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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다 영업글 및 간단 후기 (스포조금?)

123(58.77) 2013.01.05 02:35:59
조회 227 추천 0 댓글 3



무대 참 아기자기하고 사람 사는 거실에 들어온것 같아서 따뜻하고 보기 좋네. 
적당히 번잡하고 적당히 깔끔해서 딱 눈에 들어온다. 
무대 자체가 막 이쁜 건 아닌데 친한 내 친구 집에 초대받은 것 같이 실제로 있을 것 같은 거실이라 
그 속에서 여자 다섯이서 떠들떠들 거리는데 마치 내가 극을 보고 있는게 아니라 초대 받아 같이 놀고 있는 것같아서 나름 좋다.
자리에 딱 앉았는데 내 앞에 트리가 있어서 혹시 시야 가리거나 전구 장식때문에 내내 눈부신거 아냐 걱정했는데 그런건 전혀 없다.
그리고 트리 있는 정면 자리 비워두는 자리라서 시야 가릴 걱정 안해도 되고. 
예매할때 아무리 봐도 1열이 안열려서 비워두는건가 싶었는데 3열부터 실질 1열이다. 
남산은 어딜 앉아도 시야 확보 되서 참 좋다. 근데 의자는 정말 안좋다. 남산만 갔다오면 엉덩이가 욱신욱신.
보다가 중간에 엉덩이랑 다리 쥐나서 무대 위에 있는 동그란 방석 가져와서 거기에 앉고 싶더라. ㅠ

극 내용은 그냥 사람 사는 얘기. 친한 사람들이 연말에 모여서 두서없이 이리저리 떠들떠들 거리는 내용이었어.
그래서 좀 지루할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내용이 진행될수록 집중하게 되더라. 
내용 자체가 딱히 위로 하는 내용은 아닌데 다 보고나면 왠지 모르게 눈물나고 힐링된다.
요즘 내 삶이 하도 팍팍하고 혼자라서 그냥 누군가 다같이 모여서 웃다가 울다가 싸우다가 그러면서 이야기 하는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이야. 
그냥 보면서 나 말고 다른 사람 삶도 저렇게 팍팍하고 힘들고 꼬였구나 싶어서 딱히 누가 날 위로해주지 않아도 
따른 사람의 꼬인 삶을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네. 
세상에 나만 힘들면 억울한데 모두다 힘들면 그래도 좀 덜 외롭잖아. 그런 느낌이야.

아무런 정보없이 쌩으로 극을 봤고 난 보는 내내 저런 느낌을 받았는데 
나중에 플북사서 읽어보니 연출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경계에 대한 얘기였더라고.
그제서야 음, 그렇군..이라고 고개 끄덕끄덕;;;; 
근데 플북 가격 3천원인데 생각없이 사와서 집에와서 펼쳤는데 우와씨... 플북 정말 빈약해서 욕나온다.
3천원이라 기대 안했는데 그 삼천원도 아깝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빈약함이다.
시놉시스 반장, 작,연출의 말 반장, 드라마터그의 말 한장, 그 뒤 모든 페이지는 배우소개와 극단 소개....
난 기념으로 무조건 플푹을 가져야 겠다 싶은 사람만 사고 (내가 그런 사람 ㅋㅋㅋ) 아니면 그냥 그 자리에서 샘플 서서 읽어.
진짜 5분이면 다 읽는다. 근데 시놉은 안 읽고 가는게 좋을듯. 시놉에 스포 조금 있어.

극 시작하면 영상하고 나레이션 나오고 극 중간중간에 나레이션 계속 나오는데 초반에 되게 오글거리고 뜬금없어서 
나레이션 빼고 싶다 생각했는데 나중엔 오오오오오...... 
난 나레이션이 그냥 지금 상황에 맞는 인물의 속 마음 이라던가 부연 설명이라던가 그런건줄 알았는데...
이건 극을 보다가 알게 되는게 더 좋을거 같아 여기서 그만. 
영상은 참 이쁘더라. 점들이 도시가 되었다가 달이 되었다가 눈동자가 되었다가 우주가 되었다가 하면서 변화하는데.
극 시작에도 영상 나오고 끝날때도 같은 영상이 또 나오는데 처음 볼때와 두번째 볼때 받는 느낌은 전혀 달라서 이런게 참 좋더라.

배우들도 다 괜찮고 (한명이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가격도 괜찮고, 보고 나오면 마음도 땃땃하니 괜찮고.
근데 예매창 볼때마다 안습... 그런데도 가면 꽤 자리가 찬걸보아서 단체로 많이들 오는듯.
아무튼 1월20일까지 하니까 한번쯤 보러가도 괜찮을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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