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쏘렌토, 싼타페 등 SUV를 필두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현대차의 지난달 하이브리드 총 판매량은 1만 3,602대로 전년 대비 200% 올랐다. 비싼 가격과 충전 문제 등 전기차의 단점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수요가 하이브리드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주목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가 2025년부터 순수 내연기관을 점진적으로 퇴출할 계획이며, 그 시작은 싼타페, 기아 쏘렌토 등 중형 SUV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차 구매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싼타페, 쏘렌토부터 적용 하이브리드 모델 기본화
10일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싼타페, 쏘렌토 신형 모델의 파워트레인 설계 변경에 돌입했다. 오는 2025년 유럽연합(EU) 배출가스 규제 ‘유로 7’이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순수 내연기관인 가솔린, 디젤 엔진으로는 대폭 강화되는 해당 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따라서 2025년 출시되는 신차부터는 순수 내연기관 탑재를 줄여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싼타페는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는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 파워트레인 선택지가 다양하다. 북미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외부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사양도 판매한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2년 뒤부터 가솔린, 디젤 등 순수 내연기관 사양을 단산하고 하이브리드를 기본 사양으로 삼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25년 시행될 유로 7 때문 아반떼 포함 세단도 예외 없어
현대차그룹은 세단보다 배출가스를 많이 뿜는 SUV 라인업부터 순수 내연기관 단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2025년 혹은 그 뒤에 출시될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와 쏘렌토 풀체인지 모델에 이어 그랜저, 아반떼 등 세단 모델에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PHEV,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유로 7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유로 7은 구체적으로 2025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작년 말 공개된 유로 7 초안에 따르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현행 80mg/km에서 60mg/km로 줄여야 한다. 또한 신차 출고 후 배출량 요건을 준수해야 하는 기간이 최대 10년으로 기존의 곱절 이상 늘어난다. 아울러 그간 규제가 없었던 브레이크 및 타이어 분진 배출에도 제한을 둘 계획이다.
사실상 원가 상승 불가피 현대차 “확정된 사안 아냐”
현행 디젤 차량은 유로 6에 대응하기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DPF)를 의무 탑재한다. 유로 7이 시행되면 가솔린 차량에도 DPF를 얹어야 하며, 이에 따른 내구성 보강까지 필요해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이 가입돼 있는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유로 7이 비현실적이라며 반발해 왔다. EU는 유로 7의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유럽, 한국 등 국가에 따라 배출가스 규제가 다른 만큼 일부 차종의 순수 내연기관 단산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업계의 큰 흐름이 전동화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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