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로교통법은 도로 주행이 가능한 ‘차마’ 중 ‘차’를 총 다섯 가지 항목으로 분류한다. 이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그리고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축 중량이 10톤을 초과하거나 총중량이 40톤을 초과하는 차량 혹은 부피가 일정 기준을 넘어서는 차량이 아니라면 굴착기, 크레인 등의 건설 기계도 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건설 기계가 도로에서 사고를 내거나 정체를 유발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최근 끔찍한 인사 사고가 발생했다.
글 김현일 수습 에디터
굴착기에 치어 숨진 초등생
민식이법과 뻉소니 적용 안 된다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굴착기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굴착기 운전자는 두 명의 아이를 쳤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고, 이후 경찰 조사에서 “사고를 낸 줄 몰랐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굴착기 운전자는 직진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도 차량을 멈추지 않았고, 제 신호를 받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두 아이 중 한 명이 사망했고 한 명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이 운전자를 구속했는데, ‘민식이법’은 적용하지 않았고 뺑소니 혐의도 적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아닌 건설기계
솜방망이 처벌 불가피
우리나라 법은 ‘차’와 ‘자동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 굴착기 등의 건설기계는 ‘자동차’가 아닌 ‘차’에 속한다. 하지만 민식이법과 사고 후 미조치 도주차량에 관한 특가법 조항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번 사고에서는 적용할 수 없다.
그래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파란불에 길을 건너던 아이를 숨지게 하고 도주한 운전자임에도 그 어떤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수 없게 되어 처벌 범위가 최하 1개월에서 최대 7년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자동차 운전자가 이 같은 사고를 냈다면 최대 무기징역, 최하 5년의 징역형이 내려졌을 것이다.
“이런 것도 법이라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편, 이번 사고에서 가중 처벌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도로교통법을 현실에 맞게 입법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합니다”, “상식에 어긋나는 법들이 너무 많네요”, “바퀴 달린 건 다 적용하게 해야지, 허점투성이다”, “굴착기가 더 위험한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 주변에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이를 애도하기 위해 추모 장소가 마련되었고,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법의 구멍으로 인해 무거운 처벌이 어려운 점도 애석하지만, 아직도 보행자 안전 의식이 미비한 운전자가 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어린아이가 목숨을 잃게 된 현실에 어른들의 자각과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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