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항저우(중국), 정승우 기자] 상상이나 했을까. 이강인(22, PSG)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될 줄. 그런데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는 이강인의 능력이 필요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강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을 펼친다.

'홈팀' 중국의 기세를 완벽히 꺾으며 2-0으로 승리, 4강에 오른 한국은 금메달로 향하는 여정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다. 우즈베키스탄은 1일 한국과 중국 경기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1로 승리해 준결승에 올랐다.

지난 1일 중국과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은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에이스' 이강인과 '주포' 정우영, 그리고 이들과 2선에서 합을 맞췄던 엄원상을 모두 벤치로 보냈다. 대신 송민규, 고영준, 안재준을 선발로 세웠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는 '와일드카드' 설영우 대신 박규현을 선발로 기용했다.

특히나 눈에 띈 것은 이강인의 '벤치 대기'였다. 지난 2차전 선발로 35분, 3차전 선발로 60분을 소화하면서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오던 이강인이었기에 이번에도 선발 출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 고영준이 선발로 나섰다.

선발 라인업이 공개됐을 때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다들 끄덕였다. 이강인은 지난 3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 경기 초반에는 과감한 돌파, 날카로운 킥으로 공격의 시작을 알렸지만, 시간이 흐르자 힘들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수비가 헐거워지기도 했다.

당시 경기에서 이강인과 교체로 투입된 고영준은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 가담 능력으로 한국에 밸런스를 가져다줬다. 또한 공격 능력도 뛰어나 공격수로서 역할도 충분히 해냈다. 이번 대회 고영준은 1골, 4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중국과 경기에서 이강인은 후반 20분 고영준과 교체로 투입됐다. 고영준은 교체로 빠지기 전까지 활발하게 움직이며 중국을 공략했다. 이 경기 첫 번째 슈팅을 날린 이도 바로 고영준이다.

농담처럼 하던 '이강인, 황선홍호에서 주전경쟁 해야 된다'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한국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우즈베키스탄을 만난다. 그리고 이 경기야말로 이강인의 능력이 필요한 순간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 파이브백 수비를 선보인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확실하고 역동적인 역습을 진행한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를 깨부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킬러 패스'가 필요하다. 승리를 위해서는 확실한 찬스에서 득점을 뽑아내야 한다. 그리고 황선홍호에서 이러한 킬러 패스에 가장 능한 선수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전담 프리키커로 나설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거친 경기가 예상되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강인의 킥 능력이 빛을 볼 수 있다.

한편 중국과 경기가 종료된 직후 황선홍 감독은 "상대에 맞춰 선발을 꾸렸다.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다 좋아 누굴 내세워도 제 몫을 할 상황이었다. 전방에서 압박하고 에너지를 많이 썼다. 조영욱 선수 말고 90분을 소화한 선수가 없다. 대회에 앞서 공격 선수들에게 체력을 안배해 경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누가 선발로 나서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누구든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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