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묘지」가 전하는 가느다란 외침
우리 대학 문예창작학과 편혜영 교수가 단편 「포도밭 묘지」로 2022년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김승옥 문학상은 김승옥 작가의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고 우수한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등단 10년 이상의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을 심사해 수상자를 발표한다. 심사위원단이 ‘우리 시대를 향한 작가의 회고적 응답’이라고 평한 「포도밭 묘지」는 1990년대 후반 함께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네 사람이 이후 삶의 현장에서 고졸 출신 여성 청년으로 살아야만 했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쟁쟁한 작가들 가운데서 당당히 대상을 차지한 편혜영 교수를 만나 소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올해 「포도밭 묘지」로 2022년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포도밭 묘지」는 20여 년 전의 과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어서 그 시절의 이야기가 오늘날 무슨 소용이 있을지에 대해 자못 의심하며 썼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여전히 어떤 이야기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말해져야 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Q. 「포도밭 묘지」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 작품은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한 네 명의 친구들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 각자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사회는 지난 몇 해에 걸쳐 젊은 노동자들을 지속적으로 잃어왔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일하다가 죽어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소설의 막바지에 등장인물이 ‘아무도 죽지 마’라는 누군가의 말을 듣게 되는데, 이 가느다란 외침이 제가 소설을 통해 하고 싶었던 유일한 말입니다.
Q. 「포도밭 묘지」는 교수님께 어떤 소설로 기억될 것 같나요?
A. 이전에는 소설을 쓸 때 1인칭 시점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양 객관적인 시선을 취해야만 겨우 소설을 써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반드시 1인칭 시점으로 쓰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점에서 창작의 폭을 넓혀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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