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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리셋의 부재앱에서 작성

야옹(116.36) 2025.03.01 23:32:44
조회 66 추천 1 댓글 0


황금빛의 꽃들이 무질서하게 산재한 꽃밭. 그 한복판에서 인간은 등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몸을 일으켰다. 상당한 고도에서 추락했음에도, 그는 단지 옷에 묻은 흙을 담담히 떨쳐낼 뿐이었다. 꽃들은 고개를 수그린 채 문을 향해 산발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재차 바지에 달라붙은 잔해를 털어내고 출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꽃들이 암시하는 행로를 따라 무심히 전진했다. 마침내 폐허의 문턱에 도달했을 때, 원래대로라면 플라위가 당신을 조우했어야 했다. 그러나 땅을 예리하게 응시해도 그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져버린건지 생각해 보았다. 어딘가로 숨었겠지. 그저 그렇게 추론했다. 이어서 토리엘이 등장했다.

"나는 폐허의 관리자. 토리엘이란다."
"지하세계로 추락한 인간이 없나 둘러보던 중이었지. 그러다 널 발견했단다."

이미 수십 차례 이상 본 그 진부한 대사. 신속하게 내레이션을 건너뛰고 토리엘을 따라 보랏빛 거대한 암영이 드리워진 폐허로 들어갔다. 특이사항은 전무했다. 동일한 괴생명체들과 동일한 NPC의 대사와 동일한 공간들. 단지 그것뿐이었다.

인간은 이전 시간선들에서처럼 괴물들에 대한 살인행위를 중단할 의향이 없었다. 이 지루하도록 순환되는 시공간에서도 쾌락을 갈구하는 당신이 하루아침에 변모하여 모든 악행을 종결시킬 것이라 기대하는가? 따라서 프로깃의 몸통에 칼을 관통시키고, 베지토이드를 썰어 요리로 만들고, 윔선의 날개를 절단하는 행위는 그만둘 수 없었다. 토리엘의 부재 동안 무수한 괴물들을 살해하는 일을 반복했다. 집 앞에 도달하자,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낙엽을 정리하던 토리엘과 시선이 교차했다. 당신의 몸은 손상된 부위는 없었으나, 온전한 외관을 유지하지 못했다. 옷에 묻은 입자와 미세한 먼지 등이 그러했다. 토리엘은 우려의 표정을 지었다. 당신은 토리엘의 집 앞에서 세이브 포인트를 향해 손짓했다. 데이터 로딩 인터페이스가 출현할 것이라 예상했다. 당신의 예상은 빗나갔다. 세이브 인터페이스에는 지금까지 목격한 적 없는 기이한 문구가 표출되어 있었다.



> "데이터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파일이 손상되었습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했다. 마치 세이브 파일이 오염되어 버린 듯, 의식의 저편에서 불가해한 진동이 파문처럼 번졌다. 코드를 임의로 변조한 적도, 오류를 유발할 만한 어떠한 조작도 시도한 적이 없다. 아마도 이곳에서만 일시적으로 발현된 시스템 변칙일지도 모른다고 추론했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려되는 것은 혹시 리셋 기능마저 상실한 것은 아닌지, 그 불안한 가능성이었다.

찰나의 망설임이 스쳐갔다. 하지만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다. 리셋을 시도하는 것만이 확실한 검증법이다. 그는 천천히 숨을 쉬고 손을 들어올렸다. 익숙한 감각이 손끝을 타고 퍼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 "파일이 손상되었습니다."




이명처럼 현실을 가로지르는 파장이 울려퍼졌다. 리셋을 시도했으나,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마치 시스템 자체가 당신의 명령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번엔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메뉴가 열리지 않았다. 벗어날 수 없다. 누군가, 혹은 불가지의 존재가 그의 개입을 막고 있다.

혼돈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선 그 집으로 발을 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토리엘의 따스한 집에서 혼란스러운 정신을 가라앉히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묘한 상황 속에서 토리엘의 행동 변화나 이상 징후를 예리하게 관찰해야만 했다. 알 수 없는 존재의 개입으로 시간선이 완전히 초기화되지 않았을 가능성. 그것을 명심해야 했다.

집 안은 방금 구워낸 시나몬 빵의 달콤한 향기로 가득했다. 단단한 마룻바닥을 밟으며 방에 도착했다. 토리엘은 부드럽게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이곳이 너의 방이란다"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탄 빵 향기를 따라 부엌으로 향한 토리엘을 뒤로하고 방 안을 천천히 살폈다. 어스름한 바닷빛으로 물든 공간 속, 벽에 걸린 황금빛 꽃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식물학 백과사전을 훑어보다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맡기고 생기 없는 표정으로 천장을 응시했다. 내면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휴식일 뿐이었다.

"이 집은 언제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지..."

그렇게 생각했다. 방 안에만 머물 수는 없으니 문고리를 돌려 거실로 향했다. 토리엘은 '달팽이의 72가지 쓰임새'라는 책에 몰두해 있었는데, 책장 가장자리가 누렇게 변색된 것을 보니 오랜 시간 애착해온 서적임이 분명했다. 그녀에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놀라움으로 커진 그녀의 눈동자. 무언가를 숨기려는 듯 책에 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 이후는, 뭐, 늘 그렇듯 반복됐다. 끊임없이 폐허를 벗어날 방법을 물었고, 결국 토리엘은 한숨을 내쉬며 지하실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마침내 폐허의 출구 앞에 도착했다. 정말로 이 고통스러운 반복의 장소를 탈출하고 싶었다.

"정말로 나가고 싶니? 그렇다면 증명해보렴. 살아남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불길이 토리엘의 손에서 피어올랐다. 그는 등 뒤로 숨긴 손에 단단히 칼을 쥐고 있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조심스레 다가가 토리엘의 얼굴 바로 앞에서야 멈췄다. 그 순간, 토리엘의 표정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낯선 대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너... 전에도 날 죽이지 않았었니?"
```
(미완성)
전에 쓴 시나리오 소설로 써봄
글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꾸역꾸역 적음
필력 안좋음 피드백 해주면 수용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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