도한 낙관론에 빠진 뒤 더 큰 조정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 설립자 토머스 손톤은 "지금은 정말 어려운 시장"이라며 현금 보유 비중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너무 성급하게 매수하려고 한다. 좋은 바닥은 사람들이 앞다퉈 탈출하고, 아무도 매수하려 하지 않을 때 형성된다"고 했다.
S&P500 6일째 1% 넘게 등락…4년전 대선 불복 때도 이랬다[연합뉴스]
개인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가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향후 6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절반을 넘었다. 개인 투자자가 다수가 주가 하락을 전망한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주가 상승을 내다본 답변 비율은 20%를 넘지 못했다.
트리플 D 트레이딩의 시장 구조 책임자 데니스 딕은 "앞으로 더 많은 '트럼프 펌프'(Trump pumps)와 '트럼프 덤프'(Trump dumps)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가 역시 연초의 낙관론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S&P500 6일째 1% 넘게 등락…4년전 대선 불복 때도 이랬다[연합뉴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S&P 500 지수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1월 초에는 '약 13% 상승'에서 현재는 '약 10% 상승'으로 낮아진 상태다.
올해 증시 하락을 예상했던 스티플 니콜라스의 수석 주식투자전략가 배리 바니스터는 "트럼프 행정부 첫해에 대한 낙관적인 해석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교란자이다. 뭔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면 기존 질서를 파괴해야만 한다. 그래서 혼란의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 로니 칼바시나는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고, 경제가 예상보다 더 험난한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매우 까다로운 국면에 있다. 향후 몇 주가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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